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플랫폼의 진화 Ⅱ] ‘권지용’ USB로 보는 음반 플랫폼의 진화
[미디어 플랫폼의 진화 Ⅱ] ‘권지용’ USB로 보는 음반 플랫폼의 진화
  • 김솔 기자
  • 승인 2017.08.02 18: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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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솔 기자]

‘권지용’ USB로 보는 음반 플랫폼의 진화

 


변화하는 플랫폼과 이를 둘러싼 온도차

 

 

▲ⓒPixabay

 

 

빅뱅의 지드래곤(G-DRAGON)이 발매한 솔로 앨범 ‘권지용’은 기존의 틀을 깨는 새로운 방식으로 대중문화계의 뜨거운 화두로 떠올랐다. 그리고 한국음악콘텐츠산업협회는 이 음반을 앨범으로 인정할 수 없다며 논란에 불을 지폈다. 다양한 설전이 벌어지는 가운데, ‘권지용’ USB가 음반시장을 선도하는 새로운 플랫폼이 될 것인가에 대한 관심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처럼 발전하는 디지털 기술과 대중들의 인식 변화, 그에 따른 신규 매체의 등장으로 문화콘텐츠 산업은 급격한 지각 변동을 겪고 있다.

 

한국음악콘텐츠산업협회, “앨범으로 인정 못해”

지드래곤의 솔로 음반 ‘권지용’은 저장 장치에 고정된 음을 담고 있는 기존의 음반과 달리 별도의 URL로 연결되는 장치만을 담고 있다. 구매자들이 USB 케이스에 담긴 시리얼 넘버를 입력해 특정 사이트에서 음원을 다운로드해 콘텐츠를 제공받는 방식이다. 이 새로운 형태의 음반은 6월 19일 정식 유통이 시작됨과 동시에 뜨거운 논란에 휩싸였다. 같은 날 한국음악콘텐츠산업협회(이하 음콘협)가 이를 앨범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했고, 그에 대한 대중들의 반응 또한 엇갈렸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공인음악차트 ‘가온차트’를 운영하고 있는 음콘협은 입장문을 통해 “이번 권지용 USB를 저작권법상 전송(다운로드 서비스)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또한 “개정된 저작권법상으로 ‘음반’의 정의를 살펴보자면 권지용 USB는 ‘음반’에는 해당 될 수 있다. 다만 가온차트의 ‘앨범’의 정의는 ‘음반’의 정의와 다르며, 음이 유형물에 고정된 것만으로 한정한다”고 설명했다. 지드래곤의 ‘권지용’ USB는 음이 고정된 형태가 아니기에 앨범으로 인정할 수 없으며 앨범 판매량에 집계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YG 엔터테인먼트, “시대에 맞지 않는 집계 방식 아쉬워”

지드래곤의 ‘권지용’ USB를 앨범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음콘협의 입장문에 대해 YG 엔터테인먼트(이하 YG)는 유감을 표명했다. YG 측은 “음콘협 측의 의견을 존중하지만 음악을 담는 방식을 고전적인 형태로 가두는 것과 시대에 맞지 않은 집계 방식은 아쉽다”며 “‘권지용’ USB는 링크뿐만 아니라 다운로드까지 가능한 양방향 서비스이며 앨범을 구입한 팬들에게 음악뿐 아니라 더 많은 정보를 서비스해주기 위한 업그레이드된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빌보드도 가온차트의 결정에 대한 의견을 보도했다. 빌보드는 ‘권지용’ USB 음반에 대한 내용과 함께 “지드래곤은 한국 차트 역사의 불행한 희생자가 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와 더불어 빌보드는 “판매량이 집계되기만 하면 그 매체와 상관없이 판매량으로 인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팬들도 이에 동의하는 추세다. 지드래곤의 한 팬은 “음원과 사진 몇 장으로 구성된 기존의 앨범과 달리, USB 앨범은 사이트 접속을 통해 비공개 뮤직비디오, 다양한 사진 등의 콘텐츠를 다운로드할 수 있고, 지속적인 업데이트가 예정돼 있기 때문에 이 새로운 시도를 환영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도전이 혁신이 될 것인가, 그 답은 ‘대중’에게 있다

미디어 플랫폼은 그간 다양한 모습으로 진화해 왔다. 새로운 매체의 등장은 끊임없는 경쟁과 통합, 변화와 혁명을 야기한다. 음반 시장의 경우 LP와 테이프, CD 등 저장매체를 거쳐 현재 디지털 음원의 시대를 맞았다. 이는 새로운 매체가 기존 플랫폼을 변화시킨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반면 도서시장의 경우, 전자책이 시장을 지배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여전히 종이 매체가 주도권을 쥐고 있다. 이는 기존 플랫폼이 경쟁에서 이긴 사례이다. 또한 과거 TV 매체에 IPTV라는 바람이 불 당시, 정부 주도의 통합방송법 하에 케이블 TV와 IPTV는 상생의 길을 택했다. 플랫폼의 통합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지금, ‘권지용’ USB 앨범이 기존 음반시장 플랫폼에 새로운 도전장을 던졌다. 이는 영화시장에서 영화 ‘옥자’의 넷플릭스 개봉이 가지는 의미와 일맥상통한다. 문화산업계 곳곳에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다. 한 대중문화 전문가는 “이들의 도전이 그저 한 번의 시도로 끝날 것인지, 혹은 문화콘텐츠 산업 전반에 혁신을 일으킬 것인지에 대해 아직은 답을 내릴 수 없다”며 “이 콘텐츠 제공 방식이 혁신이 될 것인지는 지켜보면 될 일이고, 그 답은 대중에게 있다. 대중문화는 그야말로 ‘대중’이 형성하는 문화이기에 결국 선택받는 쪽이 살아남기 때문이다”라고 전했다.
 

  도서와 TV, 영화와 음악을 비롯한 콘텐츠 유통방식이 변화와 혁신을 거듭했듯 미디어 플랫폼의 진화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다. 그리고 선택받기 위해서는 이용의 편의성과 함께 콘텐츠 자체의 힘이 중요하는 것이 다수 의견이다. 신규 매체와 양질의 콘텐츠가 대중의 선택의 폭을 넓히고 문화계를 한층 풍성하게 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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