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의 두 번째 대권도전 … 미국 첫 여성 대통령이 될 수 있을까
힐러리의 두 번째 대권도전 … 미국 첫 여성 대통령이 될 수 있을까
  • 이영현 기자
  • 승인 2015.05.01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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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이영현 기자]

[Cover Story]힐러리 로댐 클린턴(Hillary Rodham Clinton)

 

힐러리의 두 번째 대권도전 … 미국 첫 여성 대통령이 될 수 있을까

귀족 이미지 벗고 서민의 대변자로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 4월 12일 2016년 대통령선거 출마를 선언하며 다시 대권 도전에 나섰다. 민주당과 공화당을 통틀어 각종 여론조사에서 대선 후보 지지도 1위를 달리고 있는 힐러리 전 장관이 출마를 공식화하면서 워싱턴 정가는 급속히 대선 정국으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대선 출마 선언 힐러리 “평범한 미국인들의 챔피언 되고 싶다”


힐러리는 4월 12일 선거캠프 홈페이지 ‘뉴캠페인’(New campaign) 웹사이트와 SNS를 통해 공개한 2분19초짜리 인터넷 동영상에서 “대선에 출마한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인들이 그동안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기 위해 고군분투해 왔지만, 아직도 상황은 녹록치 않고 위쪽에만 유리한 실정”이라며 “평범한 미국인들은 챔피언을 필요로 하고 있다. 내가 그 챔피언이 되고 싶다”라고 말했다. SNS와 평범한 미국인들을 강조한 힐러리의 행동은 2007년 민주당 대권주자로 출마할 당시와 다른 면모를 보인다. ‘귀족 정치인’ 이미지가 강했던 힐러리는 2007년 민주당 내 대통령 경선에서 서민층을 강조한 오바마 대통령에게 무릎을 꿇었다. 

 
힐러리의 자세를 낮춘 대선레이스 전략은 출마 후에 더욱 돋보였다. 그는 지난 2008년 선거 유세 당시 다른 유력 대선 주자와 마찬가지로 편리한 항공편을 선호했다. 하지만 대선 출마 첫 행보를 개조된 미니 밴으로 시작했다. 첫 유세지역인 아이오와주는 힐러리가 거주고하고 있는 뉴욕주에서 자동차로는 15시간 이상이 넘게 걸리는 지역이다. 하지만 힐러리는 개조된 벤을 타고 이동 중 들른 주유소에서 어린 두 자녀를 둔 부부를 만나 인증 사진을 올리고 오하이오는 등 미국국민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가고 있다.

 
미국 언론들도 힐러리의 대선 행보가 철저히 서민적이고 겸허한 ‘로 키(low-key)’에 맞춰져 있다고 관심을 보였다. 화려한 출정식을 피하고 출마 선언으로 ‘트위터’를 활용한 것도 중산층과 미래 세대인 젊은 유권자 층을 껴안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일류대 법학대학원 출신 변호사, 백악관 퍼스트레이디, 뉴욕 주 연방 상원의원 등 화려한 길을 걸어왔던 힐러리는 2008년 대선에서는 ‘이기기 위해 대선 판에 왔다(I’m in it to win it)’는 도발적인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운 것과는 다른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는 “클린턴 전 장관은 이번 선거에서 2009년 금융위기 후 여전히 먹고살기 어려운 중산층을 보듬는 정책을 집중적으로 내놓을 계획”이라며 “선거 유세도 대규모 행사를 자제하고 당분간 서민들과의 타운홀 미팅을 중심으로 꾸려갈 것”이라고 전했다. 그가 내걸 구체적인 정책으로는 최저임금 인상, 기업의 세금 탈루 방지와 중산층 감세, 근로자와 이익을 공유하는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확대 등이 거론되고 있다.

