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그플레이션 공포, 서민식탁을 위협하다
애그플레이션 공포, 서민식탁을 위협하다
  • 김동영 기자
  • 승인 2012.08.09 14: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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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는 지금 ‘곡물가격 안정’ 초비상
[이슈메이커=김동영 기자]

최근 국제곡물시장이 크게 요동치고 있다. 향후 사료와 바이오 연료용 곡물 등에 곡물소비 증가가 예상되는 가운데 국제곡물가격이 하루사이에 22%이상 인상되는 등 심각한 가격불안정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한국과 같은 원자재 수입 국가들에게는 1차 산업의 공급불안정으로 인해 시장경제 안정화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요동치는 국제곡물시장, 에그플레이션의 징조인가

 결과적으로 애그플레이션에 따른 세계 식량위기는 유가급등, 금융위기와 함께 세계 3대 위기(Globalcrisis)의 하나가 되고 있다. 세계식량계획(WFP) 사무총장(조셉 쉬란)은 식량위기를 ‘소리 없는 쓰나미’라고 했고, 미국 CBS 방송은 식량부족에 따른 시위와 폭동이 일어나는 현상을 “신 기아시대”가 도래했다고 표현했다. IMF 총재 도미니크 칸은 곡물가격 폭등이 계속되면 전쟁이 벌어질지도 모르며, 과거 경제성장의 성과가 파괴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7월 12일 ‘농업전망 2012-2021’보고서를 통해 앞으로 10년간 국제곡물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2012년 7월 기준 국제 곡물가격은 옥수수 335달러/톤, 콩 600달러/톤, 밀 348/톤 등으로 6월 평균보다 15%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7월 초 곡물가격은 애그플레이션이 있었던 2007년부터 2008년의 평균가격보다 밀은 9%, 옥수수는 58%, 대두는 56% 높은 수준이다. 특히, 미 농무부(USDA)가 전망한 올해 말 세계 곡물재고율은 19.3%로 FAO에서 정한 안전재고수준(17~18%)에 근접할 정도로 줄고 있어 가격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번 보고서에서는 이같은 상승세가 2021년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진단하며 향후 10년간 곡물가격은 현재와 같이 높은 수준이거나 떨어져도 과거 10년 평균가격에 비해 약 10~30% 높은 수준을 보일 거라 내다봤다. 국제쌀연구소(IRRI)의 사마렌두 모한티 이코노미스트는 “2011년부터 1년간 1억 430만 톤이었던 세계 쌀 생산량이 올하는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는 2021년까지 전체 농업생산량의 증가세가 지금보다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바이오연료용 곡물수요량이 현재보다 두 배 가까이 증가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에 이번 경제협력개발기구 보고서에서는 바이오연료 수요 증대로 세계 곡물수급의 불안정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곡물생산의 지속적 증대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김병률 연구위원은 “과거의 곡물 공급량은 식용과 사료용 수요로 나뉘는 이분법적 경쟁구조였지만, 현재는 연료용이 추가되어 3각 경쟁구조가 형성됐다”며 변화된 현대의 수요구조에 대해 설명했다.

 

