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을 만드는 사람들
왕을 만드는 사람들
  • 박진명 기자
  • 승인 2017.05.02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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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을 만드는 사람들
[이슈메이커=박진명 기자]

 


왕을 만드는 사람들

킹메이커로 변모한 SNS가 소셜 정치혁명 불러올 것

 



국가는 대통령이 혼자 통치하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을 보좌하는 여러 참모들에 의해 명운이 좌우된다. 대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참모진 구성으로 인해 각 대선 후보들은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으며 선거권자로 하여금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킹메이커’에 대한 다양한 관심 속에서 새 정부 출범을 앞둔 이 시점, ‘보이지 않는 손’인 킹메이커가 어떻게 변모해왔는지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대한민국 대표 킹메이커들의 역사적 평가


하늘을 대신하는 천자는 하늘의 질서에 따라 책봉된다는 고언이 있듯이 킹메이커가 금지어였던 전통 왕조 시절에도 킹메이커는 존재했다. 삼국통일의 영웅인 김유신은 왕족 출신 김춘추와 누이동생 문희를 결혼하는 데 성공시키며 킹메이커로서의 역할을 시작했다. 김춘추는 조부 진지왕이 즉위 3년 만에 폐출되면서 왕위에 오르기 어려워졌다. 이에 김유신은 김춘추를 내세워 왕을 만들었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김춘추는 김유신과 함께 신비스런 꾀와 힘을 다해 삼국을 통일해 나라에 큰 공을 세웠다고 할 정도로 성공한 임금이었다. 또한, 새 나라의 아침을 연 조선의 설계자 정도전도 대표적인 킹메이커로 잘 알려져 있는데, 한 임금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왕가를 만드는 데도 성공했다. 정도전은 단순한 권력욕이 아니라 지배계급의 확대와 농민생활의 안정이라는 시대정신을 구현했다는 역사적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이덕일 역사 평론가는 킹메이커의 존재를 비정상적 정치질서로 정의하며 역사의 비극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조선 후기 킹메이커의 조력 결과 왕가에는 독살과 극단적 정치보복이 잇따랐다고 전했다. 대표적으로 수양대군을 왕의 대상으로 삼았던 한명회를 꼽았다. 한명회는 권력을 잡기 위해 임금 즉위에 공을 세웠고, 킹메이커에서 공신으로 거듭났다. ‘훈구파’라는 정치집단은 한명회를 중심으로 형성됐는데, 임금 이상의 권력을 행사하며 전횡을 일삼았다. 조선 중기 100년의 역사는 훈구파의 부당함에 맞선 사림파의 도전의 역사이자 수난의 기록이기도 하다. 원칙이 무너진 킹메이킹의 당연한 결과였으며, 역사 발전에 제동을 걸었다. 이덕일 역사 평론가의 말에 의하면, 조선은 신분제의 해체와 개방이라는 시대정신을 구현해야 할 시기에 국왕 즉위를 둘러싼 제로섬 게임에만 몰두하다가 끝내 망국에 이르렀다. 그는 진정한 킹메이커란 새로운 킹과 함께 새로운 시대정신을 구현하는 데 있다고 강조한다. 

  


킹메이커가 된 ‘손가락 세대’가 핵심을 쥐고 있다


인터넷 네트워크 정보 기술이 확산되면서 인터넷, 휴대폰, SNS, 블로그 등 이를 적극 활용하고 정치에 참여하는 일이 많아졌다. 정보화 기술의 흐름에 맞춰 킹메이커는 더 이상 참모진들이 아닌 소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적극적인 정치 참여자들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미국 시러큐스 대학 정치학과 한종우 교수는 소위 ‘소셜 정치혁명 세대’가 킹메이커의 역할을 자처해 2002년 한국 대선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2008년 미국 대선에서 최초의 흑인 대통령인 오바마를 당선시켰다고 주장한다. 그의 말에 의하면, 노무현과 오바마를 당선시킨 한국과 미국의 청년 유권자들에게는 인터넷, 휴대폰, SNS 등 네트워크 정보 기술이라는 도구가 있었고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젊은 층들이 새로운 정치를 요구하며 투표장으로 내몰리는 데 킹메이커로서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한 교수는 “사이버 공간은 이미 새로운 민주주의의 지평이 열리는 가능성과 잠재력의 공간입니다”라고 단언했다. 


사이버 공간은 대면 접촉이 이루어지는 실명 공간에 비해 신뢰성이나 책임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즉 대면 접촉도 없이 익명성을 기반으로 한 그 공간에 대한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또한, 사이버 공간의 폭발성을 악용하는 일부 세력의 정보 조작 문제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신네트워크 정보 기술로 활성화된 소셜 정치혁명 세대들의 주 무대인 네트워크 공론장에서는 민주주의의 새로운 실험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사이버 공간의 이용자들이 서로 자유롭게 의견을 공유하고 교환하면서 형성된 여론의 장이다. 소수의 의견도 통용하고 적은 비용으로 더 많은 이들의 의견이 취합될 수 있어 민주주의의 기본 정의에 더 부합하는 측면도 있다고 일부 전문가들은 공언한다. 킹메이커로서 이미 자리 잡은 소셜 네트워크 세대의 정치혁명은 이미 거스를 수 없는 물결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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