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Story] 하이힐, 스토리가 있는 존재
[Fashion Story] 하이힐, 스토리가 있는 존재
  • 오혜지 기자
  • 승인 2016.05.02 10: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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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오혜지 기자]

 



하이힐, 스토리가 있는 존재


과거부터 현재까지 이어져 온 하이힐 이야기



 

 

▲ⓒ by Emilien ETIENNE on flickr

 

 

긴 다리와 탄력 있는 엉덩이, 잘록한 허리 등 글래머러스한 바디 라인을 연출하게 도와주는 하이힐은 여성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하지만 현재 여성들만의 전유물로 여겨지고 있는 하이힐이 과거에는 남성들도 애용하던 신발이었다.

 



여성들의 전유물이 된 하이힐
 

하이힐은 말 그대로 굽이 높은 구두를 뜻하며, 현대에서는 뒷굽이 높은 여성용 구두라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여성들 사이에서 하이힐이 유행한 시점은 15세기경으로 터키 지역에서 만들어진 쵸핀(Chopine)이라는 하이힐이 소개됐을 때를 꼽을 수 있다. 쵸핀은 최소 8인치(20cm)에서 최대 30인치(75cm)의 굽 길이를 가진 하이힐로 고위층 여성들이 주로 애용했다. 높은 굽 때문에 걷기 힘든 여성들은 자신의 동작을 보조해줄 수 있는 수행원과 함께 다녔다.

최근에는 스틸레토 힐과 스트랩 힐, 슬링백 힐, 토 오픈 힐, 미들 힐 등 다양한 종류의 힐이 소비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많은 사람은 트렌드와 자신의 취향에 맞는 하이힐을 골라 착용하고 있다.

하이힐은 원래 사람들의 키를 커 보이게 만드는 신장 보조용으로 개발된 아이템이 아닌, 긴 다리와 큰 가슴을 조합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체형 보정용으로 개발됐다. 실제로 많은 여성이 하이힐을 착용하는 목적으로 작은 키를 보완하기 위한 점을 꼽기도 하지만, 글래머러스한 몸매를 가진듯한 마법 같은 시각적 효과를 연출하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또한, 본인이 지닌 섹시미를 돋보이기 위해 착용하기도 한다. 실제로 높은 굽이 달린 하이힐의 구조 특성상 하이힐을 착용한 여성의 무게중심이 변해, 자연스럽게 엉덩이를 크게 흔들며 걷는 걸음걸이를 보이게 된다.
 

국내 여성들이 하이힐을 선호하는 이유로 하체가 상체보다 튼튼한 편인 한국 여성들의 체격을 들 수 있다. 납작한 플랫슈즈는 상체를 돋보이게 만들어 상체가 튼튼한 단점을 더욱 부각시키게 만든다. 그래서 다수의 한국 여성은 자신의 키와 상관없이 다리를 길고 곧아 보이게 만들어주는 하이힐을 많이 착용한다.

매력적인 체형을 완성하는데 도움을 주는 힐은 몸매를 중요시 여기는 모델들도 많이 착용한다. 하지만 타인보다 매력적인 몸매를 완성하려 킬 힐을 신고 걷다가 다치거나 넘어지는 경우도 있다. 킬 힐은 10cm가 넘는 구두를 의미하며 14~22cm가 넘는 힐도 존재한다. 이는 보통 힐의 굽 높이가 8cm인 것에 비해 훨씬 높은 편에 속한다. 킬 힐을 신고 걷다 넘어진 대표적인 예로 나오미 캠밸(Naomi Campbell)을 들 수 있다. 1993년 당시, 최고의 모델로 꼽히던 나오미 캠밸이 40센티미터 킬 힐을 신고 비비안 웨스트우드(Vivienne Westwood) 패션쇼에서 워킹을 하던 중, 넘어지는 일이 발생했다. 나오미 캠밸 외에도 킬 힐을 착용한 모델들이 워킹 중 넘어지는 사고가 심심치 않게 발생하며 한때 패션계에는 킬 힐 바이러스(kill heel virus)라는 말이 퍼지기도 했다.

하이힐은 체형을 보완해주는 만큼 신체를 변형시킨다는 단점도 가지고 있다. 신발코가 좁고 굽이 높은 신발을 장시간 착용하면 체중이 앞 발바닥으로 쏠려 하이힐 착용자는 심한 통증과 척추 및 관절 질환을 경험하게 된다. 이때 굽이 높을수록 신발의 각도가 커지고 발에 작용하는 부담감도 높아진다. 발꿈치가 장시간 들리는 하이힐의 특성상 발가락 부분에 압박이 가해져 무지외반증을 겪을 수도 있다. 무지외반증에 걸리면 새끼발가락이 안쪽으로 말리기도 하고, 발톱이 빠지거나, 엄지발가락 뼈가 바깥으로 굽는 증상이 발생한다. 또한, 전문가들의 의견에 따르면 하이힐로 척추가 삐뚤어지면 정상적인 신경이 압박받아 신경과 연결된 장기 대사활동이 방해받고 이로 인해 위장장애를 겪을 확률이 70% 이상 높아진다. 이 외에도 자세 불균형과 하체 비만 등의 악영향을 받을 수 있어 하이힐 착용에 주의가 필요하다.



