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_ Cover Story] 5년 만의 정권 교체, 공정의 시대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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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보승 기자
  • 승인 2022.03.28 13: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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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인

[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5년 만의 정권 교체, 공정의 시대 개막
 
제20대 대한민국 대통령선거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됐다. 정치 입문과 동시에 대선 출마를 선언한 지 불과 8개월 만이다. 윤 당선인은 검찰총장 출신 최초의 대통령이자 1987년 개헌 이후 처음으로 국회의원 경험이 없는 대통령이라는 수식어도 얻게 됐다. 이를 두고 대통령 탄핵으로 와해된 보수 진영을 재건할 ‘구원투수’로 등판한 것이 이변을 낳은 신호탄이 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국민의힘

 

역대 최소 0.73%p 차이 신승
2022년 대한민국 민심은 5년 만의 ‘정권 교체’를 택했다. 윤석열 당선인은 대선 개표를 100% 완료한 결과, 유효 투표의 48.56%인 1,639만여 표를 얻어 47.83%를 득표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1,614만여 표)를 약 0.73%p차로 따돌리며 승리했다. 역대 대선 중에서 2위와 가장 적은 득표율 차이다. 이전 격차가 가장 적었던 대선은 1997년,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후보와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가 맞붙었을 때다. 당시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후보는 40.27%의 득표율로 38.74%를 얻은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를 상대로 신승을 거뒀다.
 
9일 오후 8시쯤 시작된 개표 초반만 하더라도 이 후보가 우세한 흐름을 보였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격차가 좁혀지면서 개표 시작 4시간 20여분만인 10일 오전 0시31분쯤 처음으로 윤 당선인이 이 후보를 앞서기 시작했고 이후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개표 순서상 관내 사전투표에 이어 본 투표 개표가 진행되며 윤 후보의 득표율이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전투표에서는 이 후보 지지자들의 투표가 상대적으로 많았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편 이번 대선투표율은 77.1%를 기록했다. 총 선거인 수 4,419만 7,692명 가운데 3,407만 1,400명이 투표했는데, 이는 지난 2017년 19대 대선(77.2%)보다 0.1%포인트 낮은 수치다.
 
 
승리 소감을 밝히며 윤석열 당선인은 “대통령직을 정식으로 맡게 되면 헌법정신과 의회를 존중하고 야당과 협치하면서 국민을 잘 모시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국민의힘
승리 소감을 밝히며 윤석열 당선인은 “대통령직을 정식으로 맡게 되면 헌법정신과 의회를 존중하고 야당과 협치하면서 국민을 잘 모시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국민의힘

 

국민의힘은 윤석열 당선인의 대선 승리로 정확히 5년 만에 ‘탄핵의 늪’을 극복하고 정권 교체를 이루는데 성공했다.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정권재창출에 실패해 5년 만에 정권을 내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13대부터 19대까지 7차례 치러진 대선에서 보수와 진보 진영은 10년 단위로 번갈아 정권을 잡았다.
 
윤석열 당선인은 당선 직후 서초구 자택에서 나와 당 개표상황실이 차려진 국회 도서관으로 이동했다. 윤 당선인은 “이번 승리는 위대한 국민의 승리라고 생각한다”며 “대통령직을 정식으로 맡게 되면 헌법정신과 의회를 존중하고 야당과 협치하면서 국민을 잘 모시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윤 당선인은 “경쟁은 일단 끝났고 우리 모두 힘을 합쳐서 국민과 대한민국을 위해 하나가 되어야 한다”며 “마지막까지 함께 또 멋지게 뛰어준 우리 민주당의 이재명 후보, 정의당의 심상정 후보에게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이재명 후보는 윤 후보의 당선이 유력해지자 민주당사를 찾아 “윤 후보에게 축하의 인사를 보낸다”며 결과에 승복한 뒤 “분열과 갈등을 넘어 통합과 화합의 시대를 열어주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결과에 승복한 뒤 “분열과 갈등을 넘어 통합과 화합의 시대를 열어주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결과에 승복한 뒤 “분열과 갈등을 넘어 통합과 화합의 시대를 열어주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치 입문 254일 만 대통령으로 ‘직행’
대한민국 미래 5년을 책임지게 된 윤석열 당선인은 지난해 3월 검찰총장에서 사퇴하고 정치에 입문한지 254일 만에 대통령에 당선됐다. 첫 선출직 출마를 통해 대권을 거머쥔 것도 전례가 없는 일이다. 이는 ‘여의도 정치’에 대한 뿌리 깊은 반감이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아울러 첫 검찰총장 출신이자, 1987년 개헌 이후 처음으로 국회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 경력이 없는 대통령으로도 이름을 올리게 됐다. 앞선 13∼19대 전·현직 대통령들이 모두 국회의원직을 최소 1차례 이상 경험했고 대부분 당대표까지 역임하며 여의도 정치에서 리더십을 인정받은 것과 달리, 의회 정치 경력이 전무한 대통령이 탄생한 것이다.
 
