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다 vs 나쁘다’ 당신의 선택은?
‘좋다 vs 나쁘다’ 당신의 선택은?
  • 안수정 기자
  • 승인 2013.05.10 15: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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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 이전에 자신에게 맞는 부분 택하는 지혜 필요
[이슈메이커=안수정 기자]

[Right or Wrong]





대한민국 사람들이 전 세계 어느 국가의 사람들과 비교해도 가장 잘 하는 것은 ‘몸에 좋다는 것 찾아 먹기’다. 뽕잎이 몸에 좋다는 소문이 나자 뽕나무들이 이파리 없이 앙상해졌다는 말이 나올 만큼 어디에 뭐가 좋다면 뭐든 다 찾아 먹는다. 허나 몸에 좋다는 비타민도 섭취하면 부작용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새로운 정보에 좋다는 의견이 강하게 나타났다가 반대 의견도 이어서 나타난다. 이처럼 좋다는 의견과 나쁘다는 의견이 극명하게 갈리는 건강, 사회, 문화적인 현상을 살펴보자.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건강에 좋을까?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시한 하루 물 섭취 권장량은 1.5~2ℓ다. 한국은 OECD국가 평균의 2~3배에 해당하는 소금을 섭취하고 있어 물을 더 많이 마셔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풀무원샘물이 소비자 1,09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69.5%는 권장량을 밑도는 수분을 섭취하고 있었다.

하루 2ℓ 이상의 좋은 물을 마셔야 신진대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은 의학계의 정설이었다. 우리 몸은 70%가 수분으로 이루어져있고 물은 인체에 들어가 혈액을 맑게 하고 노폐물을 걸러내며 전해질 이온 농도를 조절한다고 한다. 또한 물을 많이 마시면 ‘피부가 좋아진다’, ‘살이 빠진다’ 등 많은 효과가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와 반하는 의견도 있어 세간의 주목을 집중시킨다.

미국 펜실베니아대 단 네고이아누 박사와 스탠리 골드파르브 박사는 물의 효능에 관해 공동 연구한 결과 대부분의 사람들이 많은 양의 물을 섭취할 필요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미국 신장학회지(JASN)’에 발표했다. 물을 많이 마시면 몸속의 독소가 배출되고 건강해진다고 알려져 왔으나 이런 ‘물의 효능’을 증명할 명확한 근거가 없다고 밝힌 연구진은 “물은 빨리 마시면 소화관을 빠른 속도로 빠져나가 포만감을 줄 수 없을 뿐 아니라 식욕을 억제하는 호르몬이 분비된다는 증거도 없다”며 정반대의 주장을 펼쳤다. 열대건조기후에 사는 사람, 땀을 많이 흘리는 운동선수 등은 많은 양의 물이 필요하겠지만 보통 사람이 건강을 위해 물을 많이 섭취해야 한다는 가설을 입증할 만한 증거는 없었다는 것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대학의 팀 노아케스 박사는 체내에 수분이 너무 많으면 적은 것보다 오히려 건강에 해롭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노아케스 박사는 “운동선수들의 경우 열에 의한 탈수현상이 운동 중이나 경기 중에는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오히려 체내에 물이 너무 많아지면 치명적인 상태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탈수증으로 인한 신체마비는 체내 수분이 15% 이상 줄어들었을 때 일어나지만 이는 사막에서 48시간 동안 물 없이 지낼 때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한다. 반면 체내 수분이 2% 늘어나면 전신에 부종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신체적·정신적 기능이 떨어지게 되며 수분이 이보다 과할 때는 저나트륨 뇌장애가 일어나 의식장애, 발작, 뇌졸중, 혼수상태로 이어질 수도 있다. 노아케스 박사는 운동선수들이 경기 중 갑자기 쓰러져 의식을 잃는 것이 탈수증보다는 체위성 저혈압(Postural hypotension)때문이며 이때 수분을 공급해주는 것은 올바른 처방이 아니라고 전했다. 노아케스 박사는 이 같은 오해가 스포츠음료 회사들의 마케팅전략이 빚어냈다고 지적했다.


대기업이냐, 중소기업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대학생을 비롯해 많은 구직자들은 대기업으로의 취직을 꿈꾼다. 이들이 대기업을 선호하는 이유로는 높은 연봉과 복리후생 등의 처우가 좋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식품관련 중소기업에 다니는 김명희(29·여)씨는 대기업을 선호하는 이유에 대해 “어차피 돈 벌려고 회사 다니는 건데 연봉 높은 대기업이 좋죠”라고 말했고 대학생 손지섭(28·남)씨는 “대기업을 들어감으로써 저의 가치가 올라간다고 생각돼서 선호합니다”라고 응답했다.