 

▲베르사이유 궁전 내부에 화장실이 따로 존재하지 않아 왕족과 귀족들은 인적이 드문 궁 밖의 정원 도는 복도에서 실례를 했다 ⓒ wikimedia commons

 

 

역사 속 하이힐
 

최초의 하이힐은 기원전 4세기에 그려진 것으로 추정되는 그리스 테베 고분 벽화에서 발견됐다. 이 벽화에 의하면 여자가 아닌 남성이 하이힐을 신고 있었으며, 그 후로도 남자들이 하이힐을 즐겨 신은 기록이 발견됐다.

단순히 굽이 높은 구두라는 의미의 하이힐 역사는 고대 그리스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대 그리스 극작가 아이스킬로스가 무대 위의 배우들을 돋보이게 하려고 코르토르노스(Korthornos)라는 통굽 구두를 신겼다. 이후 말안장에 발을 거는 고리인 등자가 개발되면서 통굽 구두는 남성들에게 애용됐다. 실제로 하이힐은 중세시대 유럽에서도 남성들에 의해 착용 됐다. 말을 타고 다녔던 당시 남성들은 등자에 발을 넣었을 때, 고정이 잘 되는 하이힐을 애용했으며, 하이힐의 뾰족한 구두 굽으로 말을 걷어차 빨리 달리게 했다.
 

하수시설과 화장실이 없던 15세기 무렵 유럽에서는 오물을 피하기 위한 방안으로 남녀 모두 하이힐을 사용했다. 유럽 거리는 수로 시설이 발달되지 않아 흘러넘친 각종 오물로 가득했다. 시민들은 오물들을 최대한 피하고자 굽이 높은 신발을 착용했다.

로코코 시대인 17세기 프랑스 국왕이었던 루이 14세도 하이힐을 즐겨 신었다. 당시 루이 14세가 하이힐을 애용했던 이유에 대해서는 두 가지로 예측된다. 저자 김지룡 평론가가 선보인 사물의 민낯에 의하면 루이 14세는 자신의 다리를 사랑하는 나르시시스트로, 다리를 뽐내기 위해 수백, 수천 켤레의 구두를 구입해 신고 다녔다. 신분이 높은 사람은 굽이 높은 구두를 신어야 했던 로코코 시대에 귀족인 루이 14세에게 하이힐은 선택의 문제가 아닌 필수 사항이었다. 또한, 당시 여성들은 바닥을 끌 정도로 긴 치마를 입고 다녀 아무리 화려한 구두를 신어도 타인에게 보여 줄 수 없었다. 그래서 17세기에 선보여졌던 하이힐은 여성용이 아닌 남성용이 훨씬 화려하고 아름다웠다. 또 다른 이유로는 작은 키에 열등감을 느낀 루이 14세가 자신의 작은 키를 감추기 위해 하이힐을 신었다고 꼽히고 있다. 루이 14세는 개최되는 연회에 참석할 때마다 하이힐을 신었고, 왕이 즐겨 신는 하이힐은 귀족들에게도 유행하게 됐다. 또한, 당시 유럽인들은 화장실을 집 안에 두는 것을 야만스러운 것으로 생각했고 이는 루이 14세가 거주했던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베르사유 궁전 내부에 화장실이 따로 존재하지 않아 왕족과 귀족들은 인적이 드문 궁 밖의 정원 또는 복도에 실례를 했다. 화려하고 아름다운 베르사유 궁전은 각종 오물로 인해 악취로 물들었고 왕족과 귀족들은 바닥에 버려진 오물을 피하기 위해 하이힐을 착용하기 시작했다. 오물을 피하고자 착용했던 하이힐은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의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여성들이 하이힐에 주목하기 시작한 시점은 루이 15세의 애첩 퐁파두르 부인이 하이힐을 패션 아이템으로 활용하면서부터다. 로코코 문화의 완성자 또는 문화예술 후원자로 유명했던 퐁파두르 부인은 패션 리더로 손꼽혔다. 그는 굽 높은 구두를 루이 힐이라 말했으며, 자신만의 굽 높은 구두를 제작해 착용했다. 퐁파두르 부인의 패션 감각이 담긴 하이힐은 많은 사람이 따라 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고 오늘날 하이힐의 원조로 꼽힌다.

이후 1954년, 프랑스 디자이너 로제 비비에(Roger-Henry Vivie)가 스틸레토 힐을 제작했다. 조각을 전공한 그는 구두 뒷굽을 조각품 선보이듯 칼처럼 가늘고 아찔하게 높은 스틸레토 힐과 그 외에도 다양한 사물 형태를 모티브로 한 구두를 선보였다. 그전까지 선보여지던 구두의 형태와 재질의 통념을 깬 파격적인 디자인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최근 하이힐은 여성의 전유물로 사용되고 있다. 많은 남성은 작은 키를 보완하기 위해 하이힐 대신 키높이 구두와 깔창을 이용한다. 신발의 종류는 달라졌지만, 과거부터 이어져 온 높은 신발의 인기는 신장을 보정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남녀를 불문하고 사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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