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성장 문화 정착을 위해 대기업 총수들의 인식전환 시급”
“동반성장 문화 정착을 위해 대기업 총수들의 인식전환 시급”
  • 안수정 기자
  • 승인 2012.05.17 16: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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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도 사회적 봉사와 나눔에 적극 동참할 터
[이슈메이커=안수정 기자]

[Commerce and Industry's Day] 중소기업중앙회 김기문 회장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공생발전과 동반성장이 우리 경제의 새로운 모델로 부각되고 있다. 주요 기업 총수들은 직접 나서 그룹의 동반성장 정책을 직접 챙기는 등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는 중이다. 협력사를 착취하는 것은 단기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길게 보면 지속될 수 없다는 인식에서다. 이와 함께 기업들은 협력사뿐만 아니라 고객들과 공생발전 차원에서 사회공헌에도 애쓰고 있다. 하지만, 오랫동안 이어져온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관계가 한 순간 개선되기는 어려울 터. 이에 본지는 2012년 3월 21일 ‘상공의 날’을 맞이해 ‘경제현장에서 불공정하고 불합리한 제도나 관행들은 얼마나 개선되고 있을까’란 의문을 품고 중소기업중앙회 김기문 회장의 얘기를 들어봤다.


▲사진제공: 중소기업중앙회

2007년 제23대 중소기업중앙회장에 첫 출마해 당선된 김기문 회장은 첫 임기 동안 부실 협동조합 80여개를 정리하고 200여건의 제도를 개선하는 등 강력한 업무추진력을 보여줬다. 특히 정부의 정책 간담회에서 중소기업계의 의견을 상부에 전달하는 역할뿐 아니라 소상공인들의 안전망 역할을 하는 노란우산공제제도 도입, 중소기업 전용 TV 홈쇼핑사업자 확정, 기업형슈퍼마켓(SSM)을 규제하는 유통법 및 상생법 개정안의 국회통과를 이끌며 중소기업이 원하는 현안을 앞장서 해결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로 인해 '중소업계의 해결사'라는 별칭도 따라 붙으면서 2011년 제24대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에 만장일치로 선출됐다. 

 

각종 경제정책에서 대기업이 코너에 몰리는 분위기입니다. 일부에서는 정책들에는 포퓰리즘(대중인기영합주의) 요소가 많다고 지적하는데요.
“저는 대기업들이 자초한 면이 있다고 봅니다. 중기 적합업종 선정이나 초과이익 공유제 등은 모두 민간에서 자율로 타협을 통해 도입하도록 돼 있습니다. 중소기업계에서는 그동안 논리적이고 현실적인 대안을 얘기해왔지만, 대기업들은 조금 민감하거나 불리하면 회의에 불참하기 일쑤죠. 저는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을 맡고 나서 단 한 번도 정치권이나 정부에 중소기업을 도와 달라고 한 적이 없어요. ‘원칙대로 해 달라’라고 말한 것이 전부죠.”

 

