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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포털사이트와 대기업, 카카오톡 견제
스마트폰이 활성화되면서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많은 것을 새롭게 접했지만 우리 손끝에서 멀어져간 것이 하나 있다. 문자이다. 이동통신사에서는 약정금액에 따라 100건에서 500건정도의 문자를 제공하고 있지만 이를 소진하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문자의 자리는 무료 메신저 카카오톡이 대신했다. 그리고 장악했다. 일정금액의 약정요금만 쓰면 데이터가 무제한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문자대신 카카오톡을 이용했고 이러한 추세는 카카오톡이 유료화를 추진하지 않는 이상 오랜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금 무료 메신저 시장에 전운이 감돌고 있으니 이는 카카오성의 안위를 여기저기서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아직 그 기반이 다 굳기도 전에 성에 대한 위협을 받는 카카오가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는지 지켜보는건 2012년 하반기 무료메신저 시장의 판도를 예상해 볼 수 있다.
카카오성은 견고한가
호메로스의 일리아드(Homer’s lliad)를 보면, 그리스가 트로이를 무너트릴 때 결정적인 역할을 한 트로이 목마(Trojan Horse)가 등장한다. 10여 년간 이어진 공성전은 목마와 함께 잠입한 30여명의 군사로 처참히 무너졌고 우리는 영화 ‘트로이’에서 아킬레스를 연기한 브래드 피트와 함께 그때의 역사를 기억하고 있다. 지금 상황은 조금 다르지만 또 다른 견고한 성이 여러 가지 위협을 받고 흔들리고 있다.
무료 메신저의 선두주자 카카오톡이다. 카카오톡은 여러 가지 문자음을 무색케 하는 ‘카톡’ 이란 간단한 단어 하나로 문자를 잠식시켜 버리고 엄지손가락의 새로운 주인이 됐다. 이동통신사가 요금제에 맞게 제공하는 문자는 카카오톡으로 인해 거의 사용되지 않고 소진되기가 다반사이다. 하다못해 단체문자도 카카오톡의 친구초대 기능으로 대신해서 채팅으로 소식을 알리고 있으며 할아버지 할머니도 카카오톡을 사용한다.
이러한 현상은 문자와 네이트온 등 기존의 메신저 활동에 익숙해져 있던 우리의 습관에 빠르게 침투하고 잠식했다. 그리고 이를 그냥 두고 볼 인내를 가진 전사들은 없었다. 다음을 시작으로 네이버 네이트 등 유명 포털 전사들은 카카오성의 함락을 위해 자연스럽게 트로이 목마를 구축했다. 하나의 목마가 아니라 여러 개의 목마다. 카카오성의 견고함은 이들의 침입에 대해 어떻게 대처를 할 것인지 궁금하다. 그들의 공격은 조용하지만 트로이목마처럼 치명적일 것이다. 다음의 마이피플은 소녀시대를 이용해 말을 못하는 카카오를 이미 한차례 자극했다. 하지만 자극을 받을 필요는 없다.
말을 하는 ‘마이피플’도 말이 안 통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다른 포털들이 인수 합병으로 조용히 다가와서 기회를 노리고 있다. 카카오성, 그대들은 견고한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것처럼 트로이에게 무너지지 않고 잘 견딜 준비가 되었는가. 그럼 지금부터 트로이 기업들의 공격 방법과 루트를 파악해보자.
대기업 대형 포털 너도 나도 톡톡
SK커뮤니케이션이 기존의 ‘틱톡’을 인수하면서 한층 더 부피를 불렸다. 삼성은 자체개발 소프트웨어 ‘챗온’을 개발해서 자기들만의 메신저 왕국 건설을 꿈꾸고 있다. LG유플러스가 출시한 ‘와글’은 모바일 메신저와 SNS를 결합한 서비스 형태이며 네이버는 ‘라인’을 출시하며 메신저 시장에 뛰어들었고 다음의 ‘마이피플’은 소녀시대를 이용한 마케팅으로 어느 정도 자기만의 왕국을 구축해 놓았다.
사람은 누구나 나보다 좋은걸 소유하고 있으면 그것을 쟁취하거나 없애버리고 싶을 것이다. 경쟁 상대의 위치에 있다면 그러한 상황은 후자에 속해 가속화를 밟으리라 생각된다. 내가 품을 수 없다면 없어져 버리는 게 속이 편할지도 모를 일이다. 카카오톡의 열풍을 이어받아 다른 기업들도 무거운 이미지를 걷어내고 톡톡거리고 있다. 톡톡거리는 이유는 카카오톡을 견제하는 동시 이윤추구의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저 성에 잠입을 하던 저 성을 불태우던 둘 중에 하나는 해야 자신들의 성지를 넓혀 갈 수 있을 것인데 성이 너무 견고하다. 뭔가 부술 방법이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대기업과 대형 포털사들이 어떤 방법으로 카카오성을 공략하는지 잘 지켜보고 판단해야 하는 건 우리의 몫이다. 그리고 지켜만 봐서는 안 된다. 카카오성의 정복으로 도출되는 점이 우리에게 정당화가 되어 돌아오는지 부당화가 되어 돌아오는지는 잘 보고 판단해야 한다.
그래도 아직은 카카오성
국내 모바일 메신저시장의 선두주자인 '카카오톡'은 최근 가입자수 4,500만명을 기록했다. 전체 가입자 중 국내 가입자가 3,500만명을 넘어섰고 해외에서 카카오톡을 이용하는 사용자수도 1,000만명에 이르고 있다. 단일 모바일 메신저가 별도의 기반 서비스 없이 단기간에 이 같은 성과를 달성한 것은 업계 최초다.
