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플랫폼으로 도약하기 위한 네이버의 승부수
기술 플랫폼으로 도약하기 위한 네이버의 승부수
  • 김동원 기자
  • 승인 2017.02.02 10: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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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대 포털 사이트와 전쟁 벌인 여성, 끝내 왕관을 차지하다
[이슈메이커=김동원 기자]

[Cover Story] 네이버 한성숙 대표 내정자


 

기술 플랫폼으로 대도약하기 위한 네이버의 승부수

한국 최대 포털 사이트와 전쟁 벌인 여성, 끝내 왕관을 차지하다

 

 

▲ⓒ네이버

 

 

국내 인터넷 포털 사업 부동의 1인자, 네이버. 이 포털 사이트는 지난 1988년 1월 최초로 서비스를 시작한 후 2002년 지식검색 서비스를 시작하며 한국 1위라는 명패를 놓지 않고 있다. 이 기업은 최근 8년 만에 대표 교체를 선언하며 새로운 변화를 꾀하고 있다. 네이버는 서비스를 총괄하는 한성숙 부사장을 차기 대표 내정자로 발표했다. 한성숙 대표 내정자는 네이버 최초의 여성 CEO로, 네이버가 지금의 자리를 지킬 수 있도록 만든 숨은 공로자로 꼽히고 있다.

 


다가오는 3월, 변화의 기로에 선 네이버


자타공인 국내 인터넷 서비스 최대 기업 네이버가 다가오는 3월, 변화의 기로에 선다. 네이버는 올해 3월부터 한성숙 서비스 총괄 부사장이 최고경영자로 취임하고, 이해진 이사회 의장이 의장직을 내려놓는다고 선언했다. 이해진 의장은 의장직에서는 물러나지만, 네이버 등기이사직과 라인 회장직은 유지할 예정이다. 차기 의장은 선임되지 않았다. 의장직과는 별개로 네이버 김상현 대표이사의 뒤를 이을 대표는 네이버 부사장직을 맡고 있는 한성숙 대표 내정자가 될 예정이다.

 
네이버는 그동안 김상현 대표 체제 하에 모바일 메신저 ‘라인’과 동영상 기반의 메신저 ‘스노우’를 성공적으로 자리매김 시켰고, 분기 매출 1조원을 달성하는 등 파죽지세를 이어갔다. 김 대표에 이어 새 수장이 되는 한 내정자는 기세를 몰아 네이버에 변화를 꾀하려는 의지를 내비쳤다. 지난 2016년 10월 개최된 ‘NAVER CONNECT 2016’에서 대표 내정자로서 처음 모습을 드러낸 그는 ‘기술 플랫폼’으로의 네이버를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네이버의 기술을 바탕으로 소규모 창업자와 창작자 등이 네이버를 통해 성장할 수 있도록 ‘플랫폼’ 역할을 담당하겠다는 의미다. 여기에는 네이버 서비스 사용자 모두가 동일한 뉴스와 콘텐츠를 접했던 지금과 달리,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해 개인에게 맞춤형 콘텐츠를 추천하는 등의 서비스를 진행할 계획이라는 내용도 포함된다. 따라서 한 내정자는 앞으로 인공지능 기반 대화시스템 아미카, 자율주행, 로보틱스, 브라우저 웨일, 파파고 등 연구하고 있는 첨단 기술을 기반으로 ‘기술 플랫폼’으로의 변화를 도모하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한 내정자가 국내에서 네이버의 기술적 성장에 주력한다면, 의장직에서 물러날 예정인 이해진 의장은 네이버의 글로벌 입지를 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의장은 의장직을 내려놓고, 유럽과 북미 시장에서의 성공을 위해 시장 개척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그가 의장직을 내려놓으면서까지 유럽시장 도전에 나선 것은 새로운 성공 아이템을 발굴하는 동시에 네이버 직원과 후배들이 현지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디딤돌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일본에서 ‘라인’을 일으키며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 유럽과 북미에서도 제2의 라인을 만들 수 있다는 게 이 의장의 생각이다. 