하지만 수명연장과 은퇴시기가 앞당겨지면서 평생직장이 보장되지 않는 이 시대에 대기업을 들어간다고 자신의 인생이 안정될 수 있을까? 인터넷의 발달과 함께 대기업으로 성장한 다음이나 네이버 등을 볼 때 성장가능성이 큰 중견기업이나 중소기업을 선택하는 구직자도 많아지는 추세다. 중소기업 취직을 준비 중인 김아라(26·여)씨는 “제 능력을 더 잘 발휘할 수 있는 곳이 좋아요. 요즘은 강소기업이라고 해서 작지만 대기업 수준의 연봉과 복지를 보장하는 기업도 많잖아요. 선택의 폭은 넓다고 생각해요”라고 답했다. 벤처기업에 입사한 신입사원인 김인호(32·남)씨는 “다방면에서 일을 배울 수 있다는 점이 중소기업의 장점”이라고 말한다. “대기업의 경우 조직이 너무 커서 한 가지 일이 처리되려면 많은 손을 거쳐야 합니다. 하지만 중소기업에서는 한 사람이 다양한 업무를 처리하고 일의 진행도 간결해 피드백이 빠르죠.” 이어서 김 씨는 돈에 집착하다보니 실업이 더 많아지는 것 같다며 대학생들이 너무 돈을 따라가지 않았으면 좋겠고 조언했다.

그렇다면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가장 큰 차이는 기회이다. 대기업의 경우 담당업무가 정해지면 다른 업무경험에 대한 기회가 적지만, 중소기업의 경우 다양한 업무를 경험할 수 있다. 특히 대기업은 일반 직원을 전문가로 육성하는 것보다 전문가그룹을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반해 중소기업은 직원들을 전문가로, 관리자로 동시에 육성한다. 이와 같은 이유들로 인해 대기업에 종사하던 직원이 이직을 할 경우 해당직무외의 지식, 경험이 낮아 사회적응이 낮은 편이다. 중소기업의 직원은 다양한 직무를 경험하며 커리어를 쌓기 때문에 퇴직 시 사회적응도가 높은 편으로 분석된다. 게다가 내부경쟁이 심해 승진이 어려운 대기업보다 내부경쟁이 적고 업무 성과에 따라 진급이 빠른 중소기업을 선호하는 구직자들이 많아지는 추세다.


게임은 도움이 된다? 모든 게임은 비교육적이다?

“게임은 공해적 측면이 있다.” 이명박 전대통령이 지난해 2월, 포스트 무역 1조 달러 전략회의에서 남긴 말이다. 이후 교육과학부에서는 학교폭력의 원인으로 게임을 지목하며 규제에 나서는 행보를 보였다. 청소년들이 게임을 즐기는데서 비롯되는 문제는 특히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는 ‘게임 중독’이다. 2010년 목포지역 게임모임 10명이 대구지역에 경쟁 게임모임 회원들을 찾아가 폭행을 가한 일명 ‘현피’사건은 지금도 충격이 가시지 않은 상태다. 권장희 놀이미디어 교육센터 소장은 “아이들이 제시간에 잠을 자고 일어나는 등의 기본적인 일상조차 못할 정도로 게임에 중독되어 부모에게 폭언과 폭력을 행하는 등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며 게임의 문제성에 대해 지적한다.

이에 정부에서는 청소년의 인터넷게임 중독을 예방하기 위하 셧다운제(밤12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만16세미만 청소년은 온라인게임 접속을 금지하는 제도)를 시행하는 등 청소년이 게임에 빠지지 않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과연 게임이 교육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까? 모바일게임 업체인 게임빌에서 제작한 ‘제노니아2’는 미국의 교육용 사이트인 'LearningWorks for kids'에서 ‘어린이 교육에 탁월한 게임’으로 소개되었다. 이 사이트는 제노니아2가 어린이 사고력에 있어서 ‘융통성(Flexibility)’과 ‘구성력(Organization)’ 교육에 적합하며, 학습 기술에 있어서는 ‘이해력(Reading)’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며 유익성을 피력하고 있다. 더불어 ‘앵그리버드’와 ‘컷더로프’ 역시 아이들의 성장발달에 도움을 주는 게임으로 추천하고 있다.

2000년대 초에는 온라인 게임인 ‘거상’과 ‘군주’가 중앙대 상경학부의 ‘비즈니스 컨텐츠 전략론’ 수업의 교재로 채택되었다. 해외에서도 이 같은 사례는 많이 있다. 영국의 연구기관 ‘퓨처랩’은 생활 시뮬레이션 게임인 ‘심즈2’와 놀이공원을 만드는 게임인 ‘롤러코스터 타이쿤’ 등이 아이들에게 삶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며 지능 발달에 도움을 준다고 진단했다. 미국은 10만 곳이 넘는 학교에서 ‘심시티’를 교재로 사용했다. 최근에도 초등학교와 학원을 주축으로 게임을 교육에 활용하는 사례가 많다.

