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답게 산다는 것, ‘인간의 존엄성’문제입니다”
"사람답게 산다는 것, ‘인간의 존엄성’문제입니다”
  • 김동영 기자
  • 승인 2012.09.17 17: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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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이 주체가 되는 정치를 꿈꾼다
[이슈메이커=김동영 기자]

[Cover Story] 진보신당 창당준비위원회 홍세화 대표

 

 

“갈 수 있는 나라 모든 나라, 갈 수 없는 나라 꼬레” 수없이 되뇌던 한국, 한국에 돌아온 홍세화 대표는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는 2002년 귀국해 한겨레신문 기획위원으로서 한국 사회에 대한 충고와 비판을 아끼지 않았고 현재는 진보신당 창당준비위원회 대표로 재창당의 투지를 불태우고 있다. 1995년 ‘똘레랑스’라는 개념을 제시하며 우리 사회에 진지한 성찰을 요구한 홍 대표는, 짙게 남아 있는 억압적인 사회 분위기속에서 상식적인 배려와 용인의 미덕을 진지하게 들려줬다. 그를 만나 담담하고 솔직한 홍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현재 힘든 시기에 진보신당을 대표가 됐다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생활하고 계십니까?

“진보신당대표로서는 재창당을 위해 노력하고 있고, 올바른 진보좌파세력을 세우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노동문제의 근황, 노동의 재편에 관심을 갖고 있죠. 우리의 의식 변화를 위한 글도 쓰고 있는데 글을 쓴다는 것은 고통이라고들 말하지요. 의미 있는 고통스러운 작업이기에 받아들이고 즐겁게 생활하고 있습니다.”

 

통합진보당 사태…“권력정치를 위한 선거용”

 

통합진보당 사태에 대해선 어떻게 보시는지?

“제가 예상했던 것 보다는 사태가 일찍 찾아왔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반드시 찾아올 문제였다고 이야기하고 싶네요. 이번 통합진보당의 모습은 총선에서 이기기 위한 ‘몸집불리기식’ 세력통합을 볼 수 있었습니다. 지향하는 가치가 서로 다른 계열이 ‘진보’라는 이름으로 통합한 정당을 만들었죠. 지향하는 점이 다른 자유주의와 민족주의, 진보주의가 권력정치를 위한 몸집불리기에 열을 올리는 모습은 선거용이라고 생각합니다. 선거가 끝나면 당연히 일어날 일이었죠. 권력지향이라는 것이 사람들이 지켜야할 가치를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볼 수 있는 전형적인 모습이었습니다. 또한 권력정치를 지향하면서 노동운동과 진보정치 운동이 얼마나 외로운 길을 가고 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제가 ‘파국과 절멸’이라는 표현을 썼던 배경이 이런 모습에서 나온 거죠. 현재 진보정치운동과 진보정당운동, 노동운동은 흐름에 의해 왜곡되고 질식되는 ‘파국과 절멸’상태가 됐습니다.”

 

현재 무상교육, 무상의료라는 말을 많이 씁니다. ‘복지’와 관련해 대표님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추구하시는 복지의 모델이 있으신가요?

“기본적으로 복지에 대해서 보편복지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사람이 자기가 안락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되는데 이것이 인간의 존엄성을 보전해주는 핵심이 됩니다. 내가 살아있는 동안 나와 내 가족인 존엄해야 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바로 그 지점입니다. 인간이 불안을 느끼고 영혼을 잠식하는 이유는 미래에 대한 과도한 불확실함 때문인데, 이런 불확실한 고민들 때문에 오늘을 열심히 살지 못하게 되는 악순환을 가져왔죠. 지금을 향유하면서 일정부분을 미래를 위해 도모해야하는데 지금은 그렇질 못하고 있지 않습니까. 미래를 위해 오늘을 빼앗긴다는 말입니다. 이런 점에 인류학적인 접근으로 복지가 나타나게 되었고 인간의 존엄성에 맞는 주거와 환경이 조성이 됐는지, 교육, 양육, 건강, 노후, 일자리 순으로 보편복지에 대한 고민들이 나타나게 됐습니다. 국가에서 책임지지 못하는 이 고민들은 개인으로 돌아가게 되면 인간다운 삶에서 멀어지게 됩니다. 보편복지를 위해서는 부유층과 중산층에게 증세를 해야 함은 물론이고 최저임금을 급격히 올려야 해요. 우리나라는 계층별 소득편차가 심하기 때문에 최저임금을 올려 그 차이를 줄여야한다는 것이 제 의견입니다. 복지는 주체적으로 권리라는 의식을 가져야지 이것을 마치 시위나 온정의 대상이 되면 그 순간부터 복지가 아니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요즘 용산참사를 소재로 한 ‘두 개의 문’이 화제입니다…

