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man City Suwon & Saemaul Leaders] 새마을지도자 수원시협의회 이완모 회장
"잘 살아보세. 잘 살아보세. 우리도 한번 잘 살아보세." 한국의 대표적인 국민운동으로 '근면, 자조, 협동의 정신을 강조한 새마을운동의 노랫말이다. 과거 새마을운동이 경제적으로 잘살기 위한 운동이었다면, 21세기 새마을운동은 정신적인 부분을 첨가해 행복한 나라는 만들자는 운동으로 변화를 꾀하는 중이다. 이에 단순한 봉사활동을 뛰어넘어 지역사회와 국가의 진정한 선진화를 위해 활동하는 수원의 뉴새마을운동이 주목받고 있다.
뉴새마을운동의 메카 ‘수원’
올 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를 기록한 날 기자는 새마을지도자 수원시협의회 이완모 회장과의 인터뷰를 위해 사무실을 찾았다. 바깥의 쌀쌀한 기온으로 잔뜩 웅크린 기자와는 달리, 바쁜 업무로 열기마저 느껴지는 사무실 안에서 이 회장을 만날 수 있었다. 시종일관 당당함으로 자신을 어필하는 기존의 취재원들과는 달리, 겸손한 자세로 자신의 소신과 소명을 또박또박 설명하는 그의 말에서 기자는 뉴새마을운동의 가치를 발견했다.
이 회장은 “이제 우리나라는 경제적 성장 뿐 아니라 정신적 성장을 목표로 하는 뉴새마을운동을 전개해야 합니다. 이것이 선진국가로 발전할 수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라는 말과 함께 인터뷰를 시작했다. 뉴새마을운동은 근면·자조·협동이라는 새마을운동 기본정신에 변화, 도전, 창조라는 3C(Change, Challenge, Create)의 정신이 더해진 운동으로, 역동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운동을 추구하는 것이 큰 특징이다. 이를 위한 4대 중점운동은 그린코리아(Green Korea) 녹색새마을운동, 스마트코리아(Smart Korea) 나라 품격높이기 운동, 해피코리아(Happy Korea) 살맛나는 공동체운동, 글로벌코리아(Global Korea) 세계로 나가는 새마을 운동이다. 그 중 이 회장이 주목하는 부분은 나라의 품격을 높이는 운동이며, 이를 위해 의미 있는 행사를 마련하고 있다. 협의회는 자부담으로 문화 환경이 열악한 벽지 어린이들에게 세계적 문화유산인 수원화성의 가치를 알리고 정조대왕의 효 정신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 회장은 “수원의 저력과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알리고, 도서벽지 어린이의 견문을 넓히는 기회를 마련하게 되어 의미가 남다릅니다”며 미소 지었다. 실제로 지난 2011년 5월 충북 청원군 외천초등학교 전교생 30여명을 수원으로 초대한 그는 아이들이 해맑게 웃는 모습을 잊을 수 없다며, 앞으로도 많은 아이들에게 기회가 돌아가기를 희망한다는 말을 덧붙였다. 이외에도 협의회는 녹색생활실천 일환으로 관내에 무단 방치된 헌 자전거를 수거해 쾌적한 환경 조성 및 자원의 재활용을 통한 녹색생활 실천과 수리한 자전거를 필요한 시설에 지원함으로써 이웃사랑 나눔 실천에도 앞장 서는 중이다. 협의회의 ‘헌자전거 재활용 사업’은 단순한 봉사에 창조의 정신을 접목한 뉴새마을운동의 대표적 사례로 손꼽히고 있으며, 수원 시민들로부터 많은 격려와 지지를 받아 연중사업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더불어 새터민의 사회적응 프로그램을 개발 및 운영해 살맛나는 지역 공동체를 완성하고 있다.
새 시대에 맞는 정신과 시스템 개발 필요
희망의 수원을 만들기 위한 협의회의 활동은 많이 있지만, 그 중심에 사람이 없으면 한낱 구호에 불과할 뿐이다. 새마을운동은 물고기를 스스로 잡는 방식을 가르쳐주는, 즉 주민의 자조적 노력 지원이 그 본래의 목표이기 때문이다. 이에 이완모 회장은 취임 후 회원 수 30% 배가운동을 전개하고, 젊은 세대들에게 동기부여를 할 수 있는 눈높이 식의 프로그램 개발을 모색하고 있다. 그는 “새마을운동이 세계적인 조명을 받게 된 배경은 40년을 이어온 전통과 축적된 가치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새마을운동은 이제 사회 간접자본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또한 개혁이 일어나지 않으면 안 됩니다.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바꿔야 할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통해 시대에 맞는 정신과 시스템의 개발이 필요한 시점입니다”라며 새마을 지도자들의 변화를 당부했다. 덧붙여 과거의 장점과 유산을 새로운 동력으로 견인하기 위해서는 개인 회비나 기부금 이외에 사회적 기업의 운영을 통한 재정적 자립이 수반돼야 하며, 사회에 봉사한 만큼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제도적인 뒷받침이 이뤄져야함을 분명히 했다.
새마을운동에 대한 이 회장의 열정적인 인터뷰가 진행되는 가운데, 기자의 머릿속에 ‘왜’라는 단어가 스쳐갔다. 개인적인 이득을 위한 것이 아닌 일에 이토록 적극적일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든 것이다. 큰 명분을 예상했지만, 그는 첫 인상처럼 소박한 진심을 전했다. 그는 “사회에서 많은 봉사를 진행하면서 저를 지탱해 준 것은 ‘행복한 미소’가 전부였습니다. 제가 주는 것이 아니라 그분들의 환한 웃음이 제게 힘을 주는 것이죠”라고 말한다. 새로운 가치창출로 시대에 맞는 새마을을 꿈꾸는 새마을지도자 수원시협의회. 변화된 새마을의 힘으로 더 큰 보람을 선사하고자 노력하는 이들의 발걸음을 주목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