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대신 아날로그, 공감과 소통을 고민하다
[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더불어 행복한 기업을 만듭니다”
본브레인창의교육학회를 이끄는 전귀숙 대표. 그는 선한 영향력으로 자신의 영역에서 지역사회에 작은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인물이다. 지난 10년간 대구 달서구 감삼동에서 ‘세상에서 제일 시끌벅적한 도서관’이란 타이틀로 작은 도서관을 운영해 왔던 전 대표는 아이들이 행복한 마을을 고민하다 아이와 어른 모두가 동행하고 성장하는 동네 사랑방 겸 학습 놀이터로 ‘감새미 작은 도서관’을 자리매김하게 했다.
생각이 다른, 스토리가 있는 ‘본브레인’
전귀숙 대표는 마을뿐만 아니라 본인의 행복과 인생도 즐길 줄 아는 여유를 두루 갖추고 있다. 인생 이모작의 순간에 자신의 영달을 채우는 대신, 이 공간을 자생력으로 지키고 가꾸고자 창업을 통해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전 대표를 만나 나눈 이야기를 일문일답으로 소개한다.
‘감새미 작은도서관’의 그간의 운영 과정을 소개해 준다면
“처음엔 영리 목적의 어학원을 오픈하였으나 마을의 여러 상황을 마주하면서 2013년 아이들을 위한 놀이터 겸 학습 공간인 작은 도서관을 열게 되었다. 특정 계층이 아닌 모든 어린이가 함께 행복한 공간을 만들고 싶어 영어교육 격차 해소 장학사업의 일환으로 주변 교육 기관들과 협력하여 찾아가는 영어 소리북 도서관 프로그램을 보급 및 실시했다. 그리고 이를 발판으로 대구시 마을 공동체를 비롯해 지방자치단체와 정부 기관 공모 사업 지원으로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였다. 지금은 달서구청 감새미 희망 학습 마을을 운영 중이며 성서공동체 FM에서 감새미라디오를 통해 마을의 다양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그럼 본브레인창의교육학회를 창업한 계기는 무엇이었나?
“코로나19 상황을 맞이하며 운영에 어려움이 생겼고 상업공간 대여에 대한 유혹이 많아 생각이 많았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 공간을 지나며 소중한 꿈을 키웠던 이들은 물론 현재 머물고 있는 이들까지 모두가 행복한 이곳을 지키고 마을 명품 브랜드를 탄생시키겠다는 결심을 했다. 그래서 ‘교육과 환경과 사람을 고민하는 기업’, ‘생각이 다른 스토리가 있는 본브레인’이란 슬로건을 내걸고 다양한 연구·개발을 통해 이익 창출뿐 아니라 선한 영향력으로 사회적 가치 창출까지 실현하겠다는 의지로 본브레인창의교육학회를 설립했다”
본브레인을 통해 어떤 활동을 전개 중인지?
“교육과 환경, 마을을 위한 다양한 고민으로 콘텐츠를 만들어가고 있으며 교구 개발에 가장 중점을 두고 있다. 남녀노소가 함께 한글과 영어 단어 게임을 하며 친목을 도모할 수 있도록 메시지가 있는 학습게임용 양면 활용 단어 카드를 제작해 제16회 대한민국 세계여성발명대회 은상을 수상했는데, 함께 여성발명왕 EXPO에 참가한 외국인들의 뜨거운 반응을 보면서 한류 열풍 속 한국어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졌다는 걸 실감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다양한 교구를 만들고 있다고 들었는데
“공감과 소통이 필요한 자리에서 모두가 몰입해서 즐길 수 있고, 또 두뇌 개발학습과 환경에도 도움이 되는 교구 개발의 일환으로 병뚜껑 등 버려지는 자원을 활용한 업사이클링용 창의 그림 스티커, 칠교놀이 비사치기 세트, 외눈이 레고 조명, 쥐불놀이 대용 조명, 야간보행용 안전 조명 등의 교육용 만들기 키트 등 다양한 교구와 교재, 학습법을 개발 중이다. 현재까지 디자인 및 저작권등록을 10개 이상 소유하고 있고 자체 캐릭터도 개발 중인 상태이며, 온라인 콘텐츠 및 온라인 학습게임 개발도 준비 중이다”
감새미 희망 학습 마을 특화 프로그램은 무엇을 진행 중인지
“마을 어르신과 아동, 청소년을 위한 방과 후 마을 학교를 운영하며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현재 브레인퍼씰리테이션 지도자과정을 비롯해 청소년 교우관계 개선프로젝트, 벨레쿨레프랑스자수 지도자과정, 힐링 메세지 퀼링 지도자과정 등을 전개하며 이에 대한 민간자격증 발급을 도와주고 있다”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게 만드는 원동력은 무엇인가?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는 말이 있지 않나. 아이들의 웃음소리만큼 나를 살아 있게 하고 움직이는 힘은 없다. 아이들과 함께일 때 저절로 미소가 번진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한 이 공간은 나의 모든 재능이고 원동력이기도 하다”
앞으로의 계획도 궁금한데
“최우선 과제는 본브레인을 통해 개발한 다양한 교구나 교재를 활용한 프로그램을 기억학교나 유치원 등 여러 기관·단체에 보급하고, 비록 지금은 미약하나 재활용 과정 중 재오염을 발생시키는 업사이클링이 아닌 최소한의 작업으로 탄생한 업사이클링 제품개발과 보급을 통해 환경에 대한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아이들이 ‘세상이 바라는 성공’이 아닌 인내해야 할 때와 즐겨야 할 때를 구분하고, 본인이 언제 행복한지를 아는 사람으로 자라도록 이끌어 주는 어른들이 많아지는 세상이 되면 좋겠다. 성공이란 타이틀로 아이들을 절벽으로 내몰지 말았으면 한다. 꿈도 많고 고민도 많았지만 이제는 어엿한 청년이 되어 이곳저곳에서 활동하며 이 공간을 향한 숨은 도움을 주고 있는 친구들이 있다. 또 아직 세상을 향한 도약을 준비 중인 재능있는 친구들도 있다. 이 친구들에게 행복한 일자리를 제공하는 훌륭한 기업으로 본브레인을 성장시키는 게 내 포부이다. 마지막으로 감새미를 거쳐 간 친구들이 힘든 순간을 마주했을 때, 늘 열정을 가지고 도전하는 나의 모습을 보며 도전하는 마음을 잃지 않았으면 한다는 당부를 전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