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당, 이해찬 복당 결정...반기문 견제 역할 기대
더불어민주당이 이해찬 전 국무총리 복당을 결정했다.
이해찬 전 총리의 복당이 당무위 의결을 거쳐 최종 확정되면 더민주의 의석은 122석으로 늘어난다.
더민주는 이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이 전 총리의 복당을 추진키로 결의했다고 우상호 원내대표가 전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취임 일성으로 "집 나간 한 분 한 분 모셔오겠다"며 야권 통합을 대권 승리 방정식의 열쇠로 규정했고, 그 로드맵을 하나씩 밟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 첫 단추가 원외 민주당 흡수였고, 이해찬 전 총리 복당이 다음 수순이었다. 추미애 대표의 이 같은 통합 행보는 정권 교체를 위해 필요충분조건으로 거론되는 야권 통합의 주도권을 선점하겠다는 것으로 보는 시각이 다수다.
이해찬 전 총리의 복당은 당장 대선을 앞둔 내부 전열정비 성격이 강하다. 당내 최대 계파가 친노·친문(친문재인)이라는 현실에다 추미애 지도부 역시 사실상 친문 인사들로 꾸려졌다는 점은 친노 세력의 좌장격인 이 전 총리를 외면할 수 없게 만들었다.
추 대표의 통합 행보라는 명분에 어긋나지 않으면서도 내부 다독이기를 통해 야권 세 결집에 힘을 보탤 수 있다는 계산인 셈이다.
물론 이해찬 전 총리의 복당으로 더민주의 친노 색채가 더욱 뚜렷해졌다는 점은 부담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유력한 야권 대선후보로 꼽히는 문 전 대표가 중도로의 확장을 고민하고 있는 점은 이를 반증한다. 이해찬 전 총리가 미국발 '반풍'(潘風)을 차단할 적임자로 꼽힌다는 점은 주목할 부분이다. 차기 대선 후보 지지율 선두를 줄곧 유지하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일으키는 바람을 최소화할 수 있는 인물이 이 전 총리라는 것이다. 충청 출신으로 세종시를 지역구로 둔 '거물'로서 역시 충청 대망론을 업고 있는반기문 사무총장 견제 역할을 당내에서는 기대하고 있다.
이해찬 전 총리는 반기문 대망론이 한창이던 지난 6월 미국 방문길에 취재진에게 "외교관은 국내정치와 캐릭터상 안 맞는다" "반 총장은 '긴가민가' '애매모호'해 외교관으로서는 최고의 자질을 지녔지만, 국가를 이끌 사람은 그래선 안 된다"고 직격탄을 날린 바있다. 예정된 만남이 공개됐다는 이유로 일정을 취소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