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평범한 사람입니다”
“저는 평범한 사람입니다”
  • 임성희 기자
  • 승인 2023.12.22 22: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슈메이커=임성희 기자] 

 

“저는 평범한 사람입니다”

“저희는 종전의 단순 수출입통관개념의 서비스 차원을 넘어 고객의 애로를 정확하게 검진하여 그에 맞는 최적의 맞춤형 통관시스템을 개발, 제공하고 사후수습형이 아닌 사전예방적 차원의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고객 보호를 최상의 목표로 두고 있습니다” 구섭본 일신관세법인 대표 관세사 (사진=임성희 기자)
구섭본 일신관세법인 대표 관세사 (사진=임성희 기자)

 

“2023년 관세진흥대상 수상”
세관 공무원에서 전문 관세사로 걸어온 길, 그리고 걸어갈 길

(사진출처=프리픽)
(사진출처=프리픽)

세상은 평범한 사람들이 지탱한다는 말이 있다. 99%의 평범한 사람이 없다면, 상위 1%도 없다. 구섭본 대표는 70이 넘는 나이에도 관세사로서 종횡무진 활약하며,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몸소 보여주고 있다. 그의 말 중에 ‘나는 평범한 사람’이라는 말이 계속 뇌리에 남는다. 그 같은 평범한 사람이 지탱하는 사회라면 우리 사회는 장밋빛 희망이 가득할 것이다. 그래서 그의 평범한 속의 비범함을 찾아보기로 했다. 너도나도 힘들다며 아우성치는 요즘, 구섭본 대표의 평범함은 많은 이들에게 희망을 줄 것이다.

시대가 우연히 만들어 준 세관 공무원
구섭본 대표가 관세사가 된 일대기를 알려면, 쭉 거슬러 올라가 그의 세관 공무원 시절부터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원래 국가직 공무원이었던 그는 우연한 기회에 세관 공무원이 될 수 있었다. 당시 시대 배경은 영화 ‘범죄와의 전쟁’에 잘 묘사돼 있다. 극 중 세관 공무원인 최민식이 비리를 저지르는 상황이 연출되는데, 실제로 당시 세관 공무원들의 심각한 비리를 근절하기 위해 전두환 대통령이 많은 세관 공무원들을 퇴출시키고, 세관 공무원의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자 국가직 공무원들의 전직 요청을 받으며, 구 대표도 그 전직 그룹에 합류하게 된다. 그리고 부산세관에서 세관 공무원으로서 첫 발걸음을 뗐다. 전혀 다른 업무를 맡으며 힘들었을 법도 하지만 그는 “남들이 맡기 꺼리는 징수업무를 맡으며, 싫어하기보다는 나만의 업무 매뉴얼을 만들어 일을 편하고 쉽게 하는 방법을 찾았습니다”라며 일을 내 것으로 만드는 방법을 터득했다고 말했다. 세관 업무를 하면서 여기저기 지역을 옮겨 근무했다는 그는 서울세관에서의 근무가 그에게 인생 전환점이 됐다고 밝혔다. “서울세관에 있을 때 저에게 직원들 후생복지를 책임지는 업무가 맡겨졌어요. 세관 업무하고 전혀 동떨어진 업무라 전문성을 쌓을 수도 없었고, 연금매장을 관리하고 수익을 내는 생판 모르는 업무였으니, 당시에는 사표를 내야 하나 고민도 많았습니다”라며 그는 “근데 조금만 생각을 달리하면, 공무원인 나에게 급여를 받으며 사업을 할 기회가 생겼다고 생각할 수 있겠더라고요, 100평에 달하는 공간을 내가 사업하듯 운영하며 수익을 낼 수 있었으니까요, 당시 서울세관장님과 관세청장님께 제가 재량껏 할 수 있게 해달라고 호기롭게 말씀드렸고, 당찬 부하직원인 저에게 기회를 주고 믿고 맡겨주셔서, 정말 1년간 집에도 못 들어갈 정도로 제 열정을 바쳤습니다”라고 말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그의 노력은 연금매장의 수익을 연 1억 원에서 3억 원까지 성장시켰으며, 전국 세관에 그의 명성이 자자했다. 능력을 인정받은 그는 그가 원했던 수원세관으로 발령받을 수 있었고, 수원에 있었던 삼성전자의 수입통관 업무를 맡으며, 반도체 관련 업무에 전문성을 쌓을 수 있었다. 그는 당시 수원세관 소속이었던 평택항을 둘러보며, 향후 대중국 무역의 핵심이 될 장소로 내다보고, 관세사로서 둥지를 틀 장소로 낙점한다. “제가 19년간 공무원으로서 많은 경력을 쌓았지만, 앞으로 무역이 더 활발해질 것이고, 이 변화에 부응해 성장 발전을 이룰 수 있는 관세사로서의 새길을 결심했습니다. 당시 평택항은 허허 벌판이었는데, 중국과 가깝고 수심이 깊어 국제 무역항으로서의 비전을 보고 평택에서 관세사 사무실을 차렸습니다”