정부의 ‘대·중기 동반성장 대책’을 평가한다면.
“기술유용 행위에 대한 징벌성 손해배상 제도가 도입되고, 기업형 슈퍼마켓의 전통상업보존구역 진입 제한을 규정한 유통산업발전법이 개정되는 등의 진전이 있었습니다. 또 삼성과 SK그룹 등이 소모성자재구매(MRO) 대행업체를 매각하거나 사회적 기업으로 전환하는 등의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도 긍정적으로 평가됩니다. 실제 현장에서도 납품대금 결제기간 단축, 현금결제 증가 등 하도급 거래 부분에선 개선의 움직임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중소기업 영역 침투 근절,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 등 중소기업계가 지속적으로 요구해 온 분야에서 일부 대기업이 전과 다름없는 모습을 보여 사실상 전체적인 변화 체감도는 낮습니다. 동반성장 문화 정착을 위해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소통이 중요한데, 대기업 총수들이 적극적으로 변하려는 모습을 보이지 않아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이 듭니다. 대기업 최고경영자들이 진정성과 함께 건강한 기업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대기업에도 도움이 된다는 인식 전환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관계에 변화 조짐이 보이나요?
“우리나라는 1962년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시작해 그동안 엄청난 경제발전을 이룩했습니다. 하지만 그 부가 일부 대기업에 편중되면서 계층 간 소득격차가 심화됐죠. 이 부분에 대해 중기중앙회가 2∼3년 전부터 집중적으로 문제 제기를 해왔고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됐습니다. 이제는 국민들도 ‘대기업이 두부, 콩나물까지 관여하는 건 너무한 것 아니냐’고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지 않습니까? 여전히 일부 대기업에서 야속함을 표현하지만 대·중소기업 간 격차 문제가 공론화 되고, 토론이 이뤄지면서 건설적으로 개선된 부분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동반성장 정책이 지속성을 가지기 위한 방안은 무엇입니까?
“대기업의 입장에서 동반성장을 등 떠밀려 추진할 것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미래 전략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중소기업도 경쟁력 강화와 투명경영, 사회적 책임 강화 등 품격 향상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필요합니다. 진정한 동반성장이란 중소기업이 정당한 대가를 받아 설비투자, 기술개발에 힘써 경쟁력을 높이고 대기업은 이들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 가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정부의 역할도 중요해요. 정부는 신뢰를 깨뜨리는 불공정 거래행위, 대기업의 계열사 물량 몰아주기 등 대기업의 경제력 집중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법 위반행위에 대해선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야 하죠. 우리도 무조건 중소기업을 지원해 달라고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다만 노력한 만큼 대가를 얻을 수 있도록 불합리한 제도를 개선하고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달라는 것입니다.”

 

중소기업, 사회적 책임 실천 앞장
동반성장과 대중소기업 상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이때 김기문 회장은 중소기업 역시 자정과 혁신을 통해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더불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위해 중소기업이 적극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대기업 뿐 아니라, 중소기업도 혁신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 드는데요?
“그동안 중소기업들이 사회적으로 지탄받는 내용들이 많았던 것을 인정하고, 중소기업도 투명경영을 통해 건전한 쪽으로 바꿔가도록 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중소기업중앙회 차원에서 임금체불과 인권침해, 탈세오명 등은 하지 말자는 이른바 `3권(勸) 3불(不)' 운동을 전개하고 있어요. 중소기업계에 자율 회계지침과 투명경영 교육과정을 마련하고, 이행하는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금융이나 세제상의 혜택이 주어지도록 제도 건의 활동을 벌일 계획입니다.”

 

사회공헌 분야에서 노력할 점은 무엇입니까?
“중소기업들이 과거 무한경쟁에서 생존하는 데만 집중했다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이제 필수가 됐습니다. 이에 중소기업중앙회에서는 2011년 12월 사회적 책임 실천에 앞장선다는 측면에서 사회공헌위원회를 출범시켰습니다. 단순히 기업 이윤을 사회에 환원하는 차원을 넘어 기업의 핵심역량을 사회 문제에 집중해 더 큰 시장을 창출하는 CSV(공유가치 창출)를 지향하기 위해서예요. 올 초에는 국악신년음악회를 열었고 문화예술단체와 함께하는 기부여행, '근로자 감성충전 프로그램' 등 다양한 문화경영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공동으로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를 대상으로 문화경영 수업을 진행하기도 했죠. 특별히 국악공연은 후원회가 없어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처음으로 만들었습니다. 클래식 공연이 대기업의 후원으로 오랫동안 진행해온 것과 대조적이죠. 앞으로 사회공헌위원회 활동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범중소기업계가 참여하는 중소기업사회공헌재단(가칭)을 설립하고 지정기부금단체로 지정받아 어려운 이웃을 위한 나눔문화 확산에 이바지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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