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숨 가빴던 46시간, 동맹 복원과 강화에 주력
[이슈메이커] 숨 가빴던 46시간, 동맹 복원과 강화에 주력
  • 손보승 기자
  • 승인 2022.05.31 09: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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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문제 및 경제 안보 공감대 확인
정상 간 밀착 행보 통한 호흡 과시

[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숨 가빴던 46시간, 동맹 복원과 강화에 주력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11일 만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만남을 통해 외교무대 데뷔전을 치렀다. 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과 3일을 함께하며 산업과 경제, 안보를 아우르는 일정을 소화했다. 한미 정상은 사흘간의 동행으로 한미 동맹을 안보 분야에서 경제·기술 분야로 확대하는 패러다임 전환의 주춧돌을 놓았다고 평가받는다.
 
 
ⓒ2022 제20대 대통령실
ⓒ2022 제20대 대통령실

 

가장 두드러졌던 ‘경제 안보’ 행보
한미 정상의 2박 3일을 한 단어로 설명하면 ‘반도체’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한국 반도체의 심장’으로 불리는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을 찾아 양측의 반도체 기술 협력을 강조했다. 미국 현직 대통령이 한국 내 반도체 공장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 바이든 대통령이 함께 공장을 시찰하고 세계 최초로 양산 예정인 차세대 GAA(Gate-All-Around) 기반 3나노 반도체 시제품에 함께 서명하는 모습은 ‘반도체 동맹’으로서의 두 나라의 관계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윤 대통령은 반도체 공장 시찰 후 연설에서 “한미 관계가 첨단기술과 공급망 협력에 기반한 경제 안보 동맹으로 거듭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다음날 한미 공동성명에서도 전략적 경제·기술 파트너십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반도체와 배터리 등 주요 품목뿐 아니라 화석 연료, 농축 우라늄 등 에너지 공급망 확보를 위한 한미 공동의 노력을 약속한 것이 골자였다. 윤 대통령은 “경제가 안보, 안보가 곧 경제인 시대”라며 기조 변화에 당위성을 부여했다.
 
아울러 바이든 대통령은 방한 마지막 날 오전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공동 기자회견에 나섰다. 미국에 2025년까지 로보틱스 등에 50억 달러를 추가로 투자하겠다는 현대차의 이날 발표에 환영 인사를 전하며 협조를 약속했다. 이는 국제질서에서 갈수록 경제 안보의 중요성이 커지는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읽힌다. 이와 함께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바이든 대통령이 국내에 투자 유치 성과를 부각하려는 행보라는 분석도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을 찾아 양측의 반도체 기술 협력을 강조했다. ⓒ2022 제20대 대통령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을 찾아 양측의 반도체 기술 협력을 강조했다. ⓒ2022 제20대 대통령실

 

북한의 실질적 확장 억제에 방점
방한 일정에 비무장지대(DMZ) 방문은 포함되지 않았다. 지난 2012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2019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등 역대 미 대통령들은 방한 시 DMZ를 찾는 것으로 대북 메시지를 발신했던 것과는 구분된다. 대신 낙점된 곳은 오산의 공군작전사령부 예하 항공우주작전본부(KAOC)였다. KAOC는 전시에 한미가 정찰과 공격 및 방어작전을 지휘하는 사령탑으로, 미 대통령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도 KAOC 방문에 함께했다.
 
특히 이번 회담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고조에 달한 가운데 열렸다. 북한의 7차 핵실험 준비 동향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징후가 뚜렷한 가운데 두 정상이 회담을 중단하고 합동 지휘에 나서는 ‘플랜B’까지 마련해두는 등 긴박한 상황이 이어졌다. 이 때문에 회담에서 도출된 대북 메시지는 강경하고 단호했다. 윤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안보는 결코 타협할 수 없다는 공동의 인식 아래 강력한 대북 억지력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데 공감했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는 북한 도발에 맞서 미국의 핵우산뿐 아니라 다양한 전략 자산의 한반도 전개도 포함해 논의하기로 했다.
 
또한 양국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공동의 목표로 설정했다. 지난해 5월 공동성명에 포함했던 ‘판문점 선언’은 이번 성명에서 제외해 눈길을 끌었다. 다만, ‘평화적이고 외교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의 길’이라는 표현으로 북한과의 대화 재개 가능성은 열어뒀다. 바이든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보낼 메시지를 묻자 “헬로(Hello)”라고만 답한 것처럼 이제는 북한이 응답할 차례라는 것이 두 정상의 인식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호흡’을 과시하면서 비교적 무난한 데뷔전을 치렀다는 평가를 받았다. ⓒ2022 제20대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호흡’을 과시하면서 비교적 무난한 데뷔전을 치렀다는 평가를 받았다. ⓒ2022 제20대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 무난한 외교 데뷔전
이번 정상회담은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이전 이후 첫 정상회담이자 윤 대통령의 국제 외교무대 데뷔전이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46시간 동안 체류하는 동안 상당수 일정을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소화하며 한미 정상 간 밀착 행보를 보였다. 이밖에 국립현충원 참배를 통해 ‘혈맹’ 의미를 부각하고,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윤 대통령 주재 공식 만찬에서 우의도 다졌다. 2박 3일간의 일정 동안 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과의 ‘호흡’을 과시하면서 비교적 무난한 데뷔전을 치렀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통령실 관계자 역시 기자단 브리핑에서 정상회담 성과를 자평하며 “두 정상이 깊이 있는 대화를 했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과 국정 철학과 가족의 소중함, 반려견 이야기를 함께 나누며 인간적인 교류를 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미 동맹이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도약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야권에서는 바이든 방한 기간 화기애애한 모습에 비해 정상회담의 내실은 빈약했다고 공세를 펴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고용진 공보단장은 논평에서 “회담의 가시적 성과가 명확지 않아 외화내빈에 그쳤다는 우려를 하게 한다”면서 “북핵 대응은 정치적 수사에 그쳤다. 북핵 위협을 해소할 창조적 해법도, 북핵 해결을 위한 적극적 의지도 불분명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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