기회의 땅 평택, 평택항의 발전과 함께한 관세사의 길
평택은 구섭본 대표에게 기회의 땅이었다. 그의 예상대로 평택항은 서해안 시대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으며 발전을 거듭했다. 평택에 둥지를 튼 지 10여 년이 지나자 평택항을 중심으로 한 대중국교역이 늘어나고 중국과의 임가공무역이 확대되면서 구 대표에게 기회가 열렸고, 그만이 할 수 있는 독창적인 시스템으로 무장하면서 임가공무역에 대해서는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며 성장가도를 달려왔다. 여기에 더해 인천국제공항 인천본부세관이 2009년 세계 최초 연중무휴 24시간 체재로 바뀌며, 그에게 기회가 생겼다. 시스템 반도체 노광장비 세계 절대 강자인 네덜란드 기업 ASML이 인천본부세관 24시간 체제에 맞춰 인천에 물류 허브를 만들며, 삼성전자에 24시간 부품 공급을 할 수 있게 됐는데, ASML 한국 사무실(당시에는 규모가 작았다)과 계약을 맺고 있던 구 대표가 ASML과 삼성전자를 이어주는 관세 업무를 맡게 된 것이다. 연중무휴 24시간 체제에 맞춰 인천공항에 제2 사무실을 꾸리고, 6명의 직원이 3교대로 업무를 할 만큼 불이 꺼지지 않는 사무실이 운영됐다. 18년간 관련 업무를 하며 직원들의 열정적인 지원과 노력으로 지금의 일신관세법인을 일굴 수 있었다고 그는 말했다. 하지만 그가 탄탄대로만 걸었던 건 아니다. 1997년 처음 관세사 사무실을 열고 야심차게 시작했지만, 몇 년 지나지 않아, 생사기로에 설만큼 어려운 시기를 겪었었다고 구 대표는 회상했다. “공무원 퇴직하고, 실력 있는 직원들을 구해 관세사 사무실을 열려고 하니 많은 자본이 필요했고, 퇴직금으로 5년까지는 어떻게 버틸 수 있었는데, 신생 사무실이 고객사를 많이 확보하지 못한 채로 운영되려니 한계가 오더라고요, 정말 힘들었습니다” 그는 이 힘든 상황을 가족들에게 알릴 수밖에 없었다며, 당시 대학생이었던 아들과 딸이 학교를 휴학하고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줬다고 말했다. “가족들이 아니었다면 저는 무너졌을 겁니다. 아들과 딸이 제 옆에서 무보수로 열심히 일해준 덕분에 어느 정도 일어설 수 있었고, ASML과 계약을 맺어 일하면서 관세법인을 설립하고 현재까지 이어올 수 있는 원동력을 마련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그에게는 천운이 여럿 작용했다. 서해안 시대 핵심이 될 평택항의 비전을 보았고, 힘든 시기 가족들이 도왔고, 인천본부세관 연중무휴 24시간 체재로,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업체와 삼성전자를 이어주는 관세 업무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운은 준비된 자만이 쟁취할 수 있다. 구섭본 대표는 항상 초심을 생각했으며, 성실함을 잃지 않았고, 누구보다 먼저 고객사의 니즈를 파악하려 노력했다. “힘들 때마다 서울세관에서 후생복지를 담당했던 때를 생각합니다. 사표를 생각할 만큼 힘들었지만, 전국에서 알아줄 정도로 성공적으로 업무를 수행했기에,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던 젊었을 때의 열정을 잊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며 늘 마음을 다집니다” 

