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불 켜진 대한민국 학벌사회
빨간불 켜진 대한민국 학벌사회
  • 장윤재 기자
  • 승인 2017.09.29 16: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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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벌 사회의 늪
[이슈메이커=장윤재 기자]

빨간불 켜진 대한민국 학벌사회

새 정부, 국·공립대 네트워크 정책 추진 방향 모색

 


학벌주의 사회는 한국의 오래된 문제점 중 하나다. 지난 8월, 한 대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한 수험생의 글이 화제가 됐다. 이 글에는 “정확히 말해서 (나는) 공부로 성공해서 하고 싶은 것이 전혀 없다”며 “(그럼에도 수능 공부에 집착하는 이유는) 학벌주의 때문이다. 나쁜 대학을 나오면 사람들한테 무시당할까봐 (그렇다)”고 토로했다. 문재인 정부는 학벌주의를 깨고자 지역 거점 국립대를 집중적으로 육성해 연합대학을 만들고, 공동 선발·공동 학위 수여를 가능하게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과연 이 방안이 학벌사회에 찌든 한국에 변화를 가져올지 심층적으로 알아보았다.


채용·임금 등 삶 결정하는 ‘학벌주의’

오늘날 현대 사회의 많은 학부모와 학생은 ‘일류대 진학’을 교육의 지상과제로 삼고 있다. ‘학벌’에 따라 삶이 달라진다는 ‘믿음’ 때문이다. 지난 2014년, 한국일보와 한국리서치는 20~59세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학벌에 대한 설문 조사를 진행해 발표했다. 이 설문 조사에서 ‘교육 정도에 따라 인생이 결정된다’라고 응답한 사람은 전체의 76.2%였다. 또한, 교육 정도(학력)가 무엇을 의미하느냐는 질문에 절반 이상인 58.9%가 ‘출신학교’를 꼽았다. 또한, ‘미래를 위해서라면 편입 및 재수를 해서라도 좋은 대학에 가는 것이 낫다’는 점에도 71.1%의 응답자가 동의했다.
 

  ‘학벌 사회’를 설명하기 위해선 먼저 학벌의 의미를 짚어야 한다. 이정규 전 캐나다 센트럴 컬리지 학장의 저서 ‘한국사회의 학력, 학벌주의’에서는 학벌을 ‘제도 교육에 의한 출신학교를 바탕으로 이루어진 연고적(緣故的) 동류집단’이라고 지칭했다. 덧붙여 학벌주의는 ‘학연을 바탕에 두고 파벌을 이루어 정치적 파당이나 붕당, 사회·경제적 독과점, 문화적 편견과 갈등 및 소외를 일으키는 관행이나 경향’으로 규정했다.
 

  한국에서 학벌주의가 가장 적나라하게 모습을 드러내는 곳은 채용시장이다. 올해 4월부터 5월까지 시민단체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이 785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시민들은 학력·학벌 차별 모두 심각한 수준이라고 응답했다. ‘기업의 직원 채용 시 학력차별’에 대해 응답자 중 86.1%가 ‘심각할 정도로 존재한다’고 답했으며, 13.2%가 ‘심각하지 않지만 존재한다’고 답했다. 


 

새 정부, 국·공립대 네트워크 정책 추진과 방향

학벌주의는 채용에 그치지 않고, 임금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고용노동부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제비교 통계에 따르면, 대졸자는 고졸자보다 평균 37% 많은 임금을 받고 있었다. 최상위 13개 대학 출신 취업자들은 14~50위 대학 졸업자보다 14.2%의 임금을 더 받고 있었으며, 51위 이하 대학 졸업자보다는 23.2%, 전문대 졸업자보다는 42% 임금을 더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역대 정부는 학벌 사회의 폐단을 인식해 여러번의 개선 시도를 해왔다. 하지만 이 시도는 번번이 실패했고, 오히려 학력과 학벌 카르텔은 더 단단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공립대 통합 네트워크’를 결성하겠다는 새 정부의 교육 개혁 공약 정책은 주목할 만하다.
 

  문재인 정부는 지역 거점 국립대를 집중적으로 육성해 연합대학을 만들고, 공동 선발·공동 학위 수여를 가능하게 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프랑스 파리의 통합 국·공립대를 모델로 서울대를 포함한 지역 거점 국·공립대를 하나로 통합하겠다는 의도다. 프랑스 파리의 13개 국․공립대는 파리 1대학부터 13대학으로 나뉘어 대학별로 특성화되어 있으며, 졸업할 때 공동학위를 받고 있다. 실질적으로 국·공립대 네트워크를 만들자는 주장은 2000년대 초반부터 학벌 사회의 대안으로 자주 거론됐던 방안이다. 이 방안은 2003년 경상대학교 정진상 교수의 제안을 바탕으로 민주노동당이 2004년 총선 공약으로 채택하면서 알려졌다. 하지만 역대 정부는 이 대안을 정책으로 채택하지는 않았다. 이에 새 정부가 이 대안을 실천에 옮긴다면 상당히 개혁적 시도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이 정책이 넘어야할 과제는 ‘서울대 폐지론’이다. 반대하는 쪽에서는 서울대가 국 공립대학으로 묶이면 다른 유명 사립대학이 서울대의 자리에 올라설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또한, 이 정책으로 서울대의 경쟁력이 약화하고, 국·공립대가 하향 평준화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현재 새 정부는 이런 반론에 대해 지역 거점 국·공립대 지원을 통해 하향평준화가 아닌 상향평준화로 만들어 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덧붙여 70~80% 수준에 달하는 사립대학 비율을 낮추고, 사립대를 공영화해 우려를 씻어내겠다는 대책을 세웠다. 국낸 학벌 사회의 대한 인식변화와 문재인 정부가 학벌 차별 철폐에 한 발짝 다가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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