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과 아이, 모두를 위한 애니메이션 제작하겠습니다"
"어른과 아이, 모두를 위한 애니메이션 제작하겠습니다"
  • 김도윤 기자
  • 승인 2018.01.04 23: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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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도윤 기자]

 "어른과 아이, 모두를 위한 애니메이션 제작하겠습니다"

<마당을 나온 암탉> 이후 7년, <언더독>으로 돌아와
 

 

<마당을 나온 암탉> 오성윤 감독의 신작 <언더독>이 개봉 전부터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언더독> 제작사는 지난해 크라우드 펀딩 시사회를 진행했는데, 당시 60% 밖에 완성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관객 평점 90점 이상을 거뒀다. 척박한 환경 속에서 인고의 시간을 보낸 오 감독은 현재  황금 개의 해인 무술년에 전작보다 더 강렬한 리얼리즘 애니메이션 신작으로 관객맞이 준비에 한창이다. 




 

화가를 꿈꾼 애니메이션 감독

어린 시절, 화가가 꿈이었던 오성윤 감독. 그 당시는 데모가 잦았던 격변의 시대로, 화가의 길을 걷는 게 고행과도 같았다. 이에 오 감독은 순수회화로 풀지 못한 응어리를 달래고자 연극동아리에 가입했다. 연극을 통해 비판적인 시각을 갖게 된 그는 순수예술과 대중예술 사이에 격차를 느껴 화가로서의 길을 접었다. 오 감독은 “오래 전부터 미술이 사회와 대중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에 대해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러한 이유로 연극을 시작했습니다. 예술을 소비하는 이들을 만나는 자세나 예술에 대한 욕망은 화가의 삶을 희망했던 그때나 애니메이션 영화를 제작하는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는 않기 때문입니다”라고 전했다. 대학시절에 가입한 연극동아리는 오 감독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꿨다. 그를 순수예술가에서 대중예술가로 변모시켰을 뿐만 아니라 오 감독이 영화계에 입성하는데 오작교 역할을 한 것이다. 영화계에서 무엇을 하면 좋을지 고민하던 오 감독은 그림으로 영화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현재 애니메이션의 장르는 다양하지만, 그때에는 애니메이션에 대한 개념조차 없었다. 그는 “순수예술가에서 대중예술가로 변화했지만, 큰 틀에서 대중과 소통하는 채널은 순수회화나 영화 애니메이션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애니메이션을 시작했고, 후회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개인적으로는 애니메이션 감독이라는 대중예술가가 더 마음에 듭니다”라고 전했다. 오 감독이 애니메이션 감독으로 활동한 지 20여년 만에 내놓은 작품이 애니메이션 영화 <마당을 나온 암탉>이었다.

 

 

국내 영화 애니메이션 최초 220만 명 돌파 
 

 

<마당을 나온 암탉>을 제작하기 전까지 오성윤 감독은 애니메이션을 기획·제작하는 프로듀서로서, 조직운영, 재정 관리 등 여러 업무를 도맡았다. 이는 <마당을 나온 암탉>을 성공시키는데 중요한 밑거름이 됐다. 오 감독은 “<마당을 나온 암탉>을 제작하기 전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이야기가 재미없으면 성공할 수 없다는 사실을 처절하게 배웠습니다. 제가 마당을 나온 암탉을 선택한 이유도 원작이 탄탄한 스토리 구성으로 대중으로부터 검증 받은 작품이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평소 친분이 있던 원작 삽화가의 추천으로 출간 전에 이미 마당을 나온 암탉 줄거리를 읽었다고 한다. 오 감독은 “이 주인공의 태도 시선, 그가 사고하는 방식, 결말 등 기존 어린이 동화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스토리가 가장 마음에 들었는데, 가장 혁신적인 것 중 하나가 어린이 애니메이션에선 볼 수 없는 주인공이 죽는다는 점입니다. 이 경우는 디즈니 픽사 애니메이션은 물론 일본 애니메이션에서도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매우 드뭅니다. 성인 애니메이션에서도 이런 내용은 많지 않습니다”라고 전했다. 스토리 전개상 제작이 어려울 수도 있었지만 다행히 뜻 맞는 좋은 제작사를 만나 무리 없이 영화를 완성할 수 있었다. 그리고 <마당을 나온 암탉>은 한국 애니메이션 최초로 220만 명을 돌파하는 쾌거를 거뒀다.


 

유기견들의 여정 다룬 <언더독>

우연히 주말에 동물농장을 본 오성윤 감독은 유기견보호센터 철망에 갇힌 노숙자와도 같던 개들의 처참한 모습에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표정을 보면 저마다 사연이 있을 것 같았습니다. 왜 감옥과도 같은 철망에 갇히게 된 것인지 궁금해서 알아봤죠. 그러던 중 10일 동안 재입양이 안되거나 보호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안락사하는 이들의 사연을 접했습니다. 세상에 메시지를 줄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해 <언더독>을 기획했습니다”라고 전했다.


