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상상력과 만나 날개를 달다
경제, 상상력과 만나 날개를 달다
  • 류성호 기자
  • 승인 2013.01.28 13: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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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의 원동력 상상개발이 경제를 살린다
[이슈메이커=류성호 기자]

[Imagination Ⅲ] 상상력의 경제학

 

 

국내·외 기업들은 성공을 위해 경쟁기업이 모방할 수 없는 ‘가치’로 고객들의 제공하고 소비자의 인정을 받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고객이 원하는 가치를 만드는 것이 경쟁시대에 기업이 살아남을 수 있는 힘이기 때문이다. 시장의 주도권이 자본을 가진 기업에서 소비자로 넘어감에 따라 고객이 원하는 것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때문에 기업들은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니즈를 만족 시킬 수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상상력은 고객의 입장에서 소통하고 개발·발전하는데 있어 중요한 자산이 되고 있다.

 

상상력이 이뤄낸 거대기업의 신화

2011년 여름 외국의 한 기업이 사업 확장을 목표로 기업공개에 나섰다. 전문가들이 평가한 기업의 가치는 700억~1,000억 달러(한화 106조 5,000억 원)로 평가됐다. 이 기업은 바로 ‘페이스북’이다. 페이스북의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는 하버드대 재학시절 자신의 IT능력을 바탕으로 사람들 간의 네트워크 소통을 할 수 있는 소셜서비스를 만들었고 당초 하버드 생들만 사용하던 서비스가 이제 세계 사용자 10억 명을 넘기고 있다. 평범한 IT광이었던 대학생이 세계에서 손꼽을 만한 부호가 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상상력이 있다.

페이스북의 성공 신화 이전에도 상상력을 기반으로 매번 혁신을 이뤄 주목을 받던 기업이 있다. 애플은 스티브잡스의 상상력을 기반으로 상품을 출시할 때 마다 고객이 장사진을 이룰 만큼 혁신을 만든 기업으로 기억되고 있다. 애플의 혁신의 중심에 있던 故 스티브 잡스는 “애플의 핵심은 기술력이 아닌 나의 상상력이다”라고 할 정도로 자신에게 자부심을 가졌다. 그의 말처럼 기술이나 학문은 배우고 시간을 갖춰 정진하기만 한다면 타인에게 뒤처지지 않을 만큼 실력을 쌓을 수 있지만 결국 나머지 1%를 결정짓는 것은 상상력이기 때문이다. 혁신을 바탕으로 어떤 기업보다 세계적 기업이 될 수 있었던 애플은 스티브 잡스가 죽은 뒤 기발한 상상력이 없어 전성기의 모습을 이어가지 못해 소비자들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아이디어가 세상을 바꾼다’는 광고의 카피처럼 상상력이 미치는 경제적 파급효과는 어마어마하다. 실제로 잡스가 사망하며 ‘혁신=애플’이라는 공식이 깨지면서 애플의 주가는 서서히 하락하고 있다. 이에 트위터리안 I3***은 “애플이 스티브 잡스 사망 후 고전을 겪으며 어두운 전망에 직면해 있다. 잡스의 상상력과 혁신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겠다”고 ‘잡스=혁신’이라는 측면에 공감했다.

상상력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한다는 것은 해외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국내 시장에서 안경을 쓴 펭귄이 애니메이션 시장을 잠식한 예가 있다. 영유아들의 대통령이라는 호칭을 얻으며 성장한 ‘뽀로로’는 대표적인 상상력이 창조한 캐릭터다. 뽀로로는 현재 120여 나라에 애니메이션과 캐릭터를 수출하고 있으며, 프랑스 국영방송 티에프완에서는 시청률이 51.7%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 인기를 증명하듯 뽀로로의 브랜드 가치는 8,500억 원, 5조 7,000억 원의 경제적 효과를 창출해내고 있다.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한 상상력은 단순히 캐릭터의 탄생으로 그치지 않는다. 뽀로로를 만든 최종일 (주)아이코닉엔터테인먼트 대표는 “뽀로로라는 캐릭터의 성공보다 그 안에 감춰진 ‘스토리텔링’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상상력에 가치를 더해주는 스토리텔링이란 무엇인가?

