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가슴과 냉철한 분석력, 명장 신치용 감독
뜨거운 가슴과 냉철한 분석력, 명장 신치용 감독
  • 박병준 기자
  • 승인 2013.05.27 12: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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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을 아끼고 사랑한는 진정성, 그것이 팀을 강하게 하는 원동력
[이슈메이커=박병준 기자]

 


뜨거운 가슴과 냉철한 분석력, 명장 신치용 감독

팀을 아끼고 사랑한는 진정성, 그것이 팀을 강하게 하는 원동력

 


 

 

스포츠계에는 그 분야에서 뛰어난 성적과 함께 두각을 드러내는 팀이 있다. 메이저리그의 뉴욕 양키스, 프리미어리그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1의 레드불 레이싱팀. 대한민국 프로배구리그인 V리그에서는 단연 삼성화재블루팡스가 최고의 경기력과 함께 6년 연속 우승으로 프로배구 최강팀임을 증명했다. 삼성화재의 신치용 감독은 한국 배구계 최고의 명장으로 축구계의 전설적인 감독, 알렉스 퍼거슨과 비견된다. 19년째 삼성화재를 이끌며 15번의 우승을 일궈낸 그에게서 명장의 리더십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V리그 6연패를 달성하셨습니다. 여섯 번째 연속 우승은 어떤 느낌입니까?

 

“당연히 행복한 기분입니다. 우승은 늘 기쁘고 하고 싶은 것입니다. 해도 해도 끝이 없는 욕심이 생기죠. 선수들이 훈련으로 고생한 것이 우승이라는 결과로 보람을 찾게 됩니다. 하지만 하면할수록 우승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생기게 됩니다. 조금만 여유를 갖거나 나태해지면 우승은 멀어진다고 생각해요. 우리는 구성원이 강하지 않기 때문에 떨어지면 다시 올라오기 쉽지 않아서 어떻게든 정상에서 버텨야 합니다.”

 


신인 드래프트 역순제로 삼성화제의 전력은 꾸준히 하락하는 것이 정상이지만 계속 우승을 이어오고 계십니다. 무엇이 우승을 이어갈 수 있게 했다고 생각하시나요.

“첫 번째는 훈련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경기력인데 경기력은 훈련으로 만들어지는 거지, 공짜로 되는 것이 아니에요. 훈련을 하고 그걸 경기력으로 나타내는 것은 팀워크입니다. 제가 제일 중시하는 것이 팀워크에요. 팀워크보다 좋은 전술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팀워크를 만들기 위해 선수들이 훈련도 많이 해야 하지만 배구도 사람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람관계가 중요해요. 선수와 선수의 관계, 선수와 스탭의 관계, 구단과의 관계. 선수와 스탭과 구단 각자가 제 자리에서 제 역할을 할 때 가장 강력한 팀워크가 나오는 것입니다.”

 


가빈 선수가 빠진 이번시즌, 삼성화재가 4, 5위로 시즌을 마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엎고 V리그 통산 7회 우승, 6연패 위업을 달성하셨습니다.

“‘전력 차’라는 것은 종이 한 장 차입니다. 우승을 하다 보니 드래프트 역순제로 인해 항상 말번이 되고, 좋은 선수를 뽑기 힘든 것은 사실입니다. 평가하는 사람들은 ‘삼성화재가 4~5위정도 할 것이다’라고 객관적인 전력을 평가하겠죠. 올해 한 팀 늘어나니까 5~6등 정도라고 보겠네요. 제가 봐도 선수 면면만 보면 5~6등 수준입니다. 그래서 저는 철저하게 분업화시킨 배구를 해요. 분업화를 많이 시키다보니 용병사용 빈도가 높아지죠. 용병은 절대 공격위주의 플레이를 하도록 해요. 처음에 안젤코가 왔을 때에도 무늬만 용병 데려왔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좋지 못한 용병을 데려와서 삼성화재가 일부로 꼴찌를 해서 좋은 선수를 받으려고 한다고 했죠. 그런 안젤코 데리고 2년 우승했어요. 그 후 안젤코가 일본으로 가니 사람들은 안젤코가 없는 삼성화재는 끝났다는 이야기를 했죠. 그리고 가빈을 데려왔는데 가빈은 현대나 LIG에서 지명을 못 받은 선수였습니다. 하지만 제가 보기에는 우리 팀에 잘 맞는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가빈을 데려와서 또 3년간 우승을 했어요. 가빈이 간 뒤에 새로운 용병으로 레오가 와있었는데 연습게임에서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죠. 그걸 보고 이제는 정말 삼성화재가 뭐있냐는 평가를 하더군요. 하지만 결국 우리는 우승을 차지했고 레오는 챔피언결정전 MVP가 됐습니다.”