다변화되는 곡물 수요구조, 애그플레이션을 재촉시켜

대구대 경제학과 전용덕 교수는 “재화 시장에서 수요 또는 공급에서 변화가 발생하는 경우와 통화공급의 증가가 재화와 용역시장의 수요를 증가시키는 경우 에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즉, 기상 악화로 인한 흉작으로 콩의 국제 가격이 오르고 콩을 원료로 하는 국내 식료품의 가격을 끌어올린다고 전망했다. 세계적인 곡물가격 상승으로 식품가격이 상승하고 곡물 및 곡물제품을 원재료로 하는 요식업, 가공업, 공업 등 관련부문에도 파급영향을 미쳐 인플레이션이 심화되고 있다. 국내외적으로 곡물을 주원료로 한 배합사료 가격이 상승해 축산물 생산비용이 높아지면서 축산농가의 수익성을 떨어뜨리고 육류, 달걀, 유제품 등 축산제품의 가격상승을 압박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김병률 연구위원은 “현재 이슈가 되고 있는 애그플레이션은 공급이 부족해서 발생하는 ‘희소성’의 문제가 아니라 공급은 늘어나지만 수요가 그 이상 증가해 발생하는 ‘풍요’의 문제에서 기인한 식품가격 급등현상이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국제곡물 값이 오르게 된 가장 큰 이유는 곡물 수요가 구조적으로 변한 데 있다고 말한다. 이런 변화들은 농산물값 상승이 식료품 가격은 물론 연료 비용까지 덩달아 끌어올리고 있다는 점이다. 곡물 중에서도 옥수수는 그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옥수수는 가축사료로 이용되는 것은 물론 에탄놀의 핵심 재료로 사용되고 있다. 국제옥수수재단 김순권 이사장은 “옥수수알맹이는 식량으로 사용하고 줄기에서 휘발유를 생산할 수 있습니다. 화석연료 사용은 전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기 때문에 옥수수연료는 옥수수가 자라면서 이산화탄소도 줄이고, 줄기를 연료로 활용하면서 진정한 친환경 연료가 된다”며 옥수수의 이점에 대해 설명했다. 1990년대 중반 이후 지구온난화, 지구환경 문제가 대두되면서 자동차 연료로 사용되는 친환경 바이오연료용 곡물수요가 2000년대에 급격히 증가해 과거에 없던 새로운 수요가 추가됐다. 특히 김병률 연구위원은 “과거의 곡물 공급량은 식용과 사료용 수요로 나뉘는 이분법적 경쟁구조였지만, 현재는 연료용이 추가되어 3각 경쟁구조가 형성됐다”며 변화된 현대의 수요구조에 대해 설명했다. 식용소비 증가 문제도 애그플레이션이 심화되는 이유가 있다. 인구 대국이면서 신흥공업국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 인도와 같은 국가들의 식용 밀과 콩 소비가 크게 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개도국들의 육류소비가 증가해 사료용 소비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농협경제연구소 7월 주간 브리핑 자료에 따르면 식용과 사료용이 늘어나는 데다 연료용까지 가세하다보니 수요가 공급을 크게 앞지르고 재고율이 계속 떨어져 7년 전 30%에서 올해 14.9%까지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브리핑 자료에 따르면 1985년 이후 생산증가율이 소비증가율에 못 미치고,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호주, 남미, 중국, 구러시아연방 지역과 같은 주생산지역 가운데 한 곳에라도 한발, 병충해, 폭우와 같은 기상이변이 발생해 생산이 급격히 줄어들면 전 세계 공급에 영향을 미쳐 가격이 급등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최근 곡물가격 폭등은 여러 나라에서 사회적 불안을 야기했다.식량가격 상승으로 인한 소비자들의 분노와 공포로 더욱 과격한 시위들이 일어나고 있다.

 

에그플레이션, ‘식량폭동’이라는 시위 일으켜

농촌진흥청 식량과학원 박평식 연구원이 발표한 ‘애그플레이션의 원인과 식량위기 대응방안’이라는 논문에 따르면 애그플레이션이 가져올 미래를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이 논문에 따르면 식량가격이 상승하면 일반적으로 소득이 높은 소비자보다는 소득이 낮은 소비자에게 더 악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곡물가격 폭등은 여러 나라에서 사회적 불안을 야기했다”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 키스탄 등에서 평화적 시위가 있었고 페루에서는 농업인들이 기찻길을 점거해 비료비 상승에 항의했다. 또한 남아프리카에서는 전국노동자연맹이 식량가격과 전기료 상승에 대해 항의시위를 벌였다. 이외에 식량가격 상승으로 인한 소비자들의 분노와 공포로 더욱 과격한 시위들이 일어나고 있다. 일반적으로 뉴스에서는 이를 ‘식량폭동’이라고 언급했다. 이러한 사회적 불안의 대부분은 식량 부족국가, 저소득 국가에서 발생했다.

 

식량자급을 위한 전 세계적인 대책이 절실할 때

이처럼 세계 곡물수급의 불안정성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쌀을 제외한 곡물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곡물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절실하다. 농협경제연구소가 지난 7월9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기준 우리나라의 곡물자급률은 26.7%에 불과하다. 김응규 농협경제연구소 부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쌀을 제외한 곡물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며 “식량자급률 향상을 위한 국내 생산기반 확대와 함께 쌀의 자급을 전제로 한 실효성 있는 해외곡물 확보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김병률 연구위원은 “국제곡물가격 상승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소비가 원인이 돼 발생한 구조적인 현상이기 때문에 앞으로 수년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한 “향후 곡물 생산이 늘어나고 소비를 억제하여 곡물재고 감소 추세가 꺾이거나 곡물에 대한 투기적 수요와 수출규제가 완화된다면 가격급등 추세는 다소 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추측했다. 전문가들은 애그플레이션의 중장기 대책으로 해외에서 농경지를 확보하여 만일을 대비해 안전하게 수입할 수 있는 해외농업개발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농촌진흥청 경영정보관실 박평관 연구관은 “정부는 국제식량개발 차원에서 개발대상국들에 대해 농업개발협력을 강화함으로써 ‘호혜적인 계획’(win-win 전략)을 추진하되, 해당국들과 개발협력협약을 체결하여 비상시에도 수입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제곡물가격 상승에 따른 애그플레이션은 세계적인 현상으로서 개별 국가 차원에서 해결책을 찾는다는 것 역시 한계가 있다. 따라서 UN 등 국제기구 차원에서 세계적인 곡물 생산 증대, 바이오연료용 곡물 사용에 대한 조정, 수입의존도가 높은 후진국과 개도국에 대한 식량원조 등 전 세계적인 움직임이 필요하다.

기획/임성희 기자 글/김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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