“용산참사의 경우 우선 국가공권력이 국민을 대상으로 진압작전을 펼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국민이 주인인 민주주의에서 국민에 의해 위탁받은 공권력을 다시 국민을 향해 사용한 것입니다. 근대 공화국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죠.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 그 자리에 있었던 것이지 위해를 가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누구나 알 수 있었어요. 현재 3년여가 지난 지금 그 자리를 가보면 아직도 공터로 남아있는데 도대체 뭐가 그렇게 급했는지 묻고 싶습니다. 국민을 대상으로 적대적인 대치를 할 수 있는 국가관에 대해서 국민들이 질문을 가져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비정규직과 관련된 견해?

“현재 비정규직은 이중의 배제를 받고 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하나는 자본과 권력에서 배제됐고 또 다른 하나는 노동조직 속에서 배제돼 있습니다. 이미 정규직 노조가 있지만 하청이나 파견인원 같은 경우는 조합노조에서 끌어안질 않고 이중의 배제를 받고 있어요. 밖으로는 비정규직 철폐를 외치는 노조가 정작 보호되어야 할 비정규직을 끌어안지 않는 모습, 그 차별이 당연하다는 듯이 받아들여지는 모습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나꼼수…“세상의 변화를 위한 외침, 더 치밀해져야”

 

소위 나꼼수 현상이라고들 말합니다. ‘나꼼수’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저로서는 세상을 변화시키려고 하는 국민들의 열망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열망이 구체적인 변화의 동력을 변화하고 있는가에 대해서 질문을 던지죠. 나꼼수로 인하여 웃게 만들고 실제 변화시킬 수 있는 변화를 소모시키지 않는가에 대한 질문을 나꼼수에 같이 동조하고 즐기는 분들이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현상에서 나타난 변화의 열망에 동의하지만, ‘섬세함’의 사라짐이 아쉽습니다. MB정권 들어서서 몰상식하고, 막무가내의 모습을 들춰내서 같이 욕하는 모습에서만 멈춰선 안 되고 어떻게 동력으로 전환시켜 강력하게 할 것인가에 대해서 생각해봐야 합니다. 또 다른 하나는 지금의 나꼼수가 일종의 상품화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희화와 현 정부 세태를 상품화 하고 있는 이런 점을 이야기 하고 싶고, 나꼼수는 좀 더 치밀하고 섬세함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한국 사회에 ‘똘레랑스(용인·관용)’라는 화두를 던진 지식인으로 널리 알려지셨습니다. 과거보다 현재의 ‘똘레랑스’의 개념 변화를 평가해 주신다면?

“전혀 바뀌지 않았습니다. 시대 상황에 따라서 사회 안에서 어떻게 똘레랑스가 강화되느냐는 문젠데, 신자유주의에서는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고 봐요. 경쟁과 차별이 내면화된 사회에서 더욱더 중요시 돼야합니다. 이를 위해서 토론문화가 활성화 되고 서로에 대한 이해가 필요로 하지만 오로지 힘으로 관철시키려고 하는 지금의 사회에서 개념이 바뀔 리가 없지 않겠습니까.다름을 인정하지 않으면 다양성이 살아날 수 없습니다.”

