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편의점 도시락 먹으며 명품 구매하는 요즘 소비 ‘앰비슈머’ 
[이슈메이커] 편의점 도시락 먹으며 명품 구매하는 요즘 소비 ‘앰비슈머’ 
  • 김민지 기자
  • 승인 2024.03.26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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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앰비슈머’, 2024 하나의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아
아낄 땐 최대한 아끼는 소비행태로 이른바 ‘앱테크’ 유행

[이슈메이커=김민지 기자]

편의점 도시락 먹으며 명품 구매하는 요즘 소비 ‘앰비슈머’ 
 

최근 고물가 여파로 식비 부담이 큰 직장인과 학생들을 중심으로 가성비 편의점 도시락이 큰 인기를 끄는 가운데, 명품 소비는 계속해서 고공행진하고 있다. 무슨 이유일까? 그 이유는 바로 가성비와 함께 가심비를 중시하는 ‘앰비슈머’의 탄생에 있다.

 

자신의 가치관을 중시하는 요즘 세대들에게 나타나는 소비 형태로 ‘앰비슈머’가 있다. ⓒPixabay
자신의 가치관을 중시하는 요즘 세대들에게 나타나는 소비 형태로 ‘앰비슈머’가 있다. ⓒPixabay

 

달라진 소비형태- 앰비슈머(Ambisumer)
‘앰비슈머(Ambisumer)’는 양면성(Ambivalent)과 소비자(Consumer)의 합성어다. 말 그대로 소비에 있어서 양면성을 가진 사람들을 일컫는다. 소비자 한 사람 안에서 고가품과 저가품의 상반된 소비행태가 동시에 일어나는 것이다. 평소에는 ‘가성비’를 꼼꼼히 따지지만, 가치가 있다고 여겨지는 것에는 ‘가심비’를 추구하는 식이다.

 
  일상 속 앰비슈머는 평소 가성비를 따지며 저가 소비를 추구하지만, 특별한 날이나 가치를 두는 소비재에는 과감하게 지갑을 연다. 한정된 금액 안에서 가치 있는 소비재를 구매하기 위해 다른 소비를 줄이는 것. 결국 이러한 양면적 소비는 경제 불황 속, 개성과 선호도를 중시하는 경향이 커지면서 나타났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가방, 신발 등의 고가 명품을 선택하면서 식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편의점 도시락과 밀키트를 구매한다. 또한 해외여행과 고급 호텔을 선택하는 한편, 싼 가격의 생활용품을 중고로 구매하는 형태다.

  인하대 문화콘텐츠문화경영학과 백승국 교수는 앰비슈머에 대한 칼럼에서 “일부 언론에서 MZ세대의 소비를 SNS에 보여주기 위한 ‘허영의 과소비’라고 평가절하한다”고 말했다. ‘허영의 과소비’는 가성비를 챙기는 실용적 소비가 아닌 자기 분수에 넘치고 실속 없는 무분별한 소비를 뜻한다. 하지만 백 교수는 “MZ세대의 소비를 과소비라고 단정할 수 없다. 그들의 소비는 비싼 가격의 제품과 서비스에 과감하게 지출하는 소비의 양극화를 보여주는 상징 소비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다양한 기업들은 이러한 요즘 소비 형태를 따라 다양한 전략과 상품,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다. ⓒPixabay
다양한 기업들은 이러한 요즘 소비 형태를 따라 다양한 전략과 상품,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다. ⓒPixabay

 

어제는 플렉스, 오늘은 짠테크!  
앰비슈머는 가치있는 소비를 ‘플렉스’하기 위해서 그 외의 지출을 줄이기도 하지만, 아예 ‘무지출데이’를 만들어서 말 그대로 하루 동안 돈을 전혀 지출하지 않기도 한다. 또한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얻은 포인트를 현금처럼 활용하는 ‘앱테크’를 하기도 한다.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거나 아예 하지 않고 알뜰하게 생활하려는 이른바 ‘짠테크(짠물+재테크)’라고 할 수 있다. 작년 12월, 와이즈앱이 한국인 스마트폰 사용자를 표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023년 10월 기준 주요 앱테크 상위 5개 앱 사용자는 1,022만 명(중복 포함)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 10월에 집계된 841만 명 대비 21.5% 증가한 수치다.

  한편, 2021년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짠테크’에 대해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짠테크를 실천하는 사람들을 안쓰럽거나(14.7%) 궁상맞다(14.6%)고 생각하기보다는 대단하고(81.3%) 현명한(77.6%) 사람으로 여기는 대답이 훨씬 많았다. 앰비슈머들의 현명한 취사 선택이 이런 시선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고물가 시대가 지속되면서 ‘짠테크’에 대한 시선은 여전히 긍정적이며, 동참하는 사람들 역시 늘어나고 있다. 이렇듯, 고물가, 고금리 시대에 앰비슈머는 아낄 수 있는 곳에서 더 아끼려는 노력을 기울인다. 

앰비슈머 겨냥하는 다양한 업체들
이런 소비 트렌드를 반영해 유통업계는 플렉스와 짠물 소비, 투트랙 전략에 나서고 있다. 백화점과 마트, 편의점 등은 해당 점포에 특화된 콘셉트로 매장을 리뉴얼하고 상품군 재정비에 나서고 있다. 초고가와 가성비로 양분화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유통업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지난 1월,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백화점 가운데 연 매출 1조원을 넘긴 점포는 12곳으로 역대 최대다. 극가성비를 추구하는 편의점과 마트 매출도 선전하고 있다.

  명품 가방 수입액은 최근 4년 새 200% 넘게 늘었다. 관세청에 따르면 물품 신고 가격이 200만 원을 초과하는 가방 수입액은 2018년 2,211억 원에서 2022년 7,918억 원으로 258.1% 증가했다.

 
  명품과 해외여행 등 고가 상품부터 대용량 생필품 등 가성비 상품까지 양극 카테고리를 모두 판매하는 홈쇼핑 채널에서도 소비 양극화 현상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홈쇼핑은 소비 양극화 현상이 지속되는 만큼 해외 프리미엄 브랜드부터 합리적인 가격대의 가성비 상품까지 고객 니즈에 부합하는 상품들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늘어나는 파티족을 겨냥한 와인과 케이크 소비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일어나면서 업계는 다양한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GS25와 CU,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3사는 각각 유명 브랜드 및 캐릭터와 콜라보해 6,000원~9,000원 대 저렴한 케이크를 선보이기도 했다. 한편, 서울 신라호텔 30만원 대 케이크와 조선팰리스, 에뚜왈, 시그니엘 서울의 20만원 대 고가 케이크도 인기리에 팔렸다.

 
  앞으로도 앰비슈머의 소비형태는 계속될 전망이다. 기업들은 이에 다양한 판매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앰비슈머의 탄생은 경제적 격차와 현실적인 어려움, 그리고 가치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자신의 니즈에 맞게 선택하고 조절하려는 결과다. 미래에는 앰비슈머에서 파생된 더 다양한 소비 트렌드가 나타날 것으로 보여, 기업들은 이러한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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