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의 이미지메이킹, ‘선택 아닌 필수’
정치인의 이미지메이킹, ‘선택 아닌 필수’
  • 손보승 기자
  • 승인 2016.11.09 0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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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정치인의 이미지메이킹, ‘선택 아닌 필수’


개인 브랜드 구축을 위한 과학적 과정


 

 

 


‘이미지메이킹(image making)’이란 자신의 이미지를 상대방에게 각인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일반인들은 자신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이미지메이킹을 도모한다. 하물며 대중의 지지를 기반으로 삼는 정치인들에게 이미지메이킹은 필수적인 요소이다. 최근 SNS로 인해 소통의 창구가 넓어지면서 이미지메이킹의 영역도 한층 발전했다. 이를 활용해 자신의 긍정적 이미지를 강화하고, 부정적 이미지를 제거하려는 노력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강렬한 첫 인상 남길 수 있는 필수적 요소로 꼽혀

우리나라에서 본격적으로 정치인의 이미지메이킹이 등장한 것은 대통령 직선제가 도입된 1987년 13대 대선부터다. 각 후보들은 저마다 자신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한 방법들을 구상했다. 민주정의당 노태우 후보는 최초로 이미지메이킹 전문가를 채용해 안정성과 보수성을 강조하며 ‘보통 사람’의 이미지를 극대화했고, 36.6%의 득표율로 김영삼, 김대중 두 후보를 제치고 당선되었다.
 

  이처럼 정치인에게 이미지 관리는 매우 중요하다. 어떤 이미지로 대중에게 어필하느냐에 따라 정치적 성공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게 현실이다. 그동안 후보자 이미지메이킹에 사용된 전략 중 하나는 ‘색상’이었다. 2002년 16대 대선에서 당선된 노무현 후보를 상징하는 노란색이 대표적이다. 후보자들은 통일된 색채 표현 전략을 통해 대중의 머리 속에 자신을 각인시키고자 했다. 이외에 의상과 머리 스타일에서부터 음성과 몸짓, 표정까지 연출하며 자신만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는데 열중한다. 이와 같이 정치인들이 이미지메이킹에 열중하는 이유는 첫 인상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초면인 사람을 보면 뇌는 3~7초만에 호감과 비호감을 결정하게 되는데, 정치철학이나 정견을 구체적으로 설명할 시간이 부족한 정치인들은 강렬한 첫 인상을 남길 수 있는 이미지에 치중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또한 정치인을 위한 이미지 메이킹 과정은 매우 과학적으로 이루어진다. 관련 컨설팅 업체들은 정치인의 머리부터 발끝까지를 분석해 변화시킨다. 아이디어두잇 안예록 대표는 “이미지 메이킹을 하는 과정은 사전 조사와 연구에서부터, 전략 수립과 컨설팅, 사후 관리까지 매우 체계적인 과정을 진행하게 된다”며 그 중요성을 설명했다. 

 
 

다방면으로 진화하는 이미지메이킹

미디어의 발전은 이미지메이킹의 변화를 불러왔다. 대중들은 미디어에서 전달하는 정보와 이미지를 바탕으로 정치인들에 대한 평가를 내리는 경향이 짙다. 과거 TV와 신문, 인쇄물 등이 이미지 전달의 주요 매개체였다면 최근의 추세는 SNS 활용이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많은 정치인들이 홈페이지와 블로그는 물론, 트위터와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이미지를 만드는 노력에 경주하고 있다. 인터넷이 가지고 있는 개방성, 쌍방향성이 기존 매체의 일방향성을 극복할 수 있기에 정치 커뮤니케이션의 매력적인 도구로 이용되는 것이다.
 

  이를 활용하는 방법도 온라인의 신속성만큼이나 빠른 변화상을 보여준다. 몇 년전까지만 해도 연설문과는 다르게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낼 수 있는 문장으로 자신의 정치 철학이나 활동에 대해 알리는 것이 대세였다면, 현재는 좀 더 직관적으로 자신의 이미지를 제고한다. 지난 8월 각각 당대표로 선출된 새누리당의 이정현 대표와 더불어민주당의 추미애 대표는 좋은 비교 대상이다. 이 대표가 농부처럼 밀짚모자를 쓰고 땡볕을 누비거나, 시장에서 상인들과 담소를 나누는 모습을 통해 자신의 서민적인 이미지를 구축했다면, 추 대표는 노란색을 강조하며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에 동참했다는 시각을 지우고, 화사한 옷과 온화한 미소를 통해 여성 정치인으로서 눈길을 끌기 위한 전략을 구사했다.
 

  이와 같은 이미지 정치는 대중들의 관심 부족에서 비롯됐다는 의견도 있지만, 정치가 감성적인 부분을 놓칠 수 없는 만큼 이미지도 경쟁력이 된다는 분석이 있다.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이준한 교수는 “유권자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못 심으면 정치인은 성공하지 못한다”며 “자신의 특징이나 장점을 극대화시켜 긍정적인 이미지를 회복하는 정치인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과도한 이미지 경쟁에 역효과 발생할 수도 있어

정치 이미지메이킹의 원조는 미국으로 꼽힌다. 존 F. 케네디는 대표적인 ‘TV형 정치가’로 시각적 이미지를 잘 활용한 인물이었다. 대선을 앞둔 TV 토론회를 통해 그는 선거 초기 열세를 딛고 리처드 닉슨과의 대결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닉슨이 카메라에 시선을 맞추지 못하고 불편한 기색이 역력해 보였던 반면, 케네디는 건강하고 생명력 넘치는 모습을 통해 자신에게 가해지던 경험 부족에 대한 의심을 없애는 데 성공했다. 현 미국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 역시 연설과 패션을 통해 이미지메이킹에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코앞으로 다가온 대선에 나서는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와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는 SNS를 통해 각자의 이미지메이킹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힐러리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 커버사진을 ‘Together(함께)’라는 자신의 구호가 적힌 팻말로 변화시키며, 끌어안는 리더십을 강조하고 있다. 한편, 트럼프는 대부분의 사진 마다 성조기를 배경으로 하며, 강한 리더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전문가들은 ‘비호감 후보간의 대결’이라 평가받는 이번 대선의 경우 이미지메이킹이 부동층의 향방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라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조금만 과해도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말한다. 강진주 퍼스널이미지연구소장은 ‘상대방이 위화감을 느낀다면 돈과 노력을 제대로 쓰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고, 신라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초의수 교수는 ‘정치인으로서의 중요한 자질은 정책 능력’이라며 이미지 경쟁에 중요한 점이 묻혀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과감한 노출을 꺼리지 않는 영국의 테레사 메이 총리나 표정과 의상 변화로 ‘촌스러운 동독여자’라는 이미지를 벗어낸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 만화 캐릭터로 등장하며 참신함을 강조하는 캐나다의 저스틴 트뤼도 총리 등 세계 각국의 정치인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이미지메이킹에 적극적이다. 결국 정책적인 비전을 기본 바탕에 두고, 역할에 어울리는 이미지메이킹이 실효성을 거둘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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