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탈루냐 독립을 둘러싼 역사적 맥락과 강자의 논리
카탈루냐 독립을 둘러싼 역사적 맥락과 강자의 논리
  • 동지훈 기자
  • 승인 2017.11.29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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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탈루냐 독립,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가
[이슈메이커=동지훈 기자]

카탈루냐 독립을 둘러싼 역사적 맥락과 강자의 논리

카탈루냐 독립,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가​


 

 


지난 10월 27일(현지 시각), 카탈루냐 자치의회가 독립공화국 선포안을 가결했다. 이에 스페인 상원과 중앙 정부가 즉각적인 대응으로 맞서면서 카탈루냐 독립의 전개 양상을 둘러싼 입장이 갈리고 있다. 저마다의 논리로 앞날을 예측하지만, 정작 카탈루냐가 독립을 주장하는 이유는 배제되고 있다. 향후 국제정세와 이해관계만을 계산하는 틈바구니에서 카탈루냐와 스페인의 역사적 맥락과 독립 정당성을 되짚어본다.​


카탈루냐 독립의 이유, 경제 주권 VS 역사적 맥락

 

10월 1일, 카탈루냐는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독립 찬반 투표를 강행했다. 투표 계획을 알아챈 중앙 정부가 투표 자체를 방해하는 시도를 했지만, 카탈루냐는 프랑스에서 비밀리에 투표용지를 공수하면서 대응했다. 그 결과, 독립 찬반 투표는 압도적인 찬성으로 끝났다. 이에 스페인 헌법재판소는 이번 투표가 헌법 위반이라고 명시했다. 이후 카탈루냐 자치 정부는 두 달간의 합의 기간을 조건으로 내밀면서 갈등을 봉합하려 했다. 스페인 정부의 강경 대응과 독립 이후 EU 회원국들과의 역학관계를 고려한 결과라는 게 주된 평가다. 국내에서도 많은 전문가들이 같은 의견을 내놓았다. 서울대학교 서어서문학과 임호준 교수는 한 라디오 방송에서 카탈루냐 독립에 대해 “근본적인 문제는 경제적 독립을 주장하는 것이다. 즉, 조세권이 핵심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은 지난 27일, 카탈루냐 자치의회는 독립공화국 선포안을 가결하면서 중앙 정부의 통합 의지에 반기를 들었다.

이처럼 카탈루냐 독립은 경제적인 이유와 주변국과의 관계를 중심으로 접근하는 논리가 일반적이다. 반면, 과거부터 독립을 주장해온 카탈루냐는 다른 이유를 내세운다. 바로 언어, 민족적 이질성과 고유의 역사다. 실제로 이 지역은 마드리드를 중심으로 하는 카스티야 지역과는 다르게 지중해를 바탕으로 고유의 문화와 법령을 유지해오면서 독자적으로 발전해온 세력이다. 1469년 카스티야 왕국과 혼인을 통한 연합 체제를 갖추기는 했지만, 그러면서도 독자적인 제도와 통화, 심지어 별도의 의회가 존재했다. 이러한 카탈루냐의 독립성은 1492년 이슬람 세력이 스페인 영토에서 완전히 물러나고, 신대륙 발견으로 정치 경제의 중심이 카스티야로 이동하면서 사그라졌다. 국가의 부와 권력이 점차 카스티야에 집중되면서 상대적으로 카탈루냐의 독립성은 위협받는 상황이 도래했다. 이후 자연스럽게 카스티야에서만 왕을 배출했고, 중앙집권을 꾀한 왕권은 카탈루냐에 과도한 세금과 자치 법령 규제 등으로 압박을 가했다.

 

 

▲ⓒWikimedia Commons

 

 


카탈루냐를 억눌러온 강자의 논리

카스티야를 중심으로 하는 스페인 체제에 편입된 이후 독립 국가 건설을 위한 카탈루냐의 시도는 160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례로 중앙집권체제를 꾀한 펠리페 2세(Felipe Ⅱ)가 자치권을 약화하기 위한 정책으로 카탈루냐 지역에 전쟁 경비 조달과 과세를 강제하자 민병대가 바르셀로나를 점령하기도 했다. 이들은 카탈루냐 역사의 독자성과 정통성을 내세우면서 1641년 카탈루냐 공화국을 선포했다. 이후 카탈루냐는 프랑스의 원조를 받으면서 스페인과 10년간 전쟁을 지속했지만, 프랑스가 카탈루냐의 동의 없이 전쟁을 끝내면서 카탈루냐는 스페인에 귀속됐다. 과거에도 그랬듯이 강자의 논리로 카탈루냐의 목소리가 배제된 것이다. 카탈루냐가 배제되는 상황은 현대에 접어들어서도 바뀌지 않았다. 1931년 스페인 제 2공화국이 출범하면서 다른 지역과 함께 카탈루냐도 자치권을 회복했지만, 1939년 프랑코(Francisco Franco)의 독재가 시작되면서 카탈루냐의 독립은 멀어졌다. 통일된 스페인을 주창하는 프랑코 군부는 지역 자치권을 억압하는 정책을 펼쳤다. 그 결과, 카탈루냐는 1977년 프랑코가 사망한 뒤에야 자치 정부를 복원할 수 있었다.

 

프랑코 사망 이후 자치 정부는 독립성을 유지하는 듯 했으나 2008년을 기점으로 상황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됐다. 재정난으로 중앙 정부의 간섭과 경제적 제재가 이어지자 지역 주민이 반발했고, 이내 독립 요구로 이어졌다. 바르셀로나대학교 정치학과 조르디 무뇨즈(Jordi Muñoz) 교수는 이에 대해 “2006년만 해도 독립 요구는 13-14%에 불과했다”면서 “불만이 쌓이고 쌓여 생긴 문제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카탈루냐 독립은 경제적인 불만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이번 독립 선언까지 이끈 근본적인 동력은 카탈루냐를 억누른 강자의 논리에 있다. 수백 년 동안 타자의 힘으로 작동하는 톱니바퀴였던 카탈루냐는 독립으로 나아가는 길에서 스스로 회전수를 정할지, 혹은 예전처럼 더 큰 톱니에 의해 어쩔 수 없이 돌아가게 될지 기로에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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