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_ Cover Story] 강릉의 고유함 품은 보석과 같은 건축의 탄생
[이슈메이커_ Cover Story] 강릉의 고유함 품은 보석과 같은 건축의 탄생
  • 김남근 기자
  • 승인 2024.03.25 14: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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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행복과 정갈함, 그리고 머무는 편안함 두루 갖춘 주거 공간 마련
인생 3막의 신호탄이 된 건축사업으로 강릉의 랜드마크 만들어낼 것

[이슈메이커=김남근 기자]

강릉의 고유함 품은 보석과 같은 건축의 탄생
 

예로부터 선조들은 국가와 백성의 안녕과 발전을 기원하는 뜻을 담아 강이나 바다에 향나무를 묻는 매향(埋香)이라는 풍습을 이어왔었다. 대한민국에 몇 안 되는 자연호이자 석호(潟湖)인 강릉 주문진의 향호(香湖)는 매향의 풍습과 신비로운 전설을 품은 호수다. 나라에 경사스러운 일이 있을 때면 향호에 잠든 천년 묵은 향나무가 빛을 발한다는 전설이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향호가 다시금 빛을 낼 준비를 하고 있다. 강릉을 향한 진심 어린 사랑과 향호로부터 얻은 남다른 지혜(智慧)를 벗 삼은 작은 거인이 쏘아 올린 기개(氣槪)로부터다. 

 

이소연 세움하우스빌드 대표사진=김남근 기자
이소연 세움하우스빌드 대표사진=김남근 기자

 

100년 함께할 건강한 주택의 보급이 도심활성화의 기틀
지방 소도시의 도심활성화를 위한 지자체 및 정부의 노력은 지속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불균등한 주거환경 개선과 급격한 부동산 가격 상승이라는 이슈가 사회적 과제로 항상 뒤따르며 지역색에 맞는 주택 부문에 대한 연구와 고증, 정책적 고민이 반드시 필요한 실정이다. 하지만 상당수의 행정관료는 백년대계를 바라보지 못하고 획일적인 정책 수행과 이해관계에 따른 안일한 대처로 실질적인 도심활성화를 저해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이러한 가운데 도심활성화를 이룰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접근으로 동해의 문화·관광 거점도시로 떠오르고 있는 강릉에 한 줄기의 빛을 선사하고 있는 이가 있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자연과 어우러진 ‘가장 집다운 집’을 만들고 시간의 흐름을 느낄 수 있는 ‘진정한 거주의 환경’을 만들어 강릉 도심활성화의 기틀을 마련하는 데 이바지하고 있는 이소연 세움하우스빌드 대표를 이슈메이커가 단독으로 조명해 그녀가 살아온 흔적을 함께 되짚으며 집에 담긴 철학을 살펴보았다.

강릉에 터를 잡은 계기가 궁금합니다.
  “지학(志學)의 나이에 갑작스레 부모님을 여의고 외롭고 힘든 시간을 보냈었습니다. 모진 시련을 오롯이 스스로의 힘으로 감당하기에는 아직 성숙하지 못했었죠. 울타리가 필요했고, 저는 스스로 그 울타리를 만들고자 했습니다. 성인이 되자마자 결혼을 해 두 딸을 얻었고, 남부럽지 않게 키우고자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나가기 시작했어요. 음식 솜씨가 좋아 명란으로 나름의 사업도 펼쳐나갔었죠. 첫째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무렵 저는 스스로의 힘으로 안정적인 환경을 일궜다고 생각했는데, 가고자 하는 방향이 달랐던 배우자와의 생각 차이로 모든 것을 내려놓게 되는 일이 발생하게 됩니다. 그길로 어린 시절 어머니와의 추억이 가장 많이 깃든 강릉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그렇게 27살의 나이에 강릉과의 인연이 시작되게 되었어요”

계속해서 강릉에 머무를 계획이었나요?
  “제가 강릉에 완전히 터를 잡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강릉의 따뜻함으로 마음의 위안을 얻을 수 있었고, 많은 이의 도움으로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했어요. 유선방송 회사에 취직해 제가 가진 능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었고, 성공에 대한 열망으로 작은 카페 사업도 병행하기 시작했습니다. 저와 어린 두 딸이 편히 누울 수 있는 보금자리도 만들 수 있게 되었죠. 강릉에 온 뒤로 지독하게 앞만 보고 달렸고, 그렇게 저의 20대가 지나가게 됩니다. 다가올 더 큰 폭풍우를 전혀 예상하지 못한 채 말이죠”

