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전 5세기경, 세계 4대 해전인 살라미스 해전에서 페르시아 대군을 물리친 그리스 해군 제독 테미클레토스는 “바다를 지배하는 자, 세계를 지배한다”라고 했다. 이 말은 21세기인 현재에도 유효한 전략임이 틀림없다. 선진국으로 진입할수록 해양력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과 중국, 일본, 영국 등의 강국들은 뛰어난 과학 기술을 바탕으로 강력한 해양력을 지니고 있다. 또한, 이러한 해양력을 바탕으로 다수 국가의 잠수함들이 지정학적으로 중요시 되는 한반도 해역에서 각국의 이익을 위해 은밀하게 활동 중이다. 이런 현실에서 대한민국의 해양력과 영해수호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짐작할 수 있다.

한반도 해역에서 활동 중인 잠수함들을 탐지하고 대한민국 해양 주권을 유지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요소는 수중음향이다. 또한, 해양원격탐사 및 해양레저산업과 같은 국내 해양 산업이 발전할수록 해양음향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육상과 우주에서는 물체를 탐지하거나 정보의 송수신을 위해 전파를 사용한다. 하지만 수중에서는 전파가 급속하게 감쇠하여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해양 탐사와 수중 표적 탐지에는 음파가 사용된다. 문제로는 음파는 해양환경의 시공간적인 변동에 아주 민감하게 반응하며 크기와 전파양상이 변화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해양환경 변동에 따른 음파전달 변동연구는 수중음향의 효과적 이용을 위해 필수적이다.

한양대학교 해양음향연구실 최지웅 교수는 해양음향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해양음향연구실의 연구 분야는 두 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는 국방 관련 분야로 능동 소나(송신한 소리가 표적에 반향되어 되돌아오는 것을 수신하여 표적을 탐지하는 시스템) 및 수동 소나(표적이 만들어내는 소리를 수신하여 표적을 탐지하는 시스템)를 대상으로 잔향음 및 표적 신호 시뮬레이션, 수중무선통신, 최적탐지를 위한 센서 최적배치 연구와 시·공간적 해양환경 변동에 따른 음향배열 성능변동 연구이다. 두 번째는 민수 관련 분야로 초음파를 이용한 적조 조기탐지 기술개발과 고농도 부유 퇴적물 탐지, 해양구조물 등에 의해 발생되는 수중소음 전달특성 연구이다.

해양음향연구실은 현재까지 어뢰 수신부의 음향신호 시뮬레이션 개발과 항만방어시스템에 적용하기 위한 음향특성 연구 등 수중음향과 관련된 다양한 연구를 성공적으로 진행해왔다. 또한, 최지웅 교수는 해외의 수중음향 선진연구기관과 유기적 관계를 유지하며 국제공동연구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오고 있다.

최지웅 교수는 “국가에 도움이 되는 연구를 하자는 목표로 연구활동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그만큼 올해에도 국책연구소와 기업체, 나아가 해외 선진 수중음향연구기관과 공동연구를 수행할 예정입니다”라고 밝혔다. 일례로 5월에는 미국 스크립스 해양연구소, 한국 해양과학기술원과 함께 제주도 남방 해상에서 대규모 해양음향실험을 수행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해상풍력발전소의 수중소음 특성연구와 해저 퇴적층 음향특성 추정 모델개발 등 다양한 연구를 계획 중인 최지웅 교수의 끝없는 연구 행보에 한국 해양음향산업의 발전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