개국 1년 맞은 종편, 시청률 0.5%의 초라한 성적표
개국 1년 맞은 종편, 시청률 0.5%의 초라한 성적표
  • 유재명 기자
  • 승인 2012.12.26 11: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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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콘텐츠 없이 보도채널로 전락
[이슈메이커=유재명 기자]

[Media Focus] 종합편성채널

 

2011년 12월 1일, 방송시장의 성장과 고용창출 등의 이유로 의욕적으로 출범했던 종합편성채널(종편)이 개국 1주년을 맞이했다. 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글로벌 미디어 기업을 키우겠다는 정부 정책 목표와는 달리 종편의 1년은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시청자에게 외면 받았던 종편의 1년 속에는 저조한 시청률 이외에도 여러 문제점들이 발견되며 다시 한 번 되짚어 봐야할 시점으로 보인다.

자체 콘텐츠 부족으로 시청자 등 돌려

종편 출범의 여러 이유 중 하나는 이명박 정권이 방송계 안팎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보도·교양·오락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지상파 방송의 독과점을 해소하고 시청자 복지를 확충하겠다는 것이었다. 종편사 측도 출범 당시 고품격 콘텐츠, 여론 다양성 확대 등을 위해 보도·교양·드라마 오락 등을 균형 있게 편성하겠다는 경영계획을 정부에 제출했었다. 하지만 대부분 종편들은 많은 제작비가 투입되는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 대신 상대적으로 제작비가 적고 모태인 신문사를 배경으로 안정적 시청률을 보장할 수 있는 시사보도 프로그램에 집중하고 있다. 이에 종편 4사의 월평균 프로그램 제작 건수는 8건 정도에 불과하다는 게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조사결과이다.

종합편성채널이라는 이름에 맞지 않게 현재 종편 4사 중 정규 드라마를 편성하는 곳은 JTBC 한 곳 뿐이다. TV조선은 100억 원을 투자한 '한반도'가 시청률 부진으로 조기 종영된 뒤 보도·시사 중심으로 편성을 조정했다. MBN은 초기 시트콤에 주력했지만 주목받지 못하면서 보도에 더욱 힘을 쏟고 있다. 한 방송학계 관계자는 "출범 초기 많은 제작비를 투입했던 드라마, 예능이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생존을 위해 쉽게 가는 방향을 택했다"며 "특히 연말 대선정국과 맞물려 정치평론가들을 출연시키면 손쉽게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어 선거특수를 이용해 시청률을 끌어올리려 했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 7월 최민희 민주통합당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출범부터 작년 5월까지 MBN을 제외한 종편들이 60%에 육박하는 재방송 비율을 보였다. 10%대 후반의 지상파 3사 평균 재방송 비율에 비해 훨씬 높은 수치이다. 이렇게 종편 콘텐츠의 부실함에 대한 시청자들의 외면은 그대로 시청률이라는 성적표로 나타났다.

AGB닐슨미디어리서치는 작년 11월 20일, 종편 개국일인 2011년 12월 1일부터 지난 11월 18일까지 약 1년간 채널A, JTBC, MBN, TV조선의 평균 시청률을 분석한 결과를 내놓았다. 종편 4사 중 가장 높은 평균 시청률을 보인 채널은 MBN으로 평균 0.643%를 기록했다. JTBC가 0.565%로 뒤를 이었으며, 채널A 0.552%, TV조선은 0.432% 순이다. 모두 평균 1%를 넘지 못했다. 1년간 종편 시청률 1·2위는 JTBC가 독점권을 따내 방송한 한국 축구 대표팀의 월드컵 예선전이었을 정도로 종편들의 자체 제작 프로그램들은 시청자들의 관심권 밖이었다. AGB닐슨 관계자는 "실제로 종편방송들은 종합편성이라는 방송 개국 취지와는 정반대로 뉴스와 시사 프로그램 위주로 편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종편방송의 시청층 중 젊은 층 시청자는 거의 늘어나지 않았다"며 "종편 방송들이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 위주로 편성하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종편 문제점 수면위로 드러나

출범 1년을 되돌아보면 처음 기대했던 종편의 긍정적인 측면은 보이지 않고 있다. 종편사들은 출범 당시 '사회적 약속'이라고 할 외주제작사와의 상생이나 고용 창출에서 실패하고 있다. 지상파와 독립제작사 간 불공정 거래를 불식시키겠다며 제작비 지급 현실화, 외주제작 비율 60% 등을 앞 다퉈 공언했으나 시청률이 안 나오자 계약을 파기하기 일쑤였다. 배대식 독립제작사협회 기획팀장은 "종편이 지금도 일부 외주사들과의 계약을 중간에 파기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1년 전 방송통신위원회는 종편으로 인해 2만 1,000여 개 신규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 11월 발간한 '2012년 방송산업실태조사'에 따르면 현재 종편 종사자는 1,319명에 그친다. 이계철 방송통신위원장도 지난 7월 국회 대정부질의에서 종편의 일자리 창출과 관련해 "일자리 창출은 당초 계획대로 되지는 않은 것 같다"고 시인했다. 낮은 시청률에 대한 부담이었는지 콘텐츠에서도 문제점이 지적됐다. 지난 연말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따르면 1년간 법정 제재와 행정지도 총 72건이나 받았다. 선정적 연출과 표현, 노골적인 간접광고 등이 문제가 됐다. 채널별로는 TV조선이 20건으로 가장 많았고 MBN이 19건, 채널A가 17건, JTBC가 16건으로 뒤를 이었다. 이 중 절반은 재허가 승인 심사에서 감점을 받는 법정제재다.

종편은 연말 대선 관련한 보도뉴스를 통해 소폭 시청률의 상승을 보여주며 긍정적인 측면도 보여줬다. 윤석암 TV조선 편성제작본부장은 "대선에 맞춰 보도프로그램들이 뜨면서 4사 시청률 합계가 3~4%대에 올라 자리를 잡아가는 모양새"라며 "3~4년 후에는 종편 채널들이 손익분기점을 넘어 설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치적 편향성도 문제가 됐다. 종편 4사가 1년간 총선·대선과 관련해 선거방송심의위로부터 받은 제재는 22건이었다. 정연우 세명대 교수는 "종편들은 대선을 앞두고 정치평론가를 대거 끌어들여 여론을 왜곡했다. 조·중·동 신문과 연계한 종편들이 건전한 토론 문화를 유도하기보다 보수적 유권자들의 표를 결집시키는 데 앞장섰다"고 비판했다.

화려한 정착을 원했던 종편은 냉정한 평가 속에 초라한 모습으로 1년을 맞았다. 종편이 스스로 1년을 되짚어보고 애초 내걸었던 다양한 콘텐츠와 방송 산업의 발전에 힘쓰며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방송이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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