 

강릉시 송정에 위치한 오벨리스크와 화이트캐슬은 아파트 주거와 단독주택 주거의 장점을 극대화함은 물론 주거환경과 주변환경을 최대한 살린 차별화된 미래형 다세대 주택이다. 오벨리스크(좌)/화이트캐슬(우)ⓒ 세움하우스빌드
강릉시 송정에 위치한 오벨리스크와 화이트캐슬은 아파트 주거와 단독주택 주거의 장점을 극대화함은 물론 주거환경과 주변환경을 최대한 살린 차별화된 미래형 다세대 주택이다. 오벨리스크(좌)/화이트캐슬(우)ⓒ 세움하우스빌드

 

어떠한 일들이 생기셨나요?
  “누구보다 고운 30대가 되리라는 희망을 품었습니다. 재혼을 했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두 딸을 더 얻었습니다. 다목적 세제의 유통업을 시작하며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죠. 그런데 시대를 너무 앞서간 탓일까요? 결과는 처참했습니다. 부도와 경매로 그동안 이룬 모든 것들을 내려놓아야 하는 상황이 됐죠. 가시넝쿨 가득한 불구덩이를 맨발로 걷는듯한 고통의 연속이었습니다. 눈앞의 위기를 모면하고자 빌렸던 돈은 눈덩이처럼 불어나 상상할 수 없을 정도였어요. 그러던 중 제 삶의 스승이자 평생의 길잡이이신 어머니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 내리는 소나기를 피하거나 도망가지 말고 정면으로 맞서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는 이야기였죠. 마음을 단단히 굳힐 수 있었습니다. 모든 재산을 정리한 뒤 여섯 식구와 함께 월세로 다시 시작했습니다”

좌절감이 대단히 컸으리라 생각됩니다.
  “돌이켜 생각해 보니 빈손으로 강릉살이를 시작해 정말 많은 일을 했었더라고요. 아이들도 이만큼 키워냈고, 쓰디쓴 인생 공부도 했던 거죠. 오히려 자신감이 차올랐습니다. 이제 무슨 일을 해도 더 잘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말이죠. 그렇게 시작한 또 다른 사업은 폐백 음식이었습니다. 큰 자본 없이 제가 가진 능력을 최대로 이끌어낼 수 있는 최적의 아이템이라 판단했기 때문이죠. 가족 모두가 이 일에 동참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제 판단은 틀리지 않았어요. 전국에서 찾아오는 폐백 음식 전문가가 되게 되었고, 큰 절의 고임상 의뢰도 받을 만큼 입지를 높여가고 있었어요. 그러던 어느날 돌연 폐백 사업을 중단하게 됩니다. 제 인생의 두 번째 스승님을 만나 ‘명리학’(命理學)을 접하게 되면서였죠”

 

강릉 난곡(운정)의 난초마을은 1인·2인 가구가 증가하는 추세에 맞춰 가구와 가전 등에 차별화를 두고 설계 및 기획한 미래 주거타운을 지향하고 있다.ⓒ 세움하우스빌드
강릉 난곡(운정)의 난초마을은 1인·2인 가구가 증가하는 추세에 맞춰 가구와 가전 등에 차별화를 두고 설계 및 기획한 미래 주거타운을 지향하고 있다.ⓒ 세움하우스빌드

 

갑작스러운 결정인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하지만 상황이 너무나 절박했어요. 폐백 음식 사업이 겉으로 보기에는 잘 되는 것 같았지만, 말 그대로 ‘현상 유지’ 수준이었습니다. 늘어난 식구의 생활비에 빚 이자는 커져만 갔고, 무엇보다 폐백 음식 사업에 대한 비전을 맹신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명리학을 접하게 됐고, 그동안의 고민과 기구했던 삶의 무게를 스스로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길로 10년간 명리학과 풍수 등을 심도 있게 수학하며 9,000여 건 이상의 상담을 펼치는 등 제 인생에 있어 가장 소중한 시간으로 40대를 채우게 됩니다. 그리고 깨달음을 얻게 됐죠. ‘세상의 모든 이치는 모양에 따라 쓰임이 다르고, 그것을 올바로 알고 사용하며, 주어진 환경에 최선을 다할 때 비로소 자신을 볼 수 있다’라는 깨달음을요. 그래서 그동안 20~40대에 겪은 많은 경험 속에서 50대에 대한 인생 설계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30년간의 인생 공부를 50대에 멋지게 그려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선택했습니다. 집을 짓기로요. 이소연의 색깔을 입힌 ‘집’을 말이죠”

