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문어발’ 사업확장에 제동
[이슈메이커] ‘문어발’ 사업확장에 제동
  • 손보승 기자
  • 승인 2023.11.29 08: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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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결합 심사기준’ 개정안 발표
경쟁 제한성 평가 시 이용자 수·빈도 고려

[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문어발’ 사업확장에 제동
 

카카오가 인수합병을 통해 문어발식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논란이 된 가운데, 공정거래위원회가 무분별한 플랫폼의 몸집 불리기를 막기 위해 플랫폼의 특성을 고려한 기업결합 심사기준을 마련했다. 시장을 획정할 때 가격 인상만 보는 게 아니라 서비스 품질이 떨어질 때 수요대체재는 있는지, 이용자나 데이터 증가로 발생하는 네트워크 효과도 함께 살펴보기로 했다.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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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획정 시 수요대체재 확인
그동안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기준에는 플랫폼의 특성이 고려되지 않았다. 기존의 제조·유통·서비스업에 맞춰 설계된 기업결합 심사기준으로 인해 플랫폼은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하고, 이용자가 특정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해당 서비스에 대한 수요 유발 요인이 되는 ‘네트워크 효과’를 갖고 있다.

  이에 공정위는 온라인 플랫폼의 특수성을 고려해 기업결합 심사방식을 현대화하는 내용의 ‘기업결합 심사기준’ 개정안을 발표했다. 먼저 간이 심사 대상을 확대한다. 시장에 미치는 경제적 영향이 미미한 기업결합에 대해서는 사실관계만 확인하는 게 간이 심사다. 그동안 매출액 등을 기준으로 대상을 정했는데, 앞으로 온라인 플랫폼은 매출이 적더라도 이용자 수와 혁신 가능성을 따져 간이 심사를 일반 심사로 전환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온라인 플랫폼이 기업결합을 신고할 때 인수하고자 하는 업체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가 월평균 500만 명 이상이거나 연간 연구개발비를 300억 원 이상 지출하는 경우 일반심사를 진행하게 된다. 선중규 공정위 기업협력정책관은 “이미 많은 이용자를 확보한 온라인 플랫폼이 혁신 서비스를 출시할 가능성이 큰 업체를 인수하는 경우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작다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2017년 8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5년여간 카카오는 62개 회사에 대해 기업결합을 신고했는데 이 중에서 85.4%가 간이 심사를 거쳐 승인이 이뤄졌다. 이러한 방식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면서 카카오의 계열사는 2018년 11월 69개에서 지난 1일엔 143개로 2.1배 늘어났다.

 

경쟁 플랫폼 가맹 택시에 대해 ‘콜’을 차단한 혐의로 공정위 제재 절차에 들어간 카카오모빌리티는 운영 방식과 시스템을 전면 개편하기로 했다. ⓒYTN 뉴스화면 갈무리
경쟁 플랫폼 가맹 택시에 대해 ‘콜’을 차단한 혐의로 공정위 제재 절차에 들어간 카카오모빌리티는 운영 방식과 시스템을 전면 개편하기로 했다. ⓒYTN 뉴스화면 갈무리

 

김범수 “많은 분의 질책 아프게 받아들여”
또한 공정위는 기업결합에 따른 경쟁 제한성을 평가할 때 서비스 이용자 수와 이용 빈도 등을 고려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매출액을 기반으로 시장점유율을 평가했는데 플랫폼이 제공하는 무료 서비스일 경우 영향력 대비 점유율이 낮게 나타나는 특성이 있었다.

  아울러 개정안은 플랫폼의 효율성 증대 효과 사례도 심사 시 살펴보도록 했다. 기업결합의 긍정적 효과 역시 심사에 고려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플랫폼 기업결합 결과 혁신적인 서비스가 창출되거나, 스타트업이 인수됨에 따라 투입자본이 회수되고 신규 창업이 이루어지는 등의 긍정적인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기존의 접근 방식으론 온라인 플랫폼의 기업결합을 통한 사업확장을 막지 못한다는 문제의식은 미국도 마찬가지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지난 7월 기업결합 가이드라인 개정 초안을 내놨다. 구글과 아마존 등이 경쟁업체를 제재 없이 인수하면서 기업 규모를 키우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목적에서다.

  한편 경쟁 플랫폼 가맹 택시에 대해 ‘콜’을 차단한 혐의로 공정위 제재 절차에 들어간 카카오모빌리티는 동의의결을 신청했다. 동의의결은 법 위반 혐의를 받는 사업자가 자진 시정 방안을 공정위에 제출하고, 공정위가 심사를 거쳐 타당하다고 판단하면 사건을 신속하게 종결하는 제도다. 이와 함께 이어 카카오모빌리티는 다른 택시 플랫폼에 카카오T 플랫폼을 개방하고, 운영 방식과 시스템을 전면 개편하겠다고 발표했다.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은 제3차 공동체 비상 경영 회의에 참석한 자리에서 “모든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국민 눈높이에 부응하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국민의 사랑을 받아왔던 기업으로 초심으로 새로운 카카오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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