윤석열 당선인은 1960년생으로 서울 출생이다. 1남 1녀 중 첫째로 태어난 그는 유년 시절 경제학자의 꿈을 꾸기도 했으나, ‘더 구체적인 학문을 하라’는 아버지의 권유로 충암고를 거쳐 서울대 법대에 진학했다. 부친은 한국 사회의 소득 불평등에 대해 오랜 시간 연구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다. 대학 4학년 때 사법시험 1차에 합격했으나 2차에서 떨어진 후 9수 끝에 1991년 만 31세의 나이로 제33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이후 사법연수원 23기 수료 후 1994년 검사로 임용된 윤 당선인은 8년 만에 사표를 내고 대형 법무법인에 들어갔지만 1년 뒤 다시 검찰로 돌아왔다.
 
 
윤석열 당선인은 검찰 생활 내내 ‘특수부 검사’ 생활을 하며 권력 중심부를 타격하는 대형 수사를 맡아 능력을 발휘해왔다. ⓒ윤석열 국민캠프
윤석열 당선인은 검찰 생활 내내 ‘특수부 검사’ 생활을 하며 권력 중심부를 타격하는 대형 수사를 맡아 능력을 발휘해왔다. ⓒ윤석열 국민캠프

 

윤 당선인은 검찰 생활 내내 ‘특수부 검사’ 생활을 하며 권력 중심부를 타격하는 대형 수사를 맡아 능력을 발휘해왔다. 특히 2013년 수원지검 여주지청장으로 근무하던 중 ‘국정원 여론 조작 사건’ 특검의 수사팀장으로 활동하며 상부의 외압을 폭로해 대중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당시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한 자리에서 그는 “나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라고 말하며 ‘강골 검사’의 이미지를 각인시켰고, 이 발언은 현재까지 ‘윤석열’을 상징하는 하나의 문구가 되었다. 이 사건의 여파로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받은 윤 당선인은 대구고등검찰청 평검사로 좌천됐다. 하지만 대통령을 탄핵에 이르게 한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특검에서 활약하며 그는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후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2017년 5월 서울중앙지검장에 임명되었고, ‘적폐 청산’ 수사의 성과를 거둬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 인사들의 열렬한 지지와 신임을 받았고, 2019년 7월 검찰총장으로 임명되었다.
 
문재인 정부는 윤 당선인이 총장 시절 ‘검찰 개혁’의 주역이 되기를 기대했지만 임명 직후부터 ‘조국 사태’를 겪으며 정권과 갈등을 빚기 시작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도 여러 차례 충돌한 끝에 임기를 4개월여 앞둔 지난해 3월 4일 스스로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이는 역설적으로 ‘반문’ 진영의 상징으로 윤 당선인의 정치적 몸집을 키우는 계기가 됐다. 검찰총장 사퇴 이전부터 각종 차기 대선 후보 여론조사에 등장했으며, 작년 6월 29일 대선 도전을 선언했고 11월 당내 경선을 거쳐 대선 후보로 선출됐다.
 