완전한 커리어 전환이라고 보입니다. 어려움도 많았으리라 생각되네요.
  “30년을 강릉에 살았지만, 생각보다 폐쇄적인 생각과 편견, 지역색이 강했습니다. 주변 사람들의 지지와 격려가 필요했지만, 되려 안 좋은 소문만 끝없이 부풀어갔죠. 매 순간의 선택과 결정은 오롯이 저만의 몫이었습니다. 갈피를 잡기 어려울 때마다 저는 유년 시절 어머니와 많은 시간을 보냈던 향호를 찾아 저와 어머니에게 질문을 던지곤 했어요. 엄청난 어려움이 많았지만, ‘오기’라는 동아줄은 제가 버틸 수 있는 유일한 버팀목이 됐고, 이 과정에서 강릉에서의 주택사업은 대단히 매력적인 사업이라는 가치와 신념을 갖게 됐습니다”

 

그릇의 모양과 용도에 따라 담기는 음식이 달라지듯이, 이소연 대표는 그릇의 모양에 창의적인 생각을 담아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도전을 펼쳐나가고 있다. 사진은 강릉 난곡(운정)에 위치한 마리쟌느(위), 쌈지가가(아래) 사진.
그릇의 모양과 용도에 따라 담기는 음식이 달라지듯이, 이소연 대표는 그릇의 모양에 창의적인 생각을 담아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도전을 펼쳐나가고 있다. 사진은 강릉 난곡(운정)에 위치한 마리쟌느(위), 쌈지가가(아래) 사진.

 

건축을 전공하지 않았음에도 남다른 시선의 건축물을 완성해 나갈 수 있는 동력은 무엇인가요?
  “건축을 전공하지 않았다는 점이 남들과 다른 시선으로 건축물을 바라보고, 또 이를 구현해 낼 수 있었던 원동력인 것 같습니다. 그동안 탄생한 강릉 송정의 오벨리스크와 화이트캐슬, 새암당·새솔당, 난곡(운정)의 난초마을과 마리쟌느 등과 같은 건축물들은 한 사람의 건축사로부터 정직하게 탄생한 미래형 주택이고 상가건물입니다. 만약 제가 구시대적 건축에 젖어있었다면 이러한 미래형 주택을 지향하는 시도들은 애초에 펼쳐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저는 그저 주거 공간의 진정한 의미를 제 삶의 경험에 녹여 풀어내고 싶었어요. 자신의 삶을 담는 그릇이자, 인생을 그리는 도화지이며, 진정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편안한 곳이 바로 ‘집’이라는 공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건축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점은 무엇일지 궁금합니다.
  “신용과 정직, 철저한 공정관리로 100년도 끄떡없을 만큼으로 품질을 높임은 물론 면밀한 계획에 의한 추진력을 바탕으로 불필요한 과정 없이 완공까지 진행함을 철칙으로 삼고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가치를 두는 점은 ‘주변 경관과 환경의 훼손을 최소화하는 것’이에요. 지금은 우리가 잠시 자연으로부터 땅을 빌려 건물을 짓고 개발을 하지만, 수백 년 전부터 이 땅을 지키고 있었던 나무와 풀, 바위, 물 등이 진정한 주인이라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어요. 그렇기에 저는 누구보다 자연과 시간에 어우러진 건축물을 만들고자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환경과 어울리는 집은, 어디에 지어도 멋지고 아름답다는 사실을 널리 알리고 싶답니다”

앞으로의 비전과 계획을 피력해 주십시오.
  “강릉에서 가장 강릉다운 주거 환경을 조성해 나갈 것입니다.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 다양한 주거 공간을 제공해 나갈 것이며, 새로운 디자인과 환경을 고려한 주거타운도 기획할 것입니다. 나아가 지역 사회의 발전에 이바지하고자 하는 책임을 갖고, 100년을 함께하는 건강한 주택을 보급하고자 하는 초심을 잃지 않을 것입니다. 강릉에 있는, 강릉을 위한, 강릉에 의한 진정한 의미의 랜드마크를 제 손을 직접 일구고 싶습니다. 쉽지 않은 여정이 될 것이지만, 이러한 저의 신념과 포부에 뜻을 함께해주고 계신 많은 관계자분들과 권혁길 건축사님께 이 자리를 빌려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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