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경제 질서로 부상한 뉴노멀과 대한민국 경제
새로운 경제 질서로 부상한 뉴노멀과 대한민국 경제
  • 박경보 기자
  • 승인 2017.06.02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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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박경보 기자]

 


새로운 경제 질서로 부상한 뉴노멀과 대한민국 경제 

재정정책과 구조개혁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바꾸어야할 때


 

 

세계 경제가 본격적인 ‘저성장’ 시대를 맞이하면서 각국의 생존 경쟁이 치열하게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새로운 경제 질서로 부상한 ‘뉴노멀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지난해부터 한국경제가 본격적인 뉴노멀 시대에 도래했다고 진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경제는 사회 전반에 걸쳐 저성장 여파가 계속되면서 심각한 수준에 처해있는 상황이다. 본격적인 뉴노멀 시대를 맞아 한국경제가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뉴노멀 시대를 맞는 대한민국의 자세


뉴노멀이란 ‘커다란 위기나 변화 이후에 나타나는 새로운 정상 상태’라는 뜻으로 글로벌 채권펀드 핌코(PIMCO)의 최고경영자였던 무하메드 앨 에리언이 처음 언급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1930년대 대공황 이후 경제, 2003년 정보기술(IT) 버블 붕괴 이후의 미국 경제, 그리고 최근에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경제상황에 빗대어 뉴노멀이란 단어가 쓰이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2000 ~ 2008년 중 연평균 4.4%였던 세계 경제 성장률은 이후 지난해까지 3.3%로 하락했다. 저물가도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저성장에 따른 수요부진으로 원유 등 원자재 가격이 급락하면서 디플레이션까지 우려되고 있다. 한국 경제도 예외는 아니다. 사회 전반에 걸쳐 저성장 여파가 심각한 수준에 처해있는 상황이다.

 
사실 금융위기 이전에는 신자유주의적인 경제정책을 기반으로 한 자유무역과 규제완화로 경제성장을 도모했다. 그러나 이제는 이러한 지금까지의 경제정책을 펴나갈 수 없을 만큼 저성장 시대로 고착화되고 있다. 이에 대응해 선진국과 신흥국을 중심으로 정부와 가계 및 기업이 적극적인 디레버리징(부채 축소)에 주력해왔다. 그 결과 저성장·저소득·저수익 등의 현상이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하게 된 것이다.

 
오늘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 성장률이 3%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저물가와 저금리가 지속되고 있다. 그 만큼 경제의 활력이 저하되었기에 경기 부양 정책을 펼쳐온 것이다. 그런데도 글로벌 경쟁이 가속화되고 신산업 창출이 가시화되지 않으면서 투자도 저조한 실정이다. 게다가 중국 등 신흥국의 성장 둔화로 석유 등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면서, 선진국의 주요 시장인 신흥국의 구매력이 축소되어 투자가 위축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제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맞아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러한 저성장 시대에 국가채무·가계부채·소득 및 부의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어 세계 경제 불안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 동안 선진국들은 주로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을 통해 총수요를 확장시켜 경기 부양에 주력해옴으로써, 경기 급락을 어느 정도 방어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효과의 지속성은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전문가들을 평가하고 있다.

 
이렇듯 지금 세계는 뉴노멀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 오늘의 경제부진은 금융위기 이후 나타난 일시적인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바로 과다한 부채의 디레버리징이나 인구 고령화 등 같은 구조적인 문제에 기인한다. 그러므로 단기적인 총수요 관리정책에는 한계가 있는 것이다.

 

