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 양성 위한 인문학 국책 사업
인재 양성 위한 인문학 국책 사업
  • 김도윤 기자
  • 승인 2016.06.03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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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도윤 기자]

인재 양성 위한 인문학 국책 사업


화제와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된 코어(CORE)사업


 

우리의 옛 과거를 살펴보면 선조들이 얼마나 인문학을 중시했는지 알 수 있다. 그리 멀지 않은 조선 시대만 하더라도 ‘선비의 나라’, ‘유교의 나라’ 등 인문학과 관련된 수식어를 부여받았다. 하지만 사회가 급변하면서 순수 학문보다는 실용 학문이 주목받게 되었고, 순수 학문의 정점이라 할 수 있는 인문학은 어느새 애물단지로 여겨지기 시작했다. 이에 정부에서 인문학을 살리기 위한 대대적인 프로젝트를 감행하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코어사업이다.



 

 

정부에서 주관하는 최초의 인문학 사업, 코어사업

지난해 12월 22일, 교육부는 ‘대학 인문역량 강화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initiative for COllege of humanities Research and Education’의 약자인 코어(CORE)사업은 각 대학의 자율성을 바탕으로 한 인문학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서 고안됐으며, 인문학 진흥을 통한 지속 가능한 국가 발전을 궁극적인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향후 10년 내 세계 인문대학 100위권 내에 국내 10개의 인문대학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며, 취업률도 10% 올리겠다고 이 사업에 해당 관계자들은 피력했다.
 

  인문학을 매우 중요한 학문으로 인식해 나라의 모든 시스템을 그 중심으로 운영했던 옛 조상과 달리 현대인들은 인문학을 실용성 없는 불필요한 학문으로 인식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여러 학문 간의 융합이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덩달아 인문학이 주는 참신함에 관심이 집중되기 시작했다. 그 이전까지 인문학은 제대로 된 정부 지원조차 받지 못한 채 방치됐다.
 

  물론, 인문학계 내에서 변화하고자 하는 움직임 역시 미미하기도 했다. 그래서 일부는 점점 증가하는 청년실업률에도 불구하고 현실과 동떨어져 연구·교육에만 전념한 인문학의 한계점에 대해 지적하기도 했다. 특히, 학생들의 진로방향을 고려하지 않고 진행되는 일률적인 교육과정이나 대학의 인문학 교수 충원 기피 등 현재 인문학은 여러 문제를 떠안고 있다. 이에 정부는 이러한 인문학이 가진 문제를 타개하고 인문학 역량과 위상을 강화하여 사회수요에 부응할 수 있는 인문학으로 재탄생시키고자 코어사업을 단행하게 된 것이다.
 

  정부에서 코어사업 선정 대학 25개교를 선정하고, 지원금 600억 원을 3년간 지원할 것을 약속했다. 이에 전국 각지의 대학들이 지원했는데, 정원조정이 필요하지 않은 데다 ‘산업연계 교육 활성화 선도대학(프라임)’ 소형과 중복지원이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다. 특히, 저출산 문제로 직격탄을 맞은 지방 사립대는 코어사업 전담팀을 구성하는 등 코어사업 선정에 총력을 기울였다.
 

  코어사업에 선정된 가톨릭대 박영식 총장은 “대학은 좀처럼 변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사회는 급속도로 변화하는 반면에 대학은 보수적인 특성을 버리지 못해 이에 자연스레 융화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재정지원을 계기로 교육의 주체인 교수들이 교육 내용과 방식 등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라며 “이공계열의 취업률 증가 요인으로 산학협력을 통한 현장실습을 뽑습니다. 이 점이 이전까지는 이공계열에만 적용되었지만, 이제 인문·사회분야로 확대되었기에 좀 더 현실적인 인문학 인재 양성이 가능해졌습니다”라고 설명한 바 있다.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된 인문학 인재 양성 사업
 

한편, 인문학 육성이라는 좋은 취지로 코어사업을 시작했지만 프라임 사업과 맞물리면서 ‘인문학 죽이기’로 변질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점차 거세지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프라임 사업에 선정된 전국 21개 대학은 내년 신입생 때부터 인문사회 분야에서 정원을 총 2,500명 줄이는 대신 공학 분야는 4,500명 늘릴 계획이라고 전한 바 있다. 즉, 인문학은 프라임 사업에서 학과 구조조정의 일 순위로 뽑히지만, 코어사업에서는 최우선으로 되는 학문이라는 극과 극의 사업으로 인해 딜레마에 빠지게 되었다.
 

  또한, 코어사업이 기존 이공계열에 적용된 정책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는 점을 근거로 인문학 계열의 모 교수는 “코어사업이 인문학 고유의 특성을 살리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어사업 1차 선정 과정에서 충청도에 있는 대학들이 대거 탈락해 지역 차별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바 있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프라임 사업 선정 이후 구조조정 과정에서 인문·사회계열의 단과대학이나 학과가 없어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해지면서 이에 해당 학생들이나 교수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참여 대학들이 제대로 사업 계획을 공개하지도 않고 의견수렴도 형식적으로 이뤄진 경우가 종종 발생해 논란을 가중하기도 했다.
 

  4월 20일, 이화여대를 주축으로 한양대, 서울대, 서강대 등 전국 10개 대학 총학생회가 정부서울청사 앞에 모여 프라임과 코어사업 중단을 촉구했다. 이날 서울대와 한양대 등 코어사업에 선정된 학교의 총학생회 회장들은 코어사업비 반환을 요구하고 나섰다.
 

  김보미 서울대 총학생회장은 “코어사업비는 일방적인 구조조정을 강요하는 나쁜 돈이므로 학교에 지원 취소를 촉구한다”고 밝혔으며, 오규민 한양대 총학생회장은 “학교 측이 재정지원 사업 평가 점수를 잘 받기 위해 학생들의 반대에도 무리하게 상대평가 체제로 바꿨다”며 학교 측의 구조조정 계획에 반대하는 견해를 내놨다.
 

  코어사업은 정부에서 처음 발표한 최초의 인문계열 인재 양성 사업이다. 무엇이든 최초로 시작한 사업이 안정기에 접어들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 이 점을 고려한다면 코어사업은 지금 과도기를 겪고 있다. 다만, 이 과도기를 어떻게 보낼 것인가에 따라 앞으로의 코어사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 결정될 것이다. 현재, 코어사업을 둘러싼 찬성과 반대의 갈등이 충분한 논의로 원만하게 해결되지 않는다면 앞으로의 코어사업이 진정으로 인문학을 위하는 것인지 장담하기란 어렵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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