 

파죽지세의 대선행보 … 풍부한 외교적 경험이 큰 무기


2008년과 달리 민주당 내 뚜렷한 경쟁자가 없는 만큼 힐러리의 민주당 내 경선 통과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ABC방송과 워싱턴포스트가 지난달 민주당 지지층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 민주당 주자 중 힐러리의 지지율은 69%로 12%를 기록한 공동 2위인 조 바이든 부통령,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을 큰 폭으로 제쳤다.

 
오바마 대통령도 공개적인 지지를 보냈다. 지난 11일 파나마에서 열린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과의 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클린턴 전 장관은 훌륭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며 “특히 외교정책에 관한 한 어떤 대화도 잘 다뤄 나갈 능력이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힐러리의 파죽지세의 대선행보는 아일랜드 출판사인 Paddy Power는 힐러리가 2016년 대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을 91%로 점친 것에서도 알 수 있다. 그 바탕은 힐러리의 풍부한 외교적 경험이다. 힐러리는 국무장관으로서 외국에서 발생한 여러 위기 상황에서 현장을 방문하고 유력인물들과 대화를 나눴다. 이런 수많은 경험을 겪은 미국 내 정치인은 힐러리가 유일하다. 또한 8년간 퍼스트레이디이자 대통령의 자문가로서 대통령이 예산의 균형을 잡고 복지 개혁 문제에 양당의 합의를 이끌어내며, 북미와의 자유무역을 시작하도록 하는데 일조했다. 이후에는 상원의원으로서 양당의 의원들과 대화를 나누고 함께 일했으며, 과거에는 그녀를 싫어했던 공화당 의원들로 하여금 공개적으로 과거의 오해를 후회하는 발언을 하게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힐러리의 긍정적 대선행보에 ‘이코노미스트지’는 ‘힐러리 클린턴이 과연 적절한 후보인가’를 다루면서 그녀의 경쟁력에 의문을 표했다. 지난번에도 힐러리는 유력 주자였지만, 결국 패배했다는 게 그 이유다.

 
지난 2008년 아이오와주 경선 1개월 전까지, 힐러리는 민주당 대선주자 설문조사에서 20%나 앞서고 있었지만, 일리노이주의 젊은 상원의원 오바마에게 지고 말았다. 그녀는 실력있고 성실하지만 신선하고 눈에 띄는 후보는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또한 민주당 내 경선에 이기더라도 공화당의 유력대선주자 윤곽이 나오지 않는 상태에서 힐러리가 압도적으로 대통령이 된다는 것은 아직 시기상조다.

 

 

 

 

미국의 전 대통령이자 남편 ‘빌 클린턴(Bill Clinton)’


힐러리 클린턴 대선행보 시작과 함께 힐러리 클린턴의 남편 빌 클린턴의 역할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빌 클린턴은 아직도 ‘비약적인 미국 경제 성장에 기여한 대통령’으로 기억된다. 국제 관계, 인종, 정치, 종교적 갈등 완화에 대한 공헌으로 아직도 빌 클린턴은 미국국민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과거 모니카 르윈스키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는 추문에도 불구하고 최근 NBC뉴스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함께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긍정평가에서 56%를 기록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대통령 출신인 그가 뛰어난 선거운동원이자 힐러리 캠프의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이런 남편의 존재가 오히려 힐러리 전 장관의 빛을 바라게 하거나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우려의 시선도 있다. 최근 그는“나는 군대의 한 보병일 뿐이다. 나는 무엇이든 지시받은 대로 행할 것”이라며 백의종군할 뜻을 밝혔지만 정치 전문가인 그가 부인을 혼자 적진에 보내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부인 힐러리는 오히려 남편 빌 클린턴의 지원에 난색하고 있다. 힐러리 전 장관은 지난해 자신의 재정과 관련한 비판에 대해 클린턴 전 대통령이 옹호하고 나서자 “오늘 남편이 매우 다정한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누군가 내 재정기록을 두둔해줄 필요는 느끼지 못한다. 기록 자체가 스스로를 변호한다”라며 달갑지 않은 입장을 나타냈다.