  시나리오 제작기간만 3년이 걸린 <언더독>의 밑바탕은 친구 아버지의 장례식장에서 얻은 깨달음에서 출발했다. 밤을 새 몽롱한 상태로 친구 아버지의 장례식 발인에 참석한 오 감독은 상주가 고인의 송사를 낭독하는 내용 중 ‘고인이 평소 사는 대로 생각하는지 말고 생각하는 대로 사는 것을 지론을 생각했다’는 이야기를 접했다. 그는 “당시 저는 ‘이 땅에서 자신의 의지대로 사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라는 생각에 그 말을 굉장히 비판했습니다. 인간이 생각대로 살기 어려운 것처럼 애완동물 역시 마찬가지라는 겁니다”라고 전했다. 사실 <마당을 나온 암탉>과 <언더독> 주인공의 이야기는 오 감독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오 감독은 “개의 일생에서 반려견으로서의 삶은 일부분에 불과합니다. 태어나서 그렇게 자랐기 때문에 현재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때문에 다른 관점에서 본다면 다른 욕구나 삶이 억제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조련된 삶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삶을 살고 싶다는 욕망은 개나 인간이나 동일할 것입니다. 그러한 관점에서 유기견이 인간으로부터 버림받은 순간부터 새로운 삶의 여정을 시작하는 것으로 영화 내용을 설정했습니다. 이는 자신의 본능대로 살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점이 관객들에게 좋은 메시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라고 전했다. 그의 삶에 대한 생각은 차기작에서도 드러난다.



차기작으로 미래지향적인 삶 지향

보통 영화 애니메이션은 희망적인 메시지가 담긴 열린 결말로 마무리된다. 이에 오성윤 감독은 <언더독2>를 제작해 향후 <언더독>을 본 관객이 가질법한 궁금증을 해결해 줄 계획이다. 오 감독은 “제가 <언더독1>을 제작했지만 사실 저 역시 또 언더독들이 다른 세상에 정착하여 진정한 자유를 쟁취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그 안에서 자기 정체성을 찾는 것 역시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라고 전했다. 그는 <언더독2>와 더불어 한족 아이가 이족인 묘족과 친교를 이루는 <너는 내 여동생>과 아메리칸 원주민 신화에 기초한 말이 된 소녀이야기를 기획하고 있다. 오 감독은 “시대마다 요구되던 이념이나 사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고대시대에 생겨난 신념이 현재에도 동일한 가치를 가질 수는 없습니다. 그 사이에 우리 사회는 수많은 변화와 과학적 발전을 거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낡은 인식은 여전히 답습되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어른들이 만든 이데올로기가 가득한 세상이 아닌 다른 세상에서 살았다면, 인종, 종교, 정치적 편견 없이 자랐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점이 어렵기 때문에 우리는 좀 더 나은 세상을 후손들에게 물려주기 위해 미래지향적인 삶을 살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한 측면에서 차기작은 관객에게 좋은 주제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라고 전했다. 실제 오 감독은 <마당을 나온 암탉>부터 세상 모습을 그대로 담은 리얼리즘 애니메이션을 추구해왔다. 


 

독특한 애니메이션만이 살아남을 터 

과거, 프랑스에서 옴니버스 영화 <프린스 앤 프린세스>를 관람한 오성윤 감독은 영화 속 단편이 끝날 때마다 관람한 내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부모와 자녀들의 모습이 인상 깊었다고 한다. 오 감독에 따르면 해외 애니메이션 시장은 키즈 필름에서 패밀리 필름으로 넘어간 지 오래라고 한다. 그는 “국내 관객들도 애니메이션을 봐라보는 수준 나날이 높아졌지만 국내 애니메이션은 여전히 키즈 필름을 제작하는 수준에만 머물러 있습니다. 이 점이 국내 애니메이션 시장의 성장을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아이들은 극장용 애니메이션의 경우 장시간 영화를 관람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보통 부모와 같은 영화를 관람한다. 이 점만 보더라도 키즈 필름만으로는 시장에서 살아남기 힘들다는 걸 알 수 있다. 이에 오 감독은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와 감독이라는 타이틀은 제가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전달하는 도구에 불과합니다. 때문에 어떠한 스토리를 전달하고 싶은지 그 토대를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전 세계 애니메이션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남들이 하지 않는 독특한 애니메이션을 제작해야 하기 때문입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디즈니와 지브리 스튜디오처럼 영화 애니메이션을 전문적으로 하는 스튜디오를 준비하고 있다. 전문 스튜디오에서 전 세계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영화 애니메이션을 제작할 것이라고 전한 오 감독. 그가 우리에게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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