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1인 체제의 시대, 집에서 시작되는 문화, 홈루덴스
[이슈메이커] 1인 체제의 시대, 집에서 시작되는 문화, 홈루덴스
  • 고주연 기자
  • 승인 2019.08.13 08: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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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고주연 기자]

 

1인 체제의 시대, 집에서 시작되는 문화, 홈루덴스

               
삭막한 현실에 손써서 떠나는 여행, 1인 취미 수요도 증가   

 

ⓒPhoto by Kelly Sikkema on Unsplash
ⓒPhoto by Kelly Sikkema on Unsplash

 

 

        
8월은 그 동안 쌓인 스트레스와 울화를 씻어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산으로 바다로 눈길을 돌린다. 하지만 이번 여름에는 호캉스, 피서지 등 여름철 휴가 패턴에 반기를 들고 최종 목적지를 집으로 결정한 사람이 늘어나 화제다. 집(home)을 취미와 여가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내면의 공간으로 여행을 떠나고자 하는 홈루덴스(Home Ludens)'족이 그 배경이다.  

 

홈루덴스 트렌드로 관련 시장 열기 후끈            
네덜란드의 인류학자 요한 하위징아는 인간의 놀이하며 유희하는 존재라는 의미의 ‘호모 루덴스(HomoLudens)’를 말한 바 있다. 그는 인류의 문화 탄생과 번영의 원인으로 놀이를 지목한다. 그에 따르면 종교, 법률, 경기, 전쟁, 철학, 예술 등 인간과 사회의 다양한 영역이 인간의 놀이 와 교류를 통해 발전했다. 하지만 2019년엔 그의 견해가 다소 한정적인 느낌이 들 수도 있다. 적어도 현대인의 절반은 교류가 아닌 단절 휴가가 아닌 휴식을 원하기 때문이다. 얼마 전 국내 모 온라인 쇼핑몰 조사는 이번 여름휴가로 호텔보다 집을 선호한다는 사람이 응답자의 60%에 가까운 수준으로 드러났다. 또 다른 한 조사에 따르면 ‘여가시간에 바깥보다 집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더 길다’라고 말한 사람도 70% 수준에 달했다. 이와 같은 최근의 지표는 주어진 자유 속에서 자신이 위치하고자 하는 공간으로 집을 우선하는 사람이 상당수임을 시사한다.
 

이에 따라 최근 등장한 홈루덴스(Home Ludens)가 주목받고 있다. 홈루덴스란, 집(home)에서 놀이를 취미로 즐기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로 앞서 하위징아가 언급했던 ‘놀이하는 인간’이라는 뜻을 가진 호모루덴스의 파생어다. 홈루덴스는 기존의 성행하던 혼술, 혼밥 등의 트렌드와도 유사점이 있지만 본질은 다르다. 기존의 혼밥, 혼술, 홈카페, 홈트레이닝 등 단순히 먹고 움직일 자유를 원하는 인간의 기본적 욕구를 반영한다면, 홈루덴스족의 목표 의식은 혼자만의 공간에서 혼자 놀기에 더 가깝다. 그들의 이러한 욕구는 최근 라이프스타일에 주요한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는 것이 관련 산업 전문가들의 주된 반응이다. 국내 모 인테리어 유통업계의 관계자는 “최근 집에서 손수 만드는 시공 인테리어 상품(DIY) 품목별 주문량이 동년 대비 적게는 60%에서 많게는 360%까지 급증했다. 이는 책장, 붙박이장, 테이블과 의자 등 다양한 인테리어 제품을 포함한 수치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내 마케팅 관계자는 홈루덴스족의 전체적 니즈가 공간을 둘러싸고 있다는 사실 자체보다 전체 시장 규모 확대와 더불어 다양해진 연령층 대의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홈루덴스족은 주거지로서의 집을 단순히 물리적 공간이 심미적 공간으로 개척하고자 하는 의사표시를 자신의 집에 투영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여름철 피서지로 호텔보다 집을 선택한 사람이 더 많은 이유에도 휴식을 위한 더 확실한 공간으로 집을 말하는 홈루덴스 트렌드가 상당 부분 반영됐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있다. 

 

 

1인 취미 즐기는 집, 새로운 문화의 본거지 되나  
이런 가운데 하위징아가 말한 놀이의 관점이 현대 사회에는 공간의 확장부터 시작한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국내 한 대학의 영문학과 교수는 “하위징아의 호모루덴스는 놀이라는 매개체로 사회적 동물로서 인간의 소통과 교류의 장을 말하고 있다. 그러나 현대인이 추구하는 놀이 공간은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에 더 가까운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집에서 확산되는 문화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최근 몇 년 간 레고, 프라모델, 피규어 등은 기존 매니아 층 중심의 취미에서 영역을 확대해 하나의 키덜트 문화로 진화한 바 있다. 또한 지속되는 힐링 트렌드에 발맞춰 자수, 비누 제작, 컬러링 북, 스크래치 북, 페이퍼 커팅 등은 꾸준한 인기를 지속하고 있다. 집에서 취미로 서양자수를 한다는 직장인 A씨는 “다른 취미도 비슷하겠지만 집에서 혼자 할 수 있는 취미의 가장 큰 매력은 몰입에 있다고 느낀다. 팍팍한 일상에 마음의 여유가 필요할 때 무언가 손으로 만들어 내는 과정에서 복잡한 머릿속을 깨끗이 씻어내는 느낌이 들 때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대인의 목표했던 작업을 마쳤을 때의 성취감과 해방감으로 일상의 피로를 해소할 수 있는 것도 1인 취미의 매력 중 하나라고 그는 덧붙였다.     
 

이처럼 집에서 즐기는 1인 취미는 심리적으로 정신 건강에 이롭다는 주장도 존재한다. 집에서 혼자 놀기의 특징으로 경쟁을 피하려는 기제와 자기만족적인 성향이 있다고 말한 국내 모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인간이 취미 활동을 통해 일정 시간을 몰입을 지속하게 됐을 때의 심리적 만족감과 더불어 현실의 욕구불만에 대해서 일종의 보상을 얻게 되는 가능성도 있다”며 “최근 사회적으로 나타나는 주요 심리적 성향에는 대인기피 및 고립 욕구가 있다. 또한 잦은 기기 사용으로 조급한 심리상태를 안정시킬 수 있다”고 전했다. 국내의 한 문화예술인문학 전문가에 따르면 과거 주위에 방해 없이 작업에 몰입하기 위해 자신만의 영역을 확보하려는 욕구가 예술가들 사이에서만 나타났다면 최근 1인 취미에 대한 관심과 흥미가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집을 예술가의 작업실처럼 만들고자 하는 현상이 있다. 이처럼 집에서 즐기는 1인 취미는 현대인의 심리적 성향을 나타내고 하나의 문화를 창출하는 것에 있어 그 시사점이 있다고 볼 수 있다. 
 

1인 취미는 삭막한 사회에서 자유와 재미를 추구하며 일시적으로 현실을 회피 하고자 하는 개인적인 바람을 목표로 한다. 여유를 누릴 틈이 없는 사람들의 삶 속에는 개인적 재미를 추구할 자유의 시간이 결핍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런 현실에서 집으로 돌아와 홈루덴스를 실천하는 방법은 지극히 개인적이지만 개인의 상상력을 펼칠 수 있는 무한루트의 의미로서 그 역할을 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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