성균관대 심리학과 최훈석 교수는 게임 중독에 빠진 자녀를 걱정하는 부모들에게 “게임 중독은 게임을 못하게 한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며 주변 환경을 먼저 살펴야한다”라고 전했다. 부모들은 게임이라고 해서 반드시 교육에 불필요하다는 생각보다는 교육에 도움이 되는 게임이 무엇인가를 생각해봐야 하며 교육적일 수 있는 환경을 갖춰주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영어조기교육은 엄마의 욕심에서 비롯된다?

최근 영어 학습 열풍으로 자녀들을 조기유학이나 영어캠프로 보내는 부모들이 많아지자 ‘조기유학 및 영어학습 박람회 2013’이라는 전시회가 개최됐다. 물론 부모들의 교육열과 좀 더 정확한 정보제공을 위한 전시회가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영어조기교육이 과연 효과가 있을까?’라는 물음에 시원한 대답을 할 수 있는 부모가 몇이나 될까?

영어조기교육을 찬성하는 입장의 사람들은 어린이가 성인보다 외국어를 더 빨리, 쉽게 배우기 때문에 영어교육은 빠를수록 좋다고 말한다. 그들은 어릴 때 영어를 배우면 ‘발음이 좋다’, ‘어렸을 때 영어를 접하면 나중에 커서 영어 공부를 친숙하게 느낀다’ 등의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요즘 부모들은 3세부터 자녀의 영어교육을 시작한다.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방학을 이용해 해외 어학연수도 보낸다. 아리랑잉글리쉬 홍승연 이사는 “모든 유아는 선천적인 언어 습득 장치인 LAD(Language Acquisition Device)의 활동이 가장 왕성한 18개월에서 6세 사이에 폭발적인 언어 발달과정을 거치며 물리적인 두뇌의 성장 면에서도 가장 중요한 시기인 결정적 시기(Critical Period)를 바로 이 시기에 거치게 됩니다. 따라서 이 중요한 시기에 인지발달과 언어발달을 기반으로 치밀하게 설게된 영어를 접하게 해주면 영어를 우리말처럼 자연스럽게 익히게 됩니다”라고 주장했다.

영어조기교육에 대한 반대의견도 들어보자. 서울대 영어교육과 이병민 교수는 “흔히 언어를 습득하는 결정적 시기를 이야기하지만 가설에 불과할 뿐 명확하게 검증된 바 없다”고 말한다. 또한 “인간의 언어능력과 그 언어를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환경이 만나야 효율적인 언어습득이 이뤄질 수 있으며 인지능력이 떨어지는 어린 시절부터 교육한다고 습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이 교수는 영어를 쓰는 현지에서 성장하면 영어조기교육이 효과적이란 연구가 있으나 그것은 지극히 미국적인 맥락이라고 지적했다. 영어조기교육을 반대하는 입장의 사람들 역시 ‘외국에서 사는 경우가 아니라면 효과가 없다’라고 말한다. 그들이 말하는 반대 이유는 ‘영어를 잘하고 못하고는 학습자의 의지의 차이일 뿐’, ‘언어사고력이 기반이 되고나서 언어를 배워야 언어성이 꽃을 피우게 된다’, ‘2~6세 아이들은 아동발달에 필요한 인간의 기본 소양이 쌓여야 하는 시간인데 영어에 집중하는 것은 그걸 빼앗는 것이다’ 등이다. 이병민 교수 역시 아이가 성숙했을 때 집중하는 것이 낫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지적으로 무엇인가를 구별할 수 있는 나이, 선생님이 가르치는 걸 귀담아 들을 수 있는 나이가 학습에 도움이 될 것이라 말했다.

영어조기교육은 영어교육붐이 일어나며 유행을 타기 시작했다. 준비된 계획과 함께 영어조기교육을 시작하는 부모들도 있지만 다수의 부모들은 ‘옆집 아이가 해서’, ‘사촌이 해서’ 등 다른 사람들의 행위에 동조, 참여하는 상황이다. 정작 아이가 원할지 원하지 않을지는 안중에 없는 조기교육은 이미 실패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람들은 새로운 현상이나 정보에 대한 맹신, 그리고 이어지는 그에 대한 반론을 다시 한 번 맹신한다. 특히 건강에 관련된 맹신은 생명과 직결될 수 있는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으므로 신중하게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하나의 현상에 대해 극단적인 맹신이나 불신을 갖는 것보다 깊이 생각해보는 여유를 갖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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