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머니게임 Ⅰ] 삼성전자 VS. 인텔
[반도체 머니게임 Ⅰ] 삼성전자 VS. 인텔
  • 손보승 기자
  • 승인 2018.05.01 15: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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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인텔의 25년 아성 꺾은 삼성전자
 
반격 나서는 인텔, 삼성의 돌파구는?
 

 

 

 

▲ⓒPixabay

 

 

시장조사업체 IHS 마킷은 최근 지난해 전 세계 반도체 산업의 매출액이 4,291억 달러로 전년 대비 21.7%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14년 내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메모리 분야에서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지난해 620억 달러를 벌어들이며 업계 1위 자리를 새롭게 차지했다. 1992년 이래 25년 동안 1위로 군림하던 인텔을 2위로 밀어낸 것이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코리아’의 아성을 지키려는 삼성전자와 다시 왕좌를 되찾으려는 인텔의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도체 호황 속 업계 1위 등극한 삼성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에만 반도체 사업에서 10조원에 이르는 영업이익을 냈다. 더불어 세계 최대 수준의 평택 공장을 본격 가동하기 시작해 낸드플래시 물량을 생산하기 시작했고, ‘10 나노급 2세대 D램’도 양산했다. 이는 지난 2016년 2월 ‘10 나노급 1세대 D램’ 시대를 연 삼성전자가 2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반도체 미세공정 한계를 극복한 것으로 여겨진다. 이에 업계 관계자들은 메모리 반도체 장기호황을 바탕으로 삼성전자의 반도체 경쟁력은 인텔을 완전히 넘어섰다고 평가하고 있다. 한양대학교 융합전자공학부 송용호 교수는 “고성능 반도체는 클라우드 서비스나 인공지능 서비스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부품이다”며 “삼성전자의 D램과 낸드플래시가 엄청난 이윤을 남길 수 있는 배경이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올해도 국내외에서 굵직한 반도체 생산설비 투자를 추진하며 1위 자리를 지킬 계획을 수립 중이다. 현재 내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평택 반도체 단지에 제2생산라인을 건설할 예정인데, 투자금액만 약 30조원에 달한다. 또한 중국 시안 반도체 사업장에도 2기 라인을 건설한다. 향후 3년간 총 7조원이 투자되는 이번 사업은 낸드플래시를 필요로 하는 글로벌 IT 시장의 요구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관점이다. 업계는 이번 투자를 통해 중국 시장에서 제조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이런 대규모 투자 결정은 ‘슈퍼 사이클’에 올라탄 반도체 시장이 당분간 순풍을 불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익 극대화 및 글로벌 시장 지위를 공고히 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김기남 사장은 최근 주주총회에서 “메모리 사업은 2세대 10 나노급 D램, 5세대 V낸드 등 고부가 제품을 안정적으로 확대하고, 차별화 제품으로 경쟁사와 기술격차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고 밝힌 바 있다. 가톨릭대학교 김기찬 경영학과 교수는 “삼성전자의 행보는 반도체 소재 연구 개발에 공동으로 참여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며 “제조산업의 핵심은 부품 공급망에서 시작되기 때문에 직접 투자에 나선 것이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의 1위 탈환은 모래성?
 

삼성전자가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세계 낸드플래시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는 상황에서 인텔은 다방면에서 시장 판도를 뒤흔들고자 노력하고 있다. 최근 인텔은 칭화유니그룹의 두 자회사인 ‘UNIC 메모리 테크놀러지’, ‘YMTC’와 낸드플래시 부문의 중장기 협력 방안에 대한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인텔이 3D와 낸드플래시 제품의 중간 정도 성격을 갖는 ‘3D X포인트’를 개발하면서 기존 낸드메모리 시장을 위협할 것이라는 관측 속에 우리 업체들이 타격을 받을 수 있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또 하나의 변수는 인텔의 브로드컴 인수 계획이다. 업계에 따르면 인텔은 퀄컴 인수가 무산된 브로드컴을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이 부분은 세계 최대 모바일 칩 업체인 퀄컴을 무선 통신칩 분야 강자인 브로드컴이 인수할 경우 인텔의 5G 사업 추진에 위협이 될 것으로 판단한 인텔의 일종의 ‘견제구’로 분석된다. 하지만 인텔이 브로드컴을 실제로 인수하게 되면 사상 최대 규모의 M&A가 탄생하는 것으로 삼성전자 역시 사태를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견제 역시 지켜봐야 할 문제다. 미국 시장 전문지 마켓워치는 지난 3월29일(현지시간) “삼성전자의 1위는 모래성일 수 있다”는 견제용 기사를 내보낸 바 있다. 마켓워치는 “지금은 메모리 가격이 껑충 올라 삼성전자가 1위가 됐지만 메모리 가격이 떨어지면 다시 인텔이 1위에 올라설 것이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이날 인텔의 주가는 공교롭게도 5%나 올랐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가 “중국에 대한 600억 달러 관세 부과를 6월까지 연기한다”고 밝히자 중국 관련도가 높은 인텔의 주가도 공교롭게 껑충 뛴 것이다. 중국 역시 미국과의 무역전쟁을 피하기 위해 “한국산 반도체 대신 미국산 반도체 수입을 늘리겠다”고 밝힌 상태이기도 하다. 
 

  삼성전자가 글로벌 업계의 견제와 세계 무역시장 변수에 맞서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인텔을 누르고 1위를 차지한 것은 기존 제품의 가격 상승에 기인한 것이 크다”며 “업계 1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매출 포트폴리오를 탄탄히 해야 할 것이다”고 피력하기도 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2월 석방된 뒤 잠행을 이어가고 있지만 시장에선 삼성전자가 인수할 만한 기업들에 대한 소식이 지속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견제 속에 있는 한국 반도체 대기업 삼성전자가 향후 어떤 식으로 왕좌의 자리를 수성해 갈지 향후 업계의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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