구섭본 대표는 2023년 (사)한국관세학회 관세진흥대상을 수상하며 70이 넘는 나이에도 여전히 관세사로서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그의 행보는 많은 선후배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 그는 관세사업의 발전을 위해 선후배가 교류할 수 있는 장을 많이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사진=일신관세법인 제공)
구섭본 대표는 2023년 (사)한국관세학회 관세진흥대상을 수상하며 70이 넘는 나이에도 여전히 관세사로서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그의 행보는 많은 선후배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 그는 관세사업의 발전을 위해 선후배가 교류할 수 있는 장을 많이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사진=일신관세법인 제공)

2023년 (사)한국관세학회 관세진흥대상 수상
“업계 발전을 위해, 상호교류 증진에 앞장서고 싶어”

2023년 (사)한국관세학회 관세진흥대상이라는 낭보가 날아들었다. 구섭본 대표는 “저보다 더 유능한 관세사분들이 많은데, 제가 수상하게 돼서 영광입니다”라고 말했다. 1997년에 개업해 경력 26년 차의 그는 여전히 겸손하다. “제 나이 73세이지만 80대의 관세사님들도 여전히 활발히 활동하고 계십니다. 저는 아직 젊죠”라고 웃어 보인다. 사실 그에게 큰 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3년 제50회 무역의 날 시상식에서 국가 수출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관세사 가운데 최초로 대통령상을 받았다. 이번 관세진흥대상은 10년이 지나도 여전히 최전선에서 무역 발전을 위해 힘쓴 그의 노고가 인정받은 결과다. 구체적으로는 이전가격과 관세평가와의 관계와 과세이론의 방향 제시 및 관세평가에 대한 주요 쟁점 사항 등에 많은 의견을 개진해 이론과 실무의 괴리를 없애고, 발전지향적 모델개발에 크게 이바지했다고 평가받았다. 현재 한국관세사회 평택지부장을 맡으며 수출입업체가 관세 제도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도록 지원하고 수출입 통관업무를 성실히 수행하여 지역사회 발전에 이바지한 부분도 컸다. 그는 다른 직종 같으면, 70~80세에는 은퇴해야 하지만 관세사는 여전히 현역으로 그 경력과 노하우를 인정받을 수 있다며 “저는 관세사라는 직업에 상당히 자부심을 느낍니다. 후배들에게도 이 말은 꼭 해주고 싶습니다. 관세사제도가 도입된 1975년 100억 불에 불과했던 관세 규모가 35년 후인 2011년 1조 불을 달성하며 무려 100배 이상 성장했는데, 이 같은 초고속 성장배경에는 수출입기업들을 서로 연결해주는 관세사들의 숨은 노력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국가발전의 일익을 담당한다는 생각으로 자부심을 가지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관세사는 일하면 일할수록 경력과 경험이 쌓이고 노하우가 생겨 누구도 범접지 못하는 실력을 갖추게 됩니다. 그래서 후배들이 관세사라는 직업에 자부심을 느꼈으면 합니다”라고 밝혔다. 덧붙여 “노하우가 크게 작용하는 직종이다 보니, 선후배 상호교류의 장을 많이 만들어, 관세사업이 더 활성화되는 계기를 만들고 싶습니다. 제가 그 부분에서 도움이 된다면 앞장서서 우리 업계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라고 강조했다. 

구섭본 대표는 저는 평범한 사람이며, 평범한 삶 속에서 내 역할을 다 하자는 것이 제 기본 생활철학입니다”라고 밝혔다.(사진=임성희 기자)
구섭본 대표는 저는 평범한 사람이며, 평범한 삶 속에서 내 역할을 다 하자는 것이 제 기본 생활철학입니다”라고 밝혔다.(사진=임성희 기자)

“사전예방적 차원의 서비스로 고객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
“고객 감동은 곧 나의 보람”