소통을 중심으로 새로운 미래 꿈꿔


3월부터 네이버 대표로 활약한 한성숙 대표 내정자는 현재 직원들과의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한 내정자는 지난해 12월부터 전 직원과 대화하는 ‘커넥트 데이’를 연달아 개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직원들과의 간담회에서 네이버의 미래 비전인 ‘기술플랫폼으로의 진화’를 강조하고 직원들의 의견을 구했다. 기술 플랫폼은 AI(인공지능) 기반 시스템 등 첨단 기술을 광고주, 중소상공인, 창작자 등이 손쉽게 사용할 수 있게 일상 서비스로 구현하는 것이 목표다. 한 내정자는 차기 수장으로 지목된 직후 이 같은 비전을 언급한 바 있다. 새로운 조직 비전을 전 직원들과 함께 공유하고 아래로부터의 의견을 수렴해 구체적인 경영방침을 정하기 위한 행보로 보여 진다.  

 
한 내정자는 커넥트 행사 후 그룹 리더들과 함께 지난해 성과를 보고받고 사업목표를 공유하는 시간도 가졌다. 그룹장들의 발표 자리였지만, 원하는 직원은 누구나 참석할 수 있도록 개방했다. 한 방향으로 힘을 합쳐 나아가려면 그룹 간 상호 협업이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공개 행사로 진행했다는 후문이다. 한 내정자는 앞으로 그룹과 조직별 식사자리를 마련, 직원들의 의견을 계속 청취할 계획이다. 이처럼 그가 경영에 소통을 내세운 이유는 셀(cell), 프로젝트 등 수많은 점조직 연합체인 네이버의 결속력을 다지고 이를 통해 ‘기술플랫폼’이라는 단일 비전을 향해 달려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네이버의 숙적에서 영웅으로 거듭나다


한 내정자는 한성숙 내정자는 ‘오래 일해야 성과가 나온다’는 말로 유명할 정도로 ‘일벌레’이다. 한 내정자는 3월 주주총회를 통해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에도 김상헌 대표가 주로 담당했던 대외 업무는 맡지 않고, 서비스총괄 업무에 치중하기로 했다. 실무형 CEO인 셈이다. 그는 숙명여대를 졸업한 뒤 1993년 민컴 기자로 재직한 후 이듬해에는 나눔기술의 홍보팀장으로 근무했다. 이후 1997년에는 ‘PC라인’이라는 잡지사의 창간 멤버를 거치고, 포털 사이트인 엠파스의 전신인 시티스케이프 팀에 합류했다. 이 팀에서 그는 네이버, 야후에 이어 종합 인터넷 검색 회사로 탄생했던 엠파스의 창업멤버로 활약했다. 엠파스의 검색본부장으로 일하면서 그는 2005년에 ‘열린 검색’ 시스템을 도입해, 이를 계기로 네이버와 정면으로 맞서기도 했다. 열린 검색은 엠파스 웹사이트에서 다른 포털 사이트와 쇼핑몰 검색 결과를 볼 수 있는 서비스였다. 이 열린 검색을 통해 네이버의 지식검색 결과까지 엠파스에 노출되자 네이버는 데이터베이스를 막고 법적조치에 나서겠다며 강경한 태도를 취했다. 엠파스 역시 인터넷의 콘텐츠를 특정 업체의 자산으로 보고 타 업체의 접근을 차단하는 것은 부당한 일이라며 네이버와 정면으로 맞섰다. 열린 검색을 두고 벌어진 네이버와 엠파스의 갈등에서 엠파스의 전면에 서서 네이버에 맞선 인물이 바로 지금의 네이버 부사장인 한 내정자였다.