카카오톡은 지난 2010년 3월 처음 서비스를 시작했다. 출시 초기에는 성장세가 느렸지만 스마트폰과 태블릿PC가 급격하게 보급되면서 출시 1년 만인 지난해 4월 가입자 1,000만명을 돌파하며 국내 모바일 메신저 시장의 절대강자로 올라섰다. 이어 3개월 후인 7월 가입자 2,000만명을 기록했고 11월에는 3,000만명을 넘어섰다. 현재 카카오톡의 일 평균 순방문자수(UV)는 2,000만명, 하루 평균 전송 메시지는 26억건에 이른다.
카카오톡은 올해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해외시장 진출에 나서고 있다. 앞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카카오스토리'를 선보인 데 이어 다음 달에는 위메이드와 손잡고 카카오톡 내에 '게임센터'도 도입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중국의 게임 전문 유통업체 텐센트와도 업무 협력을 체결했다. 글로벌 모바일 플랫폼으로서의 경쟁력을 갖추려면 다양한 부가서비스 확보가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전투의 피해를 국민들에게 돌리지 마라
활자만 전하고 굳게 닫혔던 카카오성이 드디어 말문을 열었다. 카카오톡이 직접 목소리를 들으면서 대화를 할 수 있는 ‘보이스톡’을 개발하게 된 것이다. 근데 말문을 열자 다른 통신사들이 엉뚱한 공격을 하기 시작했다. 그들의 요금을 올려 받겠다는 것이다. 이런 사태가 벌어지면 카카오톡은 국민들에게 미안해 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국민들은 이통사들을 어이없게 쳐다 볼 것이다. 시간이 갈수록 보이스톡을 둘러싼 모바일인터넷전화(mVoIP) 논쟁이 증폭되고 있다.
그들이 말문을 열고 국민들이 좀 더 부담 없이 대화를 나누고 서로의 안부를 묻겠다는데 왜 이통사들은 엉뚱한 국민들을 공격해서 카카오성에게 부담을 주는지 모르겠다. 그보다 쓰지도 않는 문자로 생색내지 말고 데이터 정책에 신경을 더 쓰는 게 옳지 않을까. 카카오성은 지금 국민들의 절대적인지지 속에 있다. 그 끈끈한 유대감을 파고들어 서로 간을 자극하는 것인지 아니면 언제 어떻게 요금을 인상하나 눈치를 보다가 요금인상 이유를 카카오톡에 전가하는 것인지 그 이유를 좀 자세히 알고 싶다.
현재도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나라의 이동통신 요금이 비싸다는 사실을 그들만 모르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소녀시대를 등에 업은 마이피플이 말문을 열 때는 왜 가만있었나. 그 성은 공략하기 힘들었다고 판단한 것인지 카카오성 만큼의 파괴력이 없다는 것을 서로가 인정했던 것인가. 이유야 어찌됐든 지금 카카오톡의 보이스톡 서비스에 대해 요금 인상 공격을 하는 이통사들 자신들의 모습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가만히 있는 카카오톡이 메신저의 기능만 하든 전화의 기능을 하든 이통사들이 정한 무제한 데이터 정책에서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이런 카카오톡을 이통사들의 요금인상에 이용한다는 것은 천만의 가입자를 보유한 카카오톡을 통해 국민들을 기만하는 행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앞으로의 전투 전망
최근 이통사들 간에 분쟁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LG유플러스가 배반 아닌 배반을 때린 것이다. 다른 이통사들이 보이스톡 출시와 동시에 요금 인상을 거론으로 공격을 개시한 것과 달리 LG유플러스는 갑작스럽게 보이스톡을 허용하면서 다른 이통사들의 정책에도 변화를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카카오성 이석우 대표는 보이스톡 전면 허용에 대해서 LG유플러스와 밀사를 주고 받은 적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성과 LG유플러스와의 합의가 아닌 LG유플러스의 자체 판단에 의해 이번 결정이 내려졌다는 얘기다. 더불어 이 대표는 이통사들이 거론한 요금인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강한 어조로 반박했다. 그는 “요금정책은 이통사가 결정할 문제지만 보이스톡을 이유로 인상을 얘기하는 것은 인과관계가 없다”며 “보이스톡은 이통사의 수익이 악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어 “보이스톡 서비스 런칭과 동시에 요금인상안을 꺼내는 것은 그 동안 요금을 인상하고 싶었는데 보이스톡에 그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요금을 이런 식으로 올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누구도 바라는 일이 아니다. 카카오톡을 비롯한 메신저들의 최대 장점은 ‘무료’로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 주는 것이다. 이를 악용하는 사례도 많이 늘고 있지만 사람과 사람의 연결고리 역할을 충실히 해서 많은 인연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데 큰 도움을 주는 것도 사실이다. 부담 없이 서로의 안부를 주고받는 자연스러운 일상으로 자리 잡은 메신저 문화에 이통사가 훼방을 놓을 이유는 없다.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남들의 행복마저 침해할 권리를 이통사가 갖고 있지는 않다.
그리스의 도시 일리아스는 트로이의 별명 일리오스(Ilios)에서 유래한 것이며, 일리오스 이야기라는 뜻이다. 아마 이곳에 사는 한국인도 카카오톡으로 한국에 사는 지인들과 연락을 주고받으며 문명의 혜택과 카카오톡의 메신저로서의 역할에 충분히 행복감을 느낄 것이다. 이러한 혜택을 대기업과 대형 포털 그리고 이통사간의 이익 다툼으로 무너뜨린다면 또 다른 카카오톡의 등장은 없을 것이다.
기획/남윤실 기자 글/박성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