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산업에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이 자리 잡으려면…
영화 산업에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이 자리 잡으려면…
  • 김도윤 기자
  • 승인 2016.10.04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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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도윤 기자]

영화 산업에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이 자리 잡으려면…

기부형 크라우드펀딩부터 증권형 크라우드펀딩까지, 다양해진 영화 투자

 


영화 인천상륙작전, 부산행, 귀향. 이들 영화에는 두 가지 공통점이 있다. 하나는 영화흥행에 성공했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바로 크라우드펀딩으로 투자를 받았다는 사실이다. 최근, 크라우드펀딩으로 투자를 받아 제작한 영화가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투자의 폭이 좁은 비주류 영화에게 크라우드펀딩이란 단비와 같은 존재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이에 기존 크라우드펀딩과는 다른 새로운 형태의 크라우드펀딩이 최근 등장해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독립·예술영화 발전에 이바지해온 ‘기부형’ 크라우드펀딩 

위안부 문제를 전면적으로 다뤄 우리에게 큰 울림을 선사한 영화 귀향. 이 영화는 14년간의 제작 기간에 투자에 난항을 겪었다. 그 긴 시간 동안 이들이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바로 크라우드펀딩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2012년, 영화 26년의 크라우드펀딩이 성공하자 이후 영화제작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는 하나의 방법으로 활용돼오고 있다. 현재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예술나무’를 비롯해 일반 클라우드 펀딩업체인 굿펀딩, 텀블벅, 유캔펀딩 등이 영화제작뿐만 아니라 예술가의 창작활동을 전반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그 덕분에 우리는 귀향뿐만 아니라 연평해전, 지슬, 26년 등을 영화관에서 만날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영화 장르를 한정 짓지 않아 비주류 영화에 있어 크라우드펀딩이란 단비와 같은 존재다. 물론, 관객에게도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다줬다. 다양한 장르의 영화가 생산된다는 것은 곧 관객이 선택할 수 있는 폭 역시 넓어지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는 국내 영화 산업 발전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다줬다.

 

 

 

새로운 형태의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금융업계에서 크라우드펀딩은 크게 기부형, 대출형, 증권형으로 나뉘지만, 영화산업에서 크라우드펀딩은 ‘기부형’ 크라우드펀딩이었다. 그래서 크라우드펀딩으로 제작된 모든 영화가 참여자들의 모금으로 제작비가 마련됐다. 기부형 크라우드펀딩은 말 그대로 기부형이기 때문에 이후에 영화가 흥행하더라도 해당 참여자는 그 어떠한 수익도 가져갈 수 없다. 이는 귀향뿐만 아니라. ‘제주도 4·3사건’을 다룬 영화 지슬이나, 천안함 사건을 다룬 영화 연평해전 등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귀향 제작진은 엔딩 크레딧에 기부형 크라우드펀딩에 참여한 이들의 이름을 올리는 것으로 그 고마움을 대신하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이 영화산업에 등장했다. 이번 해 7월에 개봉한 영화 인천상륙작전이 바로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제작된 것이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인천상륙작전 자금 모집을 위해 ‘IBKS 문화 콘텐츠 투자 크라우드펀딩’이라는 회사를 설립했고, 영업한 지 7일 만에 288명의 투자자를 유치해 목표금액인 5억 원을 조달했다고 한다. 물론, 여기에 참여한 투자자들은 영화 흥행에 따라 수익을 배분받는다. 인천상륙작전 크라우드펀딩 투자에 필요한 최소 금액은 50만 원이었으며, 최대 투자금액은 200만 원을 한정됐었다. 현재 이 영화는 크게 흥행했고, 그 덕분에 투자자들은 이미 수익을 낸 상태다. 영화가 상영 중인 동안에도 관람객이 증가하면 그만큼의 수익률 역시 올라가는 구조다.
 

  영화산업에 새롭게 등장한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은 자금이 필요한 수요자와 투자를 원하는 대중의 이해관계에 의한 투자방식을 의미한다. 금융업계에서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은 투자자들은 자본시장법에 따라 전매제한이 있기 때문에 최소 1년간 투자기업의 주식을 보유해야만 한다.
 

  그러나 일반 투자자들에게 이 같은 전제조건은 그만큼 이들이 리스크를 부담해야 한다. 이 때문에 지난 1월에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이 출범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모인 투자자는 5,000여 명으로 추산됐다. 결국 투자자들은 다른 분야로 눈을 돌리게 됐고, 그 결과 인천상륙작전을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으로 진행하게 된 것이다.


  ㈜앤드비욘드투자자문의 구본상 대표는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은 수익 획득을 목적으로 신생기업이나 문화 콘텐츠의 자금 모집에 응하는 형태를 말합니다. 증권의 종류에 따라 지분이나, 투자수익 등을 급부(給付) 받는 형태라 일컬을 수 있겠습니다”라고 전했다.

 

 

 

수익에 가려진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의 ‘암(暗)’

영화제작에 있어 투자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때문에 앞으로는 기부형 크라우드펀딩보다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이 더 다양해 질 수 있다. 그래서 인천상륙작전의 흥행 성공이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의 성공이 앞으로 계속되리란 보장은 없다. 영화 특성상 흥행 여부를 영화 개봉 이후에 알 수 있으며, 영화에 대한 평가가 개봉 전후 달라질 수가 있다. 고수익을 창출해주지만, 그만큼 고위험이 따르는 것이다. 올해 6월에 개봉한 영화 사냥이 바로 그런 상황을 잘 말해준다. 당시 사냥은 관객 164만 명 이상이 영화를 관람해야지만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었지만, 절반도 채 되지 않은 64만 관객만이 영화를 관람해 투자자들은 투자금의 절반도 회수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일반 투자자들이 해당 영화에 대해 상세한 정보를 얻지 못한 채 투자를 감행한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하여 일반 투자자들에게 자세한 영화 정보를 제공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영화관계자 입장에서 자세히 영화 정보를 공개하는 것은 개봉 이전 영화에 대한 흥미를 떨어트릴 수 있으며, 이는 곧 영화수익과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이에 영화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이 좀 더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현재 떠안고 있는 문제가 원만하게 해결돼야지만 가능하리라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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