 
아이러니하게도 2년 뒤 한 내정자는 네이버에 합류해 서비스 분야 선봉장이 된다. 여기에는 열린 검색을 포함한 엠파스에서의 검색사업을 이끌던 경험이 크게 작용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네이버에 합류한 그는 NHN검색품질센터장을 맡은 후 가장 먼저 네이버 검색의 완성도를 기하기 위해 노력했다. 한 내정자는 네이버 합류 이후 어학사전과 백과사전 콘텐츠를 분리하고 사전형 콘텐츠를 늘리는 작업을 담당했다. 이후 네이버의 검색에 따른 데이터베이스, 사전형 콘텐츠를 두산백과와 함께 늘려가며 네이버 검색의 완성도를 높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 내정자는 네이버의 모바일 시대를 이끈 주인공이기도 하다. 특히 쇼핑 분야에 있어서 그는 “네이버가 PC 웹에서는 검색, 소비, 공유가 잘 연결돼 상호작용했던 반면, 모바일에서는 해당 흐름이 PC에서 넘어오지 못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 내정자의 주장에 네이버는 전체 서비스의 모바일 전환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네이버톡톡, 네이버페이, 네이버예약 등의 기능 추가 작업은 한 내정자의 작품으로 전해진다.

 
네이버는 모바일에서 웹툰과 웹소설 등 문화 콘텐츠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 역시 한 내정자의 업적 중 하나다. 그는 웹툰과 웹소설 등의 문화 콘텐츠 사업을 수익화 모델로 안착시키는 데 기여했다. 현재 네이버는 이 문화 콘텐츠 사업을 통해 소규모 크리에이터들을 발굴하고 시장을 안정화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다. 참고로 현재 네이버에서 활동하는 웹툰 작가는 400여 명이며, 네이버 하루 모바일 방문자의 수는 2,400만 명 이상이다.

 

 

▲이해진 의장은 의장직에서 물러나 일본에서 라인으로 새로운 시장을 일으킨 것처럼 글로벌 입지를 다질 것으로 예상된다. ⓒ네이버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의 새로운 CEO에 대한 주변의 기대감


한 내정자의 인사 계획이 발표된 이후 네이버의 주가는 1.8% 상승했다. 3거래일만의 반등이다. 이는 한 내정자의 이력이 새로운 세대를 맞는 네이버에도 활력을 가져다 줄 것이란 시장의 기대감 덕분이라 분석할 수 있다. 현재 네이버를 이끄는 김상현 대표는 법조인 출신이다. 이와 달리 한 내정자는 사업형 임원이므로 이전보다 네이버의 사업은 더욱 도전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 부사장이 대표 내정자가 된 것은 네이버가 전보다 빠른 트렌드 분석과 서비스의 패러다임 변화를 이해하고, 진정한 플랫폼으로서의 도약을 이끌 적임자으로 평가돼서라는 후문이다. 그와 함께 새로운 네이버를 운영할 멤버는 작년 2월 승진한 박상진 CFO(최고재무책임자), 김진희 CHO(최고인사책임자), 최인혁 비즈니스총괄 부사장, 채선주 커뮤니케이션그룹 부사장 등이다. 이들은 네이버의 ‘창업 멤버’로서 앞으로 핵심 요직을 맡으며 기업을 이끌 전망이다. 

 
2017년 3월부터 새로운 시대를 맞은 네이버는 대형 인터넷 서비스 업체로는 처음으로 여성 CEO를 맞으며 커다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이번 년도 네이버는 연매출 4조 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분석이 강하다. 주가도 최고가를 연일 경신하는 상황이다. 순한 중인 네이버의 함선의 키를 한 내정자가 잡았다. 해외공략과 내부 기술력 성장으로 새로운 도전의 시동을 켠 네이버. 빠른 사업 추진력과 경험을 토대로 함선의 항해를 책임진 한성숙 대표 내정자. 이 둘의 결합이 국내 인터넷 산업 전반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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