 


선수 시절 빠른 은퇴와 함께 지도자 생활을 시작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 계기가 있으셨나요.

 

“83년 겨울리그 시작될 때 코치로 지도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당시에는 프로라는 것은 없고 선수로 뛰다가 회사에 입사하는 형태였어요. 저는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그렇다고 못하지도 않는 눈에 띄지 않는 선수였죠. 겨울리그가 생길 때 감독님인 양인택 선생님께 2~3년만 열심히 하고 회사 근무를 하겠다고 말했어요. 당시에 남자 실업팀은 한전, 금성배구단, 종합화학 3팀뿐인데다, 1년에 몇 경기 안 하고 절반 이상을 놀다보니 배구에 인생을 거는 것은 무모하다고 생각했어요. 게다가 회사 근무를 하려고 체육과가 아니라 행정학과를 나왔거든요. 원래부터 그쪽으로 인생을 설계했습니다. 그런데 감독님이 저를 보고 ‘선수보다 지도가 적성에 맞을 것 같다’며 코치를 하라고 했어요. ‘선수 그만두고 코치해라’라는 감독님 말씀에 ‘저를 믿습니까?’라고 되물었어요. 감독님이 믿는다고 그래서 열심히 해보겠다고 하고 코치를 시작한 겁니다. 그렇게 30년이 지났네요.”

 


신치용 감독님의 훈련스타일은 지옥훈련으로 유명한데요. 강한 훈련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이 불평불만 없이 팀워크가 좋을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인가요?

“그렇게 훈련을 강하게 하는데 어떻게 팀워크가 좋으냐는 말을 많이 듣는데 저는 진정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선수들에게 고생을 시키더라도 ‘정말 내가 선수들을 아끼고 팀을 사랑한다’는 것을 선수들이 느끼게 한다면 언젠가는 진심이 통한다고 생각합니다. 용병선수들도 결국 그러니까 통하죠. 처음에는 용병들과 마찰이 있었어요. 저는 훈련을 많이 하라고 말하고 용병들은 그건 힘들다고 말해요. 문화차이가 있다고 느끼죠. 그럼 저는 ‘여긴 삼성화재고 우리 팀은 우리 스타일이 있다’고 말하죠. 우리 체육관에 가면 ‘헌신’, ‘열정’, ‘결속’이 붙어있어요. 그리고 ‘겸병필승(謙兵必勝) 신한불란(信汗不亂)’이 쓰여 있어요. ‘겸손한 병사는 지지 않고 땀은 결코 속이지 않는다’라는 뜻입니다. 가빈이 지난 시즌 중간에 문신을 하고 왔어요. 옆구리에 헌신, 열정, 결속을 한글로 문신하고 와서는 자신은 그걸 인생의 좌표로 삼겠다고 하더라고요. 선수들이 마음에서 우러나서 팀에 헌신하면 팀워크라는 건 무서운 것입니다. 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하지만 팀워크는 선수를 미치게 하죠.”

 


매번 뛰어난 성적을 거두는 삼성화재를 벤치마킹 하려는 다른 팀들의 움직임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삼성화재를 벤치마킹한다는 말이 많은데 사실은 별거 없어요. 원칙을 지키고 정도를 지키는 것, 그리고 선수 간 차별 안 하고 감독이 솔선수범하면 되는 것뿐이에요. 제가 저녁에 아무리 일이 많고 술을 마셔도 다음날 아침 5시 반, 6시면 출근을 해요. 지난 18년 동안 선수들에게 뭐가 가장 괴로웠냐고 물어보면 감독님 잠 안자는 것 때문에 괴롭다, 일찍 나오는 것 때문에 괴롭다고 말하죠. 우리 감독 게으르고 늦게 나온다고 할 사람 한 명도 없거든요. 18년 동안 선수들이 개인적으로 집에 오지 말라고 했습니다. ‘할 말 있으면 사무실에서 해라, 집에 개인적으로 찾아오는 것은 팀워크를 깰 수 있다’라며 집에 찾아오는 선수들에게 돌아가라고 하죠. 진정 저를 위하는 건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훈련 열심히 하는 것이죠. 그런 원칙만 철저히 지키면 아무 문제없습니다. 우리 팀에 제 사위가 있잖아요. 사위가 우리 팀에 온지 3년째인데 그런 원칙을 안 지켰으면 벌써 이런 저런 말이 나왔겠죠.”