 
이번 대선은 초박빙 구도가 개표 마지막 순간까지도 이어졌고, 역대 가장 적은 득표율 차이로 끝이 났다. ⓒ국민의힘
이번 대선은 초박빙 구도가 개표 마지막 순간까지도 이어졌고, 역대 가장 적은 득표율 차이로 끝이 났다. ⓒ국민의힘

 

‘여소야대’ 정국 속 ‘협치’ 절실
윤석열 당선인의 차기 정부 앞에는 만만치 않은 과제들이 기다리고 있다. 2년 넘게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코로나19 방역 대응을 비롯해 지친 국민들을 일상회복으로 이끌어야 하는 일이 급선무다. 민생의 벼랑 끝에 몰린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에게 적절한 버팀목을 제공하는 게 절실하다. 윤 당선인은 50조원의 ‘통 큰 지원’을 약속했지만, 재원 대책은 뾰족하지 않은 게 현실이다. 불요불급한 예산 구조조정을 해법으로 내놨지만 박근혜 정부의 ‘증세 없는 복지론’이 실패한 전철을 밟지 않을 묘책을 찾을지는 미지수다.
 
문재인 정부의 최대 실정으로 꼽히는 부동산 시장의 정상화도 난제다. 글로벌 유동성을 흡수하는 여건이 조성되기는 했지만, 집값이 치솟으면서 전·월세 부담과 세금부담이 연쇄적으로 상승하는 악순환의 연결고리를 끊어내는 카드를 제시하는 게 윤석열 정부의 핵심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선거 과정에서 극심했던 진영 갈등을 봉합하고 통합의 정치를 통해 국론을 하나로 모으는 일도 요구받고 있다. 기존 선거 지형을 규정했던 지역갈등과 이념갈등의 색채가 다소 옅어진 틈새를 세대와 젠더 이슈가 파고든 것이 이번 대선의 특징이었는데, ‘이대남(20대 남성)’의 지지세를 다지는 과정에서 페미니즘 이슈와 거리를 두며 여전한 젠더 갈등의 불씨를 남긴 것은 숙제다. 대선 과정에서는 지지층 결집을 위한 전략적 선택이 불가피했다면, 당선 이후에는 ‘국민 모두의 대통령’으로 자리매김해야만 성공한 정부로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선거 과정에서 극심했던 진영 갈등을 봉합하고 통합의 정치를 통해 국론을 하나로 모으는 일은 윤석열 당선인에게 주어진 과제로 꼽힌다. ⓒ국민의힘
선거 과정에서 극심했던 진영 갈등을 봉합하고 통합의 정치를 통해 국론을 하나로 모으는 일은 윤석열 당선인에게 주어진 과제로 꼽힌다. ⓒ국민의힘

 

이른바 ‘협치’를 국정운영의 중심에 둬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민주당이 172석의 압도적 과반을 점하고 있어 임기 전반부에는 ‘여소야대’ 정국이 불가피한 탓에 국정운영 동력 확보를 위해선 거대 야당의 협조가 절실한 상태다. 거대 야권의 도움 없이는 조직개편 및 국정과제 입법은 물론이고 내각 인사부터 줄줄이 벽에 부닥칠 수밖에 없다. 최고지휘봉은 현직 대통령에 쥐어져 있지만, 여의도 의회를 거치지 않고서는 국정의 마침표를 찍을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외교안보 부문에서는 대대적인 노선 전환이 예상된다. 무엇보다 ‘한·미동맹’이라는 근간을 다지면서 북한의 비핵화를 압박하는 기존 보수정권의 정책으로 유턴할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는 윤 당선인이 “힘을 통한 평화를 추구하겠다”고 발언한 것을 소개하면서 북한과의 대화를 중시한 전임 정부의 진보적 기조를 뒤집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윤 당선인은 외교의 시작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로 시작했다. 두 사람은 북한 문제에서의 공조를 약속하고 우크라이나 사태 등 국제 현안에 대한 협력 의지를 다졌다. 이 과정에서 북한의 강한 반발을 불어오면서 남·북관계가 다시 경색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는 점은 윤석열 정부 외교안보 정책의 ‘뇌관’이 될 수 있다.
 
민심은 이번 대선을 통해 ‘정권 교체’의 깃발을 선택했지만 그 ‘무게추’는 절묘했다. 새로운 보수정권에도 독주를 허용하지는 않겠다는 경종인 셈이다. 윤 당선인이 이러한 표심을 정확히 해석하고, 정치 입문 이후 줄곧 강조해 온 ‘공정’과 ‘상식’의 가치를 바탕으로 통합적이고 전향적인 발걸음을 내딛어 국민의 사랑을 받는 지도자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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