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아이는 부모의 소유물이 아니다”
[이슈메이커] “아이는 부모의 소유물이 아니다”
  • 손보승 기자
  • 승인 2018.07.11 13: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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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아이는 부모의 소유물이 아니다”

무심코 올린 자녀 사진이 범죄로 악용돼

ⓒPixabay
ⓒPixabay

 

최근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방송인 이휘재는 “두 아들 중 한 명이라도 나중에 ‘난 그러고 싶지 않았는데 왜 날 유명하게 만들었느냐’라고 말한다면 바로 해외로 나갈 생각”이라며 자녀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전한 바 있다. 어린 아이가 원치 않는 유명세와 함께 사생활 노출로 인해 야기될 미래의 불이익을 걱정한 발언이었다. 더불어 이는 자녀의 일거수일투족까지 자랑하는 일부 몰지각한 부모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메시지이기도 했다.
 
아동범죄 악용 사례 지속적 증가
30대 워킹맘 A씨는 육아 전문 카페나 블로그에 들어가 종종 노하우를 얻고는 한다. 하지만 일부 부모들의 도를 넘는 아이 사진 게재에 눈살이 찌푸려진다고 했다. A씨는 “일거수일투족을 모두 담은 사진이나 심지어 신상 정보까지 공개된 모습을 보며 2차 피해로 이어지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어린 자녀들의 생활 모습을 블로그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의 SNS에 올리는 ‘셰어런츠(Sharents)’들이 늘면서 개인정보 유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셰어런츠는 공유를 뜻하는 ‘셰어(Share)’와 ‘부모(Parents)’의 합성어다. 스마트폰의 보편화가 불러온 부작용인 것이다. 영국에서는 아이들의 사진을 올리는 젊은 부모들의 비율이 30%가 넘는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이와 같은 사진 공유는 사실 언제 어디서나 쉽게 일상을 나눌 수 있게 되면서 아이가 성장하는 모습을 인터넷에 올려 육아정보를 공유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 하지만 공감대를 바탕으로 정보를 얻는 순기능보다는 아동범죄에 악용될 가능성이 커 많은 전문가들이 우려하고 있다.
 
실제 2011년 일본에서 발생한 한 유괴사건은 블로그에 공개된 아기 실명과 사진이 계기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에서는 18세가 된 딸이 부모에게 자신의 유년시절을 촬영해 SNS에 올렸던 사진을 삭제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부모가 거절하자 고소하는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는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해프닝으로 밝혀졌지만 본격적으로 셰어런츠의 사회적 문제에 대한 경각심이 제기된 계기였다. 국내에서도 이벤트에 참여한 한 부모가 수영복 차림의 아이 사진을 공개했다가 포르노 사이트에 유출되는 일도 있었다. 이처럼 국내외를 불문하고 SNS에서 얻은 아동들의 정보를 이용한 범죄가 늘어나고 있다. 이 때문에 자녀의 신상 노출을 걱정해 SNS 활동을 접는 부모를 뜻하는 ‘하이드런츠’라는 신조어가 등장하기도 했다.
 
인격 중요시 여기는 성숙한 자세 필요
SNS에 올라오는 부모들의 자랑 사진이나 보기 거북한 이미지는 주변인들의 피로감도 유발시킨다. 카카오스토리나 페이스북과 같은 SNS 플랫폼은 자신의 계정에 올라오는 이웃들의 글과 사진을 차단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람들을 위해 몇 년 전에는 아기 사진을 반려동물이나 음식 사진으로 어플리케이션이 등장한 적도 있다. 성신여자대학교 심리학과 채규만 교수는 한 인터뷰에서 “아이 키우는 부모들이 귀엽다고 사진을 마구 올리다 보니 주변 사람들은 기피하게 된다”며 “자기만족에 집착하기보다 남을 고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셰어런츠의 가장 큰 문제점은 아이의 사생활 침해이다. 인터넷에 업로드 된 아이의 사진은 무분별하게 공유되어 ‘디지털 발자국(Digital Footprint)’을 남기게 된다. 의사표현을 하지 못하는 나이의 아이가 자신이 자란 후 부끄러울 수 있는 사진 때문에 인격이 침해되는 결과를 낳게 된다.
이로 인해 해외에서는 점차 아이의 개인정보를 가볍게 여기는 부모들에 대해 제재를 가하기 시작했다. 프랑스에서는 부모가 자녀 사진을 본인 동의 없이 SNS 게재 시 최대 1년 징역에 벌금 4만 5,000유로를 물어야 하며, 지난 4월 베트남 정부는 청소년에게 본인의 동의 없이 사진이나 동영상 등을 SNS에 올리면 부모라도 고소할 수 있도록 하는 법령 초안이 마련됐다. 한국에선 아직 이에 대한 직접적인 법적 규정은 없다. 하지만 헌법상의 인간의 존엄과 가치(제10조)에 근거하는 일반적 인격권에 포함되는 것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로 인해 자녀와 부모 간 초상권 침해 역시 이론적으로는 통용된다.
 
박성준 문화평론가는 “많은 부모가 자녀를 자신의 소유물로 보는 경우가 여전히 많다”며 “자신들의 무책임한 행동들로 인해 자녀가 나중에 고통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사진을 올려야 한다면 공개 범위를 제한하는 등 신중한 방법들을 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상에 둘도 없는 자녀의 기록을 남기고 싶은 부모의 진실 된 마음을 모를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로 인해 아이가 피해를 입지 않도록 개인의 인격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성숙한 부모의 자세 또한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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