 

이야기에 감성을 입히다 ‘스토리텔링’

스토리텔링의 사전적 의미는 ‘이야기’다. 그렇다고 해서 단순히 이야기로만 끝나면 그것 또한 스토리텔링이 아니다. 이야기를 통해 목적을 가지고 듣는 이들이 깊은 인상을 받아야 한다. 스토리텔링의 기법을 충실하게 지킨 기업이 있다. 오리온의 ‘초코파이’에 대해 떠오르는 이미지가 무엇인가? 바로 ‘정(情)’이다. 오리온은 특별할 것 없는 초콜릿을 바른 과자에 정(情)이라는 이미지를 만들어내기 위해 38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이야기를 만들어가며 국민들에게 어필했다. 덕분에 대중들에게 ‘초코파이=정(情)’이라는 인식이 생겨났다. 스토리텔링의 궁극적인 목표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다. 이에 국내 스토리텔링 마케팅 전문가인 풍류일가의 김우정 대표는 “스토리텔링은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가장 효과적인 마케팅기법”이라며 “국민이나 소비자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소재를 발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거대한 괴물, 달의 궁전을 지은 미국의 소설가 폴 오스터(Paul Auster)는 “스토리를 만들고 전달하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고 삶의 의미를 만들어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누구를 이해하고 자신을 알리기 위해 스토리를 이용한다. 예컨대 ‘특정지역에서 태어나 학교를 어디를 나오고 직장은 어디를 다니고 있는 XXX’라는 식의 자기소개보다 자신의 이름을 풀어 타인에게 이야기하면 더 인상에 남는다. 이처럼 스토리텔링은 타인의 인식에 오래 남을 수 있다. 더불어 서로의 경험에 관한 스토리를 나눔으로써 삶에서 겪게 되는 갈등을 더 쉽게 해결하고, 우리가 어떻게 세상에 위치하는지 설명할 수 있다.

최근 다변화하는 기업들의 마케팅 트렌드는 이제 단순히 정보만을 전달하는 것에서 이야기로 변모하고 있다. 마케팅의 형태가 정보를 담고 있거나 혹은 고객들이 기업의 브랜드에 대해 좋은 감정을 갖도록 하기 위해 이야기를 만들어 이를 고객들에게 전달하는 형태로 변모했다. 즉, 고객의 감성을 자극하는 것이다. 과거 상품 자체에만 의존하거나 다른 제품보다 자신의 제품이 왜 좋은지 이성적인 논쟁만 벌이는 일이 비일비재했다면 사회가 변화함에 따라 적정한 가격과 상품의 품질은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요소일 뿐, 더 이상 구매의 핵심적인 요소라고 할 수 없다. 고객의 인식에 더 오래 기억되기 위해 스토리텔링의 중요성이 커졌다. 이에 풍류일가의 김우정 대표는 “스토리텔링의 핵심은 메타포입니다. 정보전달보다는 감성전달이라고 봐야 합니다”라며 “보다 더 감성에 초점을 맞추는 마케팅이 필요합니다. 불안한 시대에 소비자의 마음을 녹이는 것은 따뜻한 감동입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야기와 상상력 통(通)으로 만나다

상상력과 심금을 울릴 수 있는 스토리가 준비되었다면 이제는 소비자와 교감을 이뤄야 한다. 이른바 통(通)하는 그 ‘무언가’가 있어야 대중들과의 교감을 이뤄낼 수 있는 것이다. 상상력과 스토리를 이어줄 수 있는 것은 바로 콘텐츠다. 일례로 우리나라는 많은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단군이야기인 건국신화를 비롯해 반만년에 이르는 역사를 통해 다양한 이야깃거리가 역사 속에 녹아있다. 이런 이야기들이 현대의 상상력과 결합해 또 다른 콘텐츠를 생산해내고 있는 대표적인 콘텐츠가 퓨전사극이다. 열풍이라고 할 만한 퓨전사극은 안방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주가를 올리고 있다. 국민 누구나 한번쯤은 보고 배운 역사의 인물들이 현대적 상상력을 통해 탄생하고 있는 것이다. 전우치가 신묘한 도술을 부려 위정자들의 부패를 조롱하고 민초들의 힘겨운 삶을 도왔다는 이야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KBS드라마 전우치의 강일수 PD는 “기본적으로 ‘전우치’는 도술을 쓰는 자들이 주인공인 판타지로 어떻게 보면 B급이고 오락 요소도 많다. 그렇다고 해서 정통 사극 요소가 없는 것도 아니다”고 설명했다. 퓨전사극에서 등장하는 인물들과 화려한 그래픽들은 스토리텔링과 상상력이 콘텐츠를 이룬다면 소비자 즉, 시청자가 얼마나 더욱 인식에 각인되는지 보여주고 있다. 퓨전사극을 즐겨본다는 김정수(32·남) 씨는 “보통 사극보다 판타지적인 요소가 가미된 그래픽 효과가 마치 예전 책을 읽으며 상상했던 모습을 현실에서 보는 것 같다”고 전했다.