 


 

그렇다면 사위인 박철우 선수도 집에 못 찾아오게 하시나요?

“그렇진 않죠(웃음). 박철우야 와이프가 아기를 낳고 우리 집에 와있으니 와야죠. 단지 결혼하기 전에 말한 것이 ‘집에 와서 절대 팀 이야기하지마라, 팀에 와서 절대 집 이야기 하지마라’, ‘두 명 중 한명이 관두기전에는 감독이라고 불러라’라고 했어요. 지금까지 아버지나 장인이라는 소리 한 번도 못해봤죠.”

 



선수들에게 배구뿐 아니라 인생에 대한 말씀을 많이 해주신다고 들었습니다. 주로 어떤 말씀을 많이 해주시나요?

“팀을 아끼고 선수를 아끼면 선수들에게 이거해라 저거해라 이런 말 잘 안합니다. ‘부모님에게 효도해야해’, ‘휴가 나오면 애인한테 가는 것이 아니라 부모님에게 먼저 가야해’ 같은 말을 해줘요. 삼성화재가 우승할 수 없다고 평가 받은 것이 6년째입니다. 그런데 그 6년간 다 우승했어요. 뭘 해야 우승한다는 것은 나도 알고 우리 선수들도 알아요. 그래서 선수들이 희생을 하고 팀에 헌신을 합니다. 고생이 고생으로 끝이 난다면 누가 하겠어요. 이렇게 하면 우승을 한다는 것을 아니까 선수들도 힘든 것을 이겨내고 있죠. 저는 스타라는 것을 인정 안 해요. 선수들 모두 다 스타죠. 삼성화재에 스타는 삼성화재입니다.”

 


경기장에서 선수들에게 호통을 치는 스타일이 아니라 팔짱을 끼고 묵묵히 바라보는 스타일로 유명하신데요.

“경기장에서 작전타임을 해서 마이크가 들어오고 카메라가 들어왔을 때 작전에 대한 설명이 많다는 것은 훈련이 안되어 있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경기장에서 선수들에게 가장 많이 하는 말은 ‘야 너 뭐해!’입니다. 그 한마디로 제가 무엇을 원하고 선수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모른다면 훈련이 안된 거죠. 작전은 별거 없습니다. 작전을 가지고 경기 승패를 논하는 감독은 내공이 없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작전은 뻔해요. 늘 상황은 변하는 거니까 상황에 맞춰서 하는 거죠. 선수들을 지켜봐주는 것이 좋아요. 그런 것이 신뢰라고 생각합니다. 선수들에게도 ‘내가 너보다 많이 아는 것은 없다. 단지 많이 갖고 있는 것은 경험이다’라고 말해요. 저는 선수들을 혼내는 것보다 ‘실망스럽다 이것 때문에 우리가 얼마나 고생을 했느냐’라고 감성적으로 독려해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감독님께서 생각하시는 자신의 리더십은 무엇인가요.


 

“헌신입니다. 팀에 대한 헌신, 선수에 대한 헌신이죠. 저 스스로도 17년 동안 15번 우승시킨 감독이라고 생각하면서 ‘한번 정도 우승 안 하면 어때?’라고 타협을 하면 어떤 선수들이 저를 따라오겠어요. 저 스스로 팀에 헌신하는 마음이 안 되어 있으면 선수들이 안 따르겠죠. 팀에 대한 정성이 있느냐와 없느냐에 따라 결과는 하늘과 땅차이에요. 스탭들에게도 선수들에게 헌신하는 모습을 보여주자고 부탁합니다.”

 

신치용 감독이 근래 들어 가장 안타까운 것은 유소년 선수들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중고등학교에 팀이 있어도 선수들이 8~9명밖에 안 되니 시합을 못 나오는 것을 안타까워하는 신 감독은 정책적으로 유소년 스포츠가 활성화되길 소망하고 있다. 언제나 헌신하는 마음으로 팀을 이끌며 최고의 경기력으로 팬들을 즐겁게 하는 신치용 감독과 삼성화재 배구단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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