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rationality of Power Ⅱ] 정경유착의 폐해
[Irrationality of Power Ⅱ] 정경유착의 폐해
  • 임성지 기자
  • 승인 2018.03.02 12: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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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임성지 기자]

정경유착의 폐해 


되풀이되는 검은 유혹 


 

 

 


세기의 재판으로 불리던 이재용 삼성 부회장의 2심이 징역 2년 6개월, 집행유예 4년이 선고되었다.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이재용 부회장은 353일 만에 자유의 몸이 되었다. 이번 판결에 대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정연순 회장은 정의가 훼손되었다며 비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을 비롯해 과거 대통령 관련 비리 사건에서 보듯 한국 정치는 정경유착의 폐해가 만연했다. 되풀이되는 검은 돈의 유혹을 끊어내지 못하는 것일까.



권력에 가까울수록 검게 변하는 돈


정연순 민변 회장은 2월 6일 이재용 부회장 항소심 판결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이 부회장에 대한 판결은 국정농단에 대한 완벽한 면죄부를 내려줬다”며 “이익을 채우기 위해 권력과 사회적 네트워크 등을 이용한 범죄 행위”라고 비판했다. 노종화 경제개혁연대 변호사는 ”이 부회장은 국정 전반을 농락한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의 장단을 대규모 뇌물공여로 앞장서서 맞춰주면서 누구보다 큰 수혜를 입었다”며 “이번 사건은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과의 뒷거래를 배경으로 그룹 지배권을 최소한의 비용으로 획득한 전형적인 정경유착”이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이재용 부회장의 혐의에 대해 대다수의 법조인은 전형적인 정경유착이라고 지적하며, 이번 판결에 삼성 등 재벌개혁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과 국회의 진정성을 시험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 정치사에서 권력형 경제범죄는 비단 박근혜 국정농단 사건을 제외하더라도 빈번하게 발생하거나 혐의를 받았다. BBK, 다스 등 많은 경제범죄 혐의를 받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은 이번에는 다스 소송비 대납 정황이 포착되었다. 더불어민주당의 김효은 부대변인은 지난 2월 10일 논평에서 이건희 삼성회장이 배임과 조세 포탈 혐의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1100억 원을 선고 받은지 4개월 만에 면죄부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검찰도 삼성전자 서초사옥, 우면동 삼성전자 R&D센터 등에 압수수색했고, 영장에 뇌물공여 혐의를 추가로 적시했다. 시정 당국에 따르면 삼성은 삼성미국법인으로 다시 미국 소송을 맡았던 대형 포럼 에이킨 검(Akin Gump)에 소송비용을 대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이 전 부회장이 이명박 전 대통령과 삼성전자를 잇는 연결고리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이 다스 미국 현지 소송 비용을 대납한 정황이 나오면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정경유착 혐의는 더욱 짙어지고 있다. 이미 한 차례 정치보복으로 성명을 발표한 이명박 전 대통령 측은 앞으로 사건진행에 대해 추이를 살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측근은 노무현 정부 관련 파일을 갖고 있다고 말하며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대응안도 충분히 마련되어 있다고 말했다. 
  

과거 정부의 비리혐의에 대한 재수사 요구도 있다. 지난 2017년 10월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와 관련해 600만 달러 뇌물수수 사건의 진상을 밝히는 재주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2월 원내대책회의에서 “2017년 10월 13일 자유한국당이 고발한 노 전 대통령 일가 640만 달러 금품수수 의혹 수사가 넉 달이 지나도록 여전히 감감무소식”이라며 “참고인 조사는 커녕 고발인 조사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지적했다.

 

권력형 경제범죄, 채용비리까지 이어지다

 

취업을 준비하는 20~30대와 자녀가 있는 학부모의 분노를 일으키는 채용비리 사건이 발생했다. 강원랜드 정규직 채용에 자유한국당 권성동 의원실 비서관으로 근무 중이던 직원이 서류, 면접 심사에서 최고점을 몰아준 것으로 알려졌다. 권성동 의원실에서 4년간 비서관으로 근무했던 김모씨는 지난 2013년 12월 19일 강원랜드 면접에서 면접위원 4명으로부터 합계점수 36점을 받아 최종합격자로 선발되었다. 또한 감사원의 감사 결과 최흥집 당시 강원랜드 사장은 채용 공고를 내기도 전에 임원들을 불러 “김씨를 채용하라”고 지시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강원랜드 채용비리 사건으로 드러난 직원만 239명에 달하며 전체 직원에 6%가 넘는 규모이다. 지난 2월에는 수사과정에 외압이 있었다는 담당검사의 폭로가 있어 사건의 중함이 더해졌다. 안미현 검사는 2017년 4월 춘천지검 근무 당시 춘천지검장이 김수남 당시 검찰총장을 면담하고 온 뒤, 최흥집 전 강원랜드 대표를 불구속 기소하고 청탁 관련자인 권성동 의원의 증거목록도 삭제하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의혹이 번지자 검찰은 전담 수사단을 꾸려 전면 재수사를 시작했으며, 국민의당은 2월 9일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외압 의혹’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해 특별검사 수사요구안을 제출했다. 이처럼 한국의 권력형 경제범죄가 사회 전반에 나타는 것에 대해 한 경제 전문가는 미국 경제학자 게리 베커의 ‘합리적 선택이론’에 대해 말하며 범죄를 저지를 때 범죄의 이익이 범죄의 비용보다 높을 때 범죄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게리 베커에 의하면 범죄의 계획이나 실행을 위해 쓰이는 도구나 범죄를 위해 소비되는 시간은 사회 전체에 비생산적이며, 이것을 경제학 용어로 말하자면 ‘지대 추구(rent seeking, 생산과 관련 없는 활동을 통하여 이익을 추구하는 행위)’이라고 했다. 범죄는 새로운 부를 창출하는 행위가 아니라 단지 부를 분배하는 것에 불과한 것이기에 베커는 범죄를 처벌할 때도 합리적으로 생산성을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나스닥 증권거래소 위원장인 버나드 메이도프는 2008년 사상 최대의 금융사기극을 벌였을 당시 선고 받은 징역이 150년이다. 낮은 형량을 받거나 집행유예로 풀려나는 국내 경제사범에 대한 법의 잣대가 제대로 향하고 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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