평택에 자리 잡은 지 26년이 흘렀지만 구섭본 대표는 여전히 처음 자리 잡을 때와 같은 마음으로 업무를 해나간다. “오늘도 서해안 시대의 중심축에 서 있는 평택에서 미래의 꿈을 열어가고 있습니다. 저희는 종전의 단순 수출입통관개념의 서비스 차원을 넘어 고객의 애로를 정확하게 검진하여 그에 맞는 최적의 맞춤형 통관시스템을 개발, 제공하고 사후수습형이 아닌 사전예방적 차원의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고객 보호를 최상의 목표로 두고 있습니다” 그의 고객 응대 핵심 키워드는 바로 ‘감동’이다. 고객사가 어떤 어려움을 겪을지 미리 법령을 분석하고 파악해 대응해주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세심한 배려에 고객사는 감동하게 된다. 기업 입장에서 손실 입을 부분을 미리 파악해 알려준다면, 손실을 최소화하고 수익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터이니 말이다. 이렇게 그는 한번 인연 맺은 기업과 20년간 거래를 이어오고 있다. 세관 공무원 출신으로 국가의 입장과 법령을 이해하고, 관세사로서 수출입기업의 상황을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애로사항을 해결해주려고 노력한 부분은 그가 인정받는 관세사로서 장수할 수 있는 큰 비결이다. 

 

“저희는 종전의 단순 수출입통관개념의 서비스 차원을 넘어 고객의 애로를 정확하게 검진하여

그에 맞는 최적의 맞춤형 통관시스템을 개발, 제공하고

사후수습형이 아닌 사전예방적 차원의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고객 보호를 최상의 목표로 두고 있습니다”

 

“나는 인복 많은 사람, 좋은 선배들의 지원과 배려로 오늘까지 올 수 있었다”
“공무원 생활을 했기 때문에 올바름이 몸에 배 있습니다.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고 부지런하고 정직하게 열심히 살자고 항상 되뇝니다. 저는 평범한 사람이며, 평범한 삶 속에서 내 역할을 다 하자는 것이 제 기본 생활철학입니다” 그리고 구섭본 대표는 그의 평범함을 지탱해주는 은인들을 소개했다. 그는 이분들은 꼭 소개해야 한다며, 그래야 마음의 빚을 덜 수 있다고 말했다. “제가 서울세관에서 후생복지업무를 잘할 수 있게 지원해주신 故 조준 전 서울세관장님, 김욱태 전 관세청장님, 그리고 부산세관 시절 제 선배셨던 故 장영철 전 노사정위원장님, 김창석 고문님, 손원종 과장님, 최구하 국장님은 제 인생의 은인이십니다. 그리고 저와 함께 관세법인에 몸담고 저를 도와주고 있는 이채현 관세사, 이정일 관세사, 조기현 관세사, 백영현 관세사, 안두열 관세사님은 지금의 저를 있게 해주신 분들이세요, 저는 참 인복이 많은 사람입니다. 이분들 존함은 꼭 기사에 실렸으면 합니다” 그는 이 말을 몇 번이고 기자에게 반복했다. 지인들의 이름을 언급하며 그의 눈가가 촉촉해졌다. 이름만 언급해도 그에게 감동을 주는 사람들이란 걸 알 수 있었다. 그가 세관 공무원으로 그리고 관세사로 초심을 잃지 않고 활약할 수 있게 버팀목을 마련해준 선배들이자 동료들이다. 관세사로서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는 그는 여전히 활발한 활동을 예고하며, 관세사업무뿐만 아니라 주변의 불우한 이웃도 돌 볼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전했다. 기자는 그와 인터뷰하며 그의 나이를 잊었다. 그는 절대 겸손했고, 절대 배려했다. 구섭본 관세사는 누구에게나 존경받을만한 어른이고, 앞으로의 활동이 더 기대되는 어른이다. 
 

이슈메이커 임성희 기자 shlim@issuemaker.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국제금융로8길 11, 321호 (여의도동, 대영빌딩)
  • 대표전화 : 02-782-8848 / 02-2276-1141
  • 팩스 : 070-8787-897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손보승
  • 법인명 : 빅텍미디어 주식회사
  • 제호 : 이슈메이커
  • 간별 : 주간
  • 등록번호 : 서울 다 10611
  • 등록일 : 2011-07-07
  • 발행일 : 2011-09-27
  • 발행인 : 이종철
  • 편집인 : 이종철
  • 인쇄인 : 김광성
  • 이슈메이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이슈메이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ess1@issuemaker.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