 

현재 진보정당의 정치…‘파국과 절멸’의 상태

 

진보정당이 제도권 정당에 들어온 지 10여년이 됐습니다. 한국 정치사에 진보정당은 어디까지 왔다고 보십니까?

“아까 말씀드렸다 시피 현재 진보정당의 정치는 ‘파국과 절멸’의 상태에 빠져있다고 봅니다. 신자유주의가 노동을 어떻게 변화시켰고 억압했는지, 노동운동 또한 통합진보당 사태에서 보다시피 권력정치에 매몰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죠. 그 속에서 벌어졌던 진보의 기둥이 무너져나가고 노동자들이 밀실주의에 의해 압도당하며 위계화 되는 모습에 앞으로 가야 할 길이 아주 많이 남아있다고 봅니다. 한국 진보정치의 현실적인 힘 자체가 취약하다고 얘기할 수밖에 없죠.”

 

‘서민을 위한 정치’가 아닌 ‘서민이 직접하는 정치’를 꿈꾸는 진보신당이라는 말이 인상적입니다. 진보신당이 꿈꾸는 정치는 어떤 모습인가요?

“국민을 위해서라고 말하는 정치인들은 많은데 사실 서민들이 배제된 정책들을 펴온 것이 사실입니다. 우리는 그 굴레에 벗어나 서민들이 정치적인 주체가 되는 그런 정치형태를 꿈꾸고 있습니다. 사회가 어떤 사회인가 라고 규정 되는 것은 궁극적으로 시민들의 역량입니다. 시민이 그 사회를 규정하는 것이라 할 수 있죠. 우리의 역량을 키우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합니다.”

 

“몸의 불편함을 감수한다면 인간답게 살 수 있다”

 

대표님께 ‘사람답게 산다는 방법’은 어떤 의미?

“사람답게 산다는 것은 ‘인간의 존엄성’문제입니다. 한국사회에는 엄청난 모순에 있어요. 사람답게 살기가 어떤 모순에 있냐하면 몸이 인간의 존엄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인간정신을 버려야한다는 것입니다. 내 몸이 편하기 위해서는 내 정신을 배반해야하는 모순에서 살고 있는 지금은 사람답게 살기 참 어렵죠. 특히 젊은이들에게 ‘인간답게 살기위해선 어떻게 살아야 할까?’ 라는 질문을 하면서 살아가길 바랍니다. 몸의 불편함을 감수하고 살아간다면 틀림없이 인간답게 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진보정당이 대외적으로 많은 지지를 받기 위해서는 당 내부의 혁신이 필수적이다. 방안이 있나. 재창당을 위해서 어떤 노력들을 하고 계신지요?

“당대표가 된 이후 당직자들에게 ‘우리가 왜 싸우고 저항하는가. 싸우고 저항하는 과정 자체도 저항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사회의 모습을 닮아야 한다’고 얘기합니다. 과정 자체가 즐거워야 한다는 것이죠. 과정이 즐겁지 않은 일은 지속성이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수직적인 위계질서, 명령체계는 진보와 전혀 맞지도 않고요.”

 

대권주자를 낼 계획은 있는지?

“진보신당 독자적으로 하기 보다는 배제된 노동, 서민이 주체화 할 수 있는 그런 인물이 있다면 같이 공동테이블을 놓고 논의를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계획, 비전을 밝혀주신다면?

“금년엔 대선이 있으니까 진보신당의 대표로서 대선에 대응해야할 것이고, 진보신당이 제대로 재창당수준을 밟고 성공적으로 재창당해서 이 일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현실정치인이 아니잖아요. 내년부터는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 글을 쓰고 싶어요. 만약 ‘파리의 택시운전사’가 없었다면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배제된 자로서 세느 강변에서 소멸되었을 사람이기 때문에 마지막으로 글을 쓴다는 심정으로 집필에 전념하고 싶습니다.”

취재/김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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