뉴노멀 시대 맞아 경제 구조개혁 필요


경제전문가들은 지난해부터 한국경제가 본격적인 뉴노멀 시대에 도래했다고 진단하고 있다. 그동안 정부는 뉴노멀에 대한 대응으로 주로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을 통해 소비투자 등 총수요를 확장하는 ‘경기부양(expansionary policy)’에 치중해왔다. 그러나 이같은 대책은 경기급락을 일시적으로 막는 역할을 한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따라 향후 한국경제 역시 매우 어둡게 전망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 최근 내년 경제성장률이 2%대를 간신히 넘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 9월 발표했던 2.2%보다도 0.1% 낮아진 수치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세계경제전망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대내 정책의 경기부양 여력이 약화되면서 내년도 경제성장률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 2.4%보다 0.3% 포인트 가량 낮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재정적자 누적으로 인해 국가부채가 크게 증가한 상태에서 세계경제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재정정책의 역할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관측했다. 또 대내적으로는 통화, 재정, 환율 등 정책수단의 운신이 제한되면서 성장률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예상했다. 경제전문가들은 저성장을 억지로 극복하기보다는 저성장 패턴에 맞는 사회구조 개선이 시급하다고 한목소리로 말하고 있다. 사회구조 개선을 통해 저성장에 대한 준비를 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경제연구원 소속의 한 연구원은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세계 경제는 구조개혁을 통한 생산성 제고정책으로 방향을 전환하는 모습이다”면서 “미국은 법인세 인하, 해외 기업 U턴 정책 등 소위 제조업 르네상스 정책을 통해 제조업 성장 동력화를 추진하고 있다. 일본은 구조개혁을 통한 경제 체질개선을 목표로 하는 아베노믹스의 세 번째 화살 ‘성장정책’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특히 중국은 중국판 뉴노멀이라고 할 수 있는 신창타이(新常態)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고속성장의 부작용과 한계를 인정하고 6~7%의 중속 성장을 수용, 여기에 맞춰 제반경제 체질변화를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국가를 만들겠다는 야심찬 전략으로 그 성공 여부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뉴노멀 시대 맞아 새로운 성장동력 창출할지 관심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미래준비위원회는 지난해 ‘10년 후 대한민국 미래이슈 보고서’를 발간한 데 이어 올해 ‘10년 후 대한민국 뉴노멀 시대의 성장전략’이라는 보고서를 발간하고, 우리나라의 미래상과 이를 준비하기 위한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보고서의 내용 중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바로 ‘뉴노멀 시대’의 진입에 대한 평가다. 우리나라 각계각층의 석학들로 구성된 미래준비위원회는 우리나라 역시 ‘뉴노멀’ 시대의 저주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 경제를 견인해 온 제조업 전반의 위기 상황과 기술력을 축적하고 있는 중국, 그리고 엔저로 무장한 일본의 가격 경쟁력으로 인해 ‘신(新) 넛크랙커(Nut-cracker)’(중국의 높은 기술력, 일본의 강력한 엔저정책을 바탕으로 한 수출경쟁력 사이에서 국내 산업의 위기감을 지칭하는 표현)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질 만큼 우리 경제가 마주친 현실은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또한, 저출산·고령화 시대 진입을 앞두고 있는 우리나라는 이러한 위기감이 더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어 위기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이러한 뉴노멀 시대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도 많다. 한국은 세계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빠른 속도로 경제발전을 이룩했으며, 다양한 정보통신 첨단 기술에 있어서도 선진국을 따라잡아 글로벌 1위에 올라선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미래창조과학부 미래준비위원회가 펴낸 ‘10년 후 대한민국 뉴노멀 시대의 성장전략’은 저성장을 극복하는 세 가지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자동차, 화학, 전자, 철강, 조선 등 주력산업의 혁신이 첫째 전략이고, 둘째는 의료·바이오, 에너지·환경, 지식서비스 산업 등이다. 세 번째가 무인 네트워크 운송 서비스, 사물인터넷 재난대응 서비스 등 글로벌 서비스산업이다. 

 
또한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인공지능과 ICT 기반의 새로운 경제 트렌드에서 한국경제가 갖고 있는 잠재력은 상당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미 글로벌 선두에 자리 잡은 주력산업 등과 ICT기술이 결합할 경우 다양한 혁신을 기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의료와 ICT 기술을 연계한 헬스케어 서비스는 첨단 의료기술과 ICT가 결합된 형태로 서비스 파급효과가 크고, 상당한 일자리 창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 업계의 진단이다. 또한 핀테크 기술을 적용한 금용서비스와 전자상거래 역시 국제적인 서비스로 발전할 수 있는 유망한 분야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수출이 저성장 경제환경을 극복하는 대안이 될 수도 있다. 수출의 경우 납품업체가 많아져 대기업으로부터의 횡포를 방지할 수 있으며, 세계시장 구축으로 국가별 위험을 분산하여 안정적인 수입과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

 
한국경제의 규모는 2014년 GDP규모 1조 4천억 달러로 세계 경제의 약 2.3%를 차지하고 있다. 즉 우리나라 밖에 약 97.7% 시장이 있는 셈이고 수출하지 않는 기업은 이러한 시장에 접근할 수 없다는 셈이다. 정부에서도 중소기업 수출금융을 10억 원에서 최대 30억 원으로 확대하고 금리도 인하해 줄 예정이다. 그 외 중소기업 수출역량 강화사업, 글로벌 강소기업 육성사업, 중소기업 무역촉진단 파견, 해외 민간 네트워크 활용 등 중소기업의 수출지원을 위해 다양한 시책을 실시하고 있다. 

 
저성장·저유가·저금리를 대표하는 뉴노멀 시대를 맞아 대한민국 경제는 또 다른 위기이자 기회를 맞았다. 한국경제가 뉴노멀이라는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만들어내기 위해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함께 힘을 합쳐야 할 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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