 
브렌던 니한 다트머스대 정치학 교수는 AFP통신을 통해 “클린턴 전 대통령은 분명 재능있는 정치인이이다. 그러나 그가 선거운동을 지원했던 다수의 후보들은 결국 좋지 못한 상황을 극복하지 못하고 생존에 실패했다”라며 “지난 2008년 힐러리 전 장관 때도 마찬가지였다”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점 때문에 일각에서는 클린턴 대통령이 자신의 지지도나 날카로운 분석력을 살려 기금 모금을 주도하거나 보이지 않는 곳에서 조언자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아직 대선까지 560여일이 남은 시점에 빌 클린턴의 역할을 속단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탁월한 달변가로 꼽히는 그가 어떤 식으로 부인의 백악관 입성을 도울 지는 대선 내내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美 첫 여성대통령이 되기 위한 관문 … 2008년 기억 곱씹어야


세계적으로 여성지도자는 더 이상 희소한 존재가 아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현재 세계 각국에서 정부나 국제기구 수장을 지내는 여성 지도자를 22명으로 집계하면서 세계는 현 시점에 과거 어느 때보다 강력한 여성 리더십을 자랑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 중 단연 눈에 띄는 여성 지도자는 ‘유럽의 여왕’으로 불리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다. 유로화 위기 속 유럽을 억척스럽게 이끌어나가는 그의 모습은 여느 유명 남성지도자보다 뛰어나다. 이때 세계 패권국을 지향하는 미국의 첫 여성 대통령으로 힐러리가 당선된다면 그 파장은 메르켈에 버금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힐러리가 미국의 첫 여성대통령이 되기 위해선 2008년의 패배를 되짚을 필요가 있다.

 
지지도와 인지도 면에서 압도적으로 우위에 있는 힐러리에게 가장 부족한 점을 꼽으라면 미국인들에게 ‘호감’을 이끌어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힐러리의 대선 캠페인에 시동이 걸렸다. 이번 대선 캠페인의 목표는 그녀가 호감을 살만한 사람이라는 점을 확실하게 보여주자는 것이다. 그 목표를 위해 그녀의 참모진은 이번에는 다른 종류의 캠페인을 계획하고 있다. 힐러리는 식당, 커피숍 등 소규모 모임에서 유권자들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또 매번 사전에 연설을 준비하지 않을 계획이다. 참모진은 8년 전 대선 때보다 즉흥 연설을 더 많이 하고 사람들에게 보다 친숙하게 다가가는 후보를 유권자들이 보게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의 참모진은 “많은 이들이 모인 자리에서 힐러리는 청중을 사로잡기가 어렵다. 또 거리감이 느껴지고 말 붙이기가 어려운 인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소수의 사람들이 있는 곳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보다 친밀하고 개인적인 자리에서 그녀는 편안하고 따뜻한 모습을 보여준다. 이런 모습이 유권자들의 신뢰를 얻는데 매우 중요하다”라며 힐러리의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선거 전략에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을 수도 있다. 요즘에는 후보가 무심결에 경솔한 발언을 하면 역풍을 맞게 된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NBC뉴스가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힐러리에 대한 호감도는 44%로 나타났다. 이같은 수치는 그녀가 충분히 호감을 살만한 인물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이러한 점은 힐러리가 미국 첫 여성 대통령에 한 발짝 다가설 수 기대감을 갖게한다. 하지만 ‘클린턴 재단’의 외국 기부금 논란, 재직 중 개인 이메일 사용 논란, 벵가지 사건 등 공화당이 주요 공세 포인트로 삼는 소재 하나하나가 간단치 않은데다 70세에 가까운 고령에다 그에게 덧씌워진 '올드 이미지'와 '부자 이미지' 역시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미 정치 분석가들은 클린턴 전 장관이 결국 이런 '악재'들을 어떻게 슬기롭게 극복하느냐에 그의 운명이 달려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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