상상력의 힘은 비단 콘텐츠 산업의 발전만으로 그치지 않는다. 일례로 도시브랜드의 경우가 그렇다. 지역마다 있는 명소를 소개하면서 이야기를 풀어냄을 통해 관광객과 국민들 그리고 외국인에게 까지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대표적인 도시인 두바이는 인구 120만 명에 불과한 작은 나라이지만 세계적인 이벤트와 대표적인 명소인 팜아일랜드를 스토리텔링 해 ‘중동의 라스베이거스’라고 불리며 급부상했다. 두바이의 스토리텔링 마케팅의 효과는 관광객이 2010년 1,500만 명으로 2002년 500만 명 대비 3배가량 증가했다. 현대 사회는 농경사회, 산업사회, 지식정보사회를 거쳐 이제 콘텐츠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창조경제사회로 진입했다. 이른바 창조경제사회에서는 첨단 디지털기술과 예술적․감성적 아름다움이 융합되어 부가가치를 높이는 창조력의 가치가 실현되고 있다.

 

 

창조경제의 밑거름 인재와 지원이 시급

창조경제는 빠른 추격자 전략에서 선도자 전략으로 우리 경제를 변화시켰다. 선도자 전략의 원동력은 창의성에서 나오는데, 창의성은 정보통신기술·과학기술이 기반이다. 이를 바탕으로 상상력과 기존 기술, 산업이 어우러지면서 새 성장 동력을 창출하고 시장과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 그 핵심은 단연 인재다. 김영환 지식경제위원회 위원장은 “창의적인 발상으로 교육의 근본을 혁신하고 국가를 개혁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전문가들은 “ICT와 과학기술 분야에서는 개인이 수만 명 혹은 집단을 이길 수 있다”며 창의 인재 중요성에 공감했다. 미래학자들도 창의 인재 중요성을 잇달아 지적한다. 세계 미래학계의 석학 짐 데이토 하와이주립대 교수는 “상상력과 창조력이 국가 경쟁력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부의 미래의 저자 앨빈 토플러는 “창의 인재가 나오도록 시스템을 통째로 바꿔야 미래가 있다”며 창의 인재 중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가지고 있는 인재양성 시스템으로 한계가 많다. 교육이나 기업의 인재 양성시스템은 과거 관료제 형태의 인재를 양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관료제형 인재양성은 각자의 다름과 창의성을 인정하지 않는 능력 중심의 획일화된 교육과 양성에만 급급하다. 전문가들은 “칸막이 식 제도 교육을 탈피해 교육체계를 혁신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단순한 기술교육에 머물지 말고 상상력과 창의력을 높일 수 있는 학문을 포함하는 교육이 시급하다는 이유에서다.

창조 경제 시대에는 기존의 R&D에 치중한 산업에서 벗어나 상상개발(I&D:Imagine & Develoment)시대로 접어들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스티브잡스가 ‘앱스토어’라는 새로운 개념의 콘텐츠 어플리케이션 시장을 창출하며 휴대폰 시장을 바꾼 것에서 찾을 수 있다. 이를 증명하듯 R&D에 치중해온 노키아, 모토로라가 휴대폰 시장에서 빛을 발하지 못했다. 기존의 자원에 창의력과 상상력을 보완해 새로운 시장의 개발과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한 것이다. 이기태 삼선전자 전 부회장은 “기업은 돈 되는데 투자하는 법이다”며 “I&D를 통해 창업과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창조경제를 구현할 수 있다”고 전했다. 비단 기업의 투자만이 능사는 아니다. 윤종록 연세대 교수는 “일반인이 스토리텔링, 발명, 디자인 등에서 다양한 상상클럽을 자발적으로 결성하고 사업화하는 창조공간을 가질 수 있다면 전국 도서관 등 어디서나 개발이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바로 결과가 나타나지 않는 상상개발(I&D)에 기업과 정부는 투자를 꺼리고 있다. 일자리 창출, 벤처사업육성 등 많은 정책이 기존의 R&D산업에 편중된 것도 하나의 이유다. 한류미래전략연구포럼은 상상력을 기반으로 한 국내 콘텐츠 산업의 2012년 매출액은 약 89조원, 수출액은 48억 달러 각각 전년 대비 6.9%, 11.6% 증가한 것으로 발표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노준석 통계정보팀장은 “2013년에는 매출액 97조원, 수출액 52억 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상력의 가치가 증대되고 있는 지금 R&D와 I&D가 서로 조화를 이루며 함께 발전을 하기 위해 국민과 정부의 관심이 절실하다.

취재/류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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