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경제 Ⅲ] 양극화 해소 위한 시대적 요구로 부상
[사회적경제 Ⅲ] 양극화 해소 위한 시대적 요구로 부상
  • 손보승 기자
  • 승인 2016.12.02 00: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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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양극화 해소 위한 시대적 요구로 부상

자본주의 부정이라는 격렬한 반대 목소리도 커

 


양극화 심화로 인한 공동체 붕괴 위기의 대안으로 경제체제의 개혁에 대한 목소리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그동안 한국사회를 이끌어 온 경제 패러다임인 ‘자유시장 경제’로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사회적경제’이다. 이윤의 극대화만을 도모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가치를 우위에 두는 ‘사람 중심의 경제’를 지향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에 대한 정치권의 움직임도 분주한데, 대통령 선거를 1년여 앞둔 상태에서 유력 정치인들이 내세우는 경제론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여당 내 갈등의 쟁점인 ‘사회적경제’

사회적경제와 관련된 정치권의 첫 움직임은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이 19대 국회에서 발의했던 ‘사회적경제 기본법안’이다. 유 의원의 트레이드마크 법안이기도 할 만큼 적극적으로 추진했지만, 정체성 시비 속에 결국 상임위에서 논의조차 되지 못하고 임기만료로 자동 폐기됐다. 하지만 그는 지난달 20대 국회에서 다시 법안을 발의하며 논쟁의 불씨를 지폈다.
 

  법안의 내용은 19대와 동일하다. 양극화 해소를 위해 사회서비스와 복지를 확충하고, 지역공동체 및 사회적 기업의 활성화를 위한 생태계 조성을 골자로 한다. 또한 현재 각 부처에서 개별적으로 추진 중인 사회적경제 지원 정책을 총괄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이에 더해 공공기관이 사회적경제조직의 제품을 우선 구매토록 하며, 세제 감면과 국유재산 대여 등 다양한 혜택을 통한 육성도 장려하고 있다. 하지만 유 의원의 경제론은 당내 줄어든 입지 속에 여전히 비판을 받고 있다. 실제 지난 19대 국회 당시 새누리당 의원 66명이 공동발의자로 서명한 것에 비해 이번에는 단 5명만이 이름을 올렸다. 
 

  그럼에도 유 의원은 중도층을 겨냥한 ‘좌클릭’ 행보를 멈추지 않고 있다. 최근 한 대학 강연에서 ‘사회적경제는 시장 경제의 보완재’라고 말하기도 했던 그는 전국경제인연합회 해체 주장 등 정부와의 대립을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이에 대해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조동근 교수는 “사회적경제는 미사여구를 걷어내면 결국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에게 특혜를 주겠다는 것이다”며 위헌적 요소를 갖고 있다는 비판적 시각을 보내기도 했다.   

 

사회적경제 활성화 역설하는 야당

사회적경제를 바라보는 여당 주류의 부정적인 시각과는 달리 야당은 물밑에서 사회적경제 추구를 위한 활발한 움직임을 지속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사회적경제 위원회는 지난 8월 윤호중, 김경수, 서형수 의원의 대표발의로 ‘사회적경제 3대 법안’을 내놓았다. 기본 취지는 사회적경제 활성화가 자본주의 경제가 낳은 양극화, 실업, 공동체 파괴 등의 후유증을 극복할 대안이라는 것으로 유승민 의원의 방침과 유사하다. 
 

  이러한 흐름 속에 박원순 서울시장은 야권에서 사회적경제에 대해 가장 긍정적인 시선을 갖고 다양한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법안 발의 후 서울시청에서 열린 ‘사회적경제 활성화 정책대화’에서는 “서울시 사회적경제를 통한 일자리 규모가 1만 7000여 개로 성장했다”며 지속적인 사업 추진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고, 9월 북미순방을 통해 시장경제 체제를 대체할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으로 사회적경제를 전면에 내걸며 주목받았다. 박 시장은 몬트리올에서 열린 국제 사회적경제협의체 개회식 환영사에서 “전 세계가 경제위기를 겪고 있고 불평등도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경제동력,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한 시점에서 우리는 그 답을 사회적경제에서 찾고 있다”며 ‘사회적경제 연대’ 강화를 선언했다.
 

  김혜원 한국교원대학교 교수는 “사회적경제가 우리사회의 다양한 문제해결에 더 적극적으로 기능하고, 장기적으로 자생적이며 건강한 사회적경제의 발전으로 이어지기 위한 법적 제도적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며 긍정적인 시각을 보였다. 


여야 잠룡들 경제론 통해 대권행보 시동

사회적경제를 둘러싼 다양한 논란 속에 도널드 트럼프의 승리로 끝난 미국 대통령 선거로 인한 향후 파장도 주목된다. 격차 심화에 대한 분노 표출이 트럼프의 승리로 연결되었다는 분석 속에 한국에도 시사점이 많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악화된 정치·경제적 상황 속에서 ‘한국판 트럼프’가 탄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유력 대권 잠룡들의 경제론에 대한 시선도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실제 국내 정치에 뚜렷한 목소리를 낼 수 없는 반기문 UN 사무총장을 제외하고 여론조사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는 인물들은 저마다의 정치 담론을 제시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국민성장론’이라는 자신의 경제정책 브랜드를 선보이며 소득주도성장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강조했고, 박원순 서울시장은 ‘대동경제론’을 통한 일자리 창출과 복지에 대한 투자, 안철수 전 국민의당 공동대표는 ‘공정성장’을 외치며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을 통한 성장 동력을 강조하고 있다. 여권 주자들은 야권에 비해 보다 성장에 강조점을 두고 있다.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과 유승민 의원은 ‘혁신성장’을 통한 파이 확대가 격차 해소를 가능하게 한다는 논리를 펼치고 있으며, 남경필 경기지사는 ‘공유적 시장경제’로 경제 주체들이 자율적으로 경쟁할 수 있는 시스템의 마련,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공존과 상생의 성장’으로 저성장의 극복이 가능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정치인들이 각각 내놓고 있는 경제론 속에는 궁극적으로 양극화 문제 해소에 대한 인식이 들어있다고 분석한다. 대구대학교 일반사회교육과 안현효 교수는 “저성장과 양극화가 지속되며 그 원인이 구조적이고 장기적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동의할 것이다”며 “합의된 거시담론 하에서 끈기있게 하나씩 실천해 가야만 이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을 철저히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외 혼란한 환경 속에 ‘사회적경제’를 둘러싼 논란이 체계적인 생태계 구축으로 나아갈지, ‘자본주의에 대한’ 부정이라는 격렬한 반대 속에 주저앉을지 모두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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