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전술핵 재배치 검토로 격랑에 빠진 한반도
미국의 전술핵 재배치 검토로 격랑에 빠진 한반도
  • 손보승 기자
  • 승인 2017.05.0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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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미국의 전술핵 재배치 검토로 격랑에 빠진 한반도

 


동아시아 외교환경 큰 파장 예고

 

 

 

 

지난 3월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는 ‘트럼프가 물려받은 유산 : 북한 미사일에 대응하는 비밀 사이버전’이라는 제목의 온라인 기사를 통해 한반도 핵무기 재배치 가능성을 시사하며 큰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보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열린 두 차례의 국가안보팀 회의에서 모든 대북 옵션이 논의됐고, 이 가운데 전술 핵무기를 한반도에 재배치함으로써 극적인 경고 효과를 내는 방안도 거론됐다는 것이다.


26년 만에 불거진 한반도 전술핵 배치

1991년 부시 행정부 시절 한반도에서 전술핵이 철수된 이후 백악관에서 직접 전술핵 재배치를 거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이 지난 2006년부터 5차례나 핵실험을 진행했을 때도 한반도에 전술핵 재배치는 고려의 대상이 아니었다. 하지만 뉴욕타임스는 “한국에 핵무기를 재배치함으로써 ‘극적인 경고(Dramatic Warning)’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가능성도 함께 거론되었다”고 전하며 이러한 이슈들이 곧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최고위급 국가안보 담당자들에게 전달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아이젠하워 대통령의 정책에 따라 1958년 한국에 처음 배치된 전술핵무기는 ‘어네스트 존(Honest John)’ 지대지 미사일과 원자포라고 불리는 M-65 280㎜ 자주포였다. 이후 북한의 대남도발이 가장 극심하던 1960년대 후반에서 1970년대 초반까지 주한미군은 가장 많은 전술핵을 보유하게 된다. 당시 주한미군에 전술핵이 집중 배치된 이유는 북한에 비해 한국군의 재래식 전력이 절대적으로 열세였던 점이 크다. 이는 북한의 전면 남침시 대량 응징공격의 상징과도 같았다. 주한 미 공군 오산기지에서 비축하던 핵 지뢰는 유사시 북한군 진격로 차단에 효과적인 무기로 인식되었다. 특히, 항공기 투발용 전술핵은 지하 100미터까지 파괴하는 능력으로 북한 지휘부 지하벙커 파괴에 가장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결국 주한미군의 전술핵은 핵전쟁 억제보다는 남·북간 재래식 전력의 차를 상쇄시키고 북한군을 무력화 시키는 주력 무기였던 셈이다.
 

  하지만 1980년대 들어 한국의 고도경제성장으로 한국군이 북한군과의 재래식 전력 차를 극복하기 시작했고, 지난 1991년 9월 부시 미국 대통령은 핵무기 감축 선언에 따라 주한미군에 배치됐던 전술핵무기를 철수하게 된다. 더불어 같은 해 겨울 노태우 대통령이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에 서명하면서 한반도 비핵화는 실현 되는 듯했다. 하지만 이후 현재까지 북한은 5차례의 핵실험 성공을 자축하면서 미국에게 핵보유 지위를 인정받으려 하면서 지금은 우리가 북한에 대해 한반도 비핵화를 이행할 것을 촉구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엇갈리는 의견 속 트럼프 행정부 행보 주목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는 동아시아의 외교환경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어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대통령 선거를 코앞에 앞둔 정치권에서도 정치적 접근을 피하고 협의가 진행될 경우 정부의 신중한 판단을 당부하는 분위기다. 더불어민주당의 문재인 대통령 후보는 외신보도 이후 “전술핵 재배치는 한반도에서 핵무기 경쟁을 하자는 것이며, 결코 대안이 될 수 없다”고 하면서 “22년 전의 냉전시대로 대한민국을 되돌려 놓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기도 했고,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역시 “전술핵 재배치는 인접국의 예민한 외교적 파장이 나올 수 있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견지했다. 다만 자유한국당의 대선주자인 홍준표 후보는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를 국방정책 공약으로 내세우며 찬성하는 입장을 내비치기도 했다.
 

  하지만 실제 주한미군 전술핵 재배치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높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아직까지 전술핵 재배치 문제가 미국 정부 차원에서 수면위로 부각된 바가 없고, 미국은 적이 먼저 핵을 사용하지 않는 이상 핵 선제 타격은 배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북한의 핵 위협에 ‘균형 전략’으로 대응하는 관점에서 전술핵으로 맞서는 전략은 플러스 요인이 될 수도 있지만, 미국의 핵 비확산 전략에 역행하고, 북한의 핵개발을 정당화시킬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한동대학교 국제어문학부 김준형 교수는 “성능 면에서 전술핵 배치가 주는 특별한 이점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만약 미국이 전술핵을 실제로 배치할 경우 우리에게 재앙 수준의 위기가 닥칠 수 있다“고 반대되는 입장을 펼쳤다. 하지만 전술핵 재배치는 득과 실 양면이 공존한다며 찬성하는 의견도 있다.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장인 박휘락 교수는 “북핵에 관한 최선의 해결책은 외교적 노력으로 북한의 핵무기를 폐기시키는 것이다”고 하면서도 “다만 그것이 어렵다면 차선으로 핵 균형을 이뤄야 하며 그중 합리적인 방법은 미국의 전술 핵무기 재배치다”고 주장했다. 
 

  찬반 논란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가운데 지금까지의 전술핵 논의 분위기는 대북 메시지인 동시에 대중(對中) 메시지이기도 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중국이 북한이 가진 전략적 가치만을 고려해 계속 북한을 감싸는 행보을 보인다면 사드 배치에 이은 전술핵 재배치 등 껄끄러운 이슈를 각오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졌다는 것이다. 이 문제가 공론화 되면 국내의 정치적 갈등이나 외교적 충돌은 피할 수 없게 될 것으로 예상되기에 향후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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