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68년 만 전·현직 대통령 맞대결 성사되나
[이슈메이커] 68년 만 전·현직 대통령 맞대결 성사되나
  • 손보승 기자
  • 승인 2023.11.24 08: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 고령과 낮은 지지율이 약점
‘사법 리스크’ 시달리는 도널드 트럼프

[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68년 만 전·현직 대통령 맞대결 성사되나
 

2024년 11월 5일 치러지는 미국 대선이 1년 앞으로 다가왔다. 정치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리턴 매치를 예상하고 있다. 다만 최종 승자가 누가 될 것인지에 대해선 누구도 섣불리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 우열을 따지기 힘든 ‘초접전’ 구도라는 것이다.

 

ⓒPixabay
ⓒPixabay

 

68년 만 전·현직 대통령 맞대결 유력
각 당의 본격적인 후보 선출 레이스는 내년 초부터다. 공화당은 아이오아 코커스(1월 15일), 민주당은 사우스캐롤라이나 예비선거(2월 3일)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후보 가리기에 들어간다. 양당의 첫 경선이다 보니 전국 유권자들에게 큰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각 후보들은 이들 지역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3월 5일은 양당 모두 십여 개의 주에서 경선이 실시되는 ‘슈퍼 화요일’이다. 이때를 기점으로 사실상 각 당 대선 후보의 윤곽이 드러나게 된다. 이후 각각 7월과 8월에 전당대회를 열어 대선에 나갈 최종 후보를 선출하게 된다.

  두 당 모두 선두 주자는 막강하다. 민주당은 재선에 도전하는 바이든 대통령의 무혈입성이 예상되고, 공화당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2위권과 큰 격차로 독주하는 모습이다.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이 경선 중도 포기를 선언한데다, 초반 기세가 좋던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도 시간이 갈수록 하락세가 뚜렷해지고 있는 모습이다. 본격적인 경선도 시작되기 전에 후보가 거의 결정되어 역대 가장 재미없는 선거라는 말도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리턴매치’를 하게 되면 지난 1956년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과 애들레이 스티븐슨 전 대통령의 대결에 이어 68년 만에 전·현직 대통령이 맞붙게 된다.

 

유럽과 중동에서 벌어지는 두 전쟁의 양상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재산 구도에 악재가 될 공산이 크다. ⓒThe White House/Flickr
유럽과 중동에서 벌어지는 두 전쟁의 양상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재산 구도에 악재가 될 공산이 크다. ⓒThe White House/Flickr

  현재까지 판세는 초박빙이다. 미국 여론조사 종합 사이트인 리얼클리어폴리틱스가 최근 한 달간(10월 6일~11월 1일) 12개 조사 결과를 모아 산출한 평균 지지율을 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45.4%를 기록해 44.9%인 바이든 대통령을 근소하게 앞섰다. 다만 조사별 우열을 따지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우위인 조사는 4개뿐이다. 4개는 바이든 대통령 우위, 나머지 4개는 동률이다.

  물론 전국 단위 지지율보다 더 눈여겨봐야 하는 건 경합 주의 지지율이다. 미국 대선은 선거인단 538명의 과반인 270명을 누가 확보하느냐의 승부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지 성향이 뚜렷한 주는 놔두고 특정 정당에 기울지 않은 ‘스윙보터’ 주에 선거마다 양당 모두 공을 들인다.

  이번 대선에서는 애리조나와 조지아를 비롯해 미시간, 네바다, 노스캐롤라이나,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등 7곳이 경합주로 분류된다. 민주당은 위스콘신,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등 북동부 ‘러스트 벨트’ 공략에 사활을 걸 전망이다. 1980년대 중반부터 민주당 아성이던 3개 주는 대선과 함께 상원의원 선거까지 치르는 33개 주에 속한다. 2016년 대선에서 잠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빼앗겼다가 2020년 대선 때 바이든 대통령이 되찾은 3개 주를 수성하면 대선 승리와 함께 상원 다수당을 지키기도 한층 수월해진다는 게 민주당 계산이다.

 

기밀문건 유출과 대선 결과 전복 시도 등으로 네 차례나 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판 일정이 레이스 주요 일정과 맞물린다는 점이 부담이다. ⓒTrump White House Archived/Flickr
기밀문건 유출과 대선 결과 전복 시도 등으로 네 차례나 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판 일정이 레이스 주요 일정과 맞물린다는 점이 부담이다. ⓒTrump White House Archived/Flickr

 

리턴매치 피로감 느낀 유권자들 제3후보에 눈길
유권자들이 두 사람의 대결에 ‘피로감’, ‘두려움’, ‘슬픔’을 느낀다고 답한 여론조사 결과도 있을 정도로 재대결에 부정적인 인식이 크다는 점은 변수다. 바이든 대통령의 경우 고령이 가장 큰 약점이다. 그간 말실수를 하거나 발을 헛디뎌 넘어지는 일이 잦아 건강에 대한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더욱이 1942년 11월생이라 내년 대선 승리 땐 82세를 넘겨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고물가 여파로 경제 상황이 그다지 좋지 않아 지지율은 최근 1년 이상 40% 수준에 머물러 있기도 하다. 바이든 대통령에 투표하겠다고 답한 응답자의 특성을 보면 50%가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의 정책에 반대해서 이러한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정책을 지지해서 투표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38%로 더 적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을 막기 위한 것이라는 의미다.

  여기에 유럽과 중동에서 벌어지는 두 전쟁 역시 바이든 대통령에게 악재가 될 공산이 크다. 중동 전쟁이 길어져 민간인 희생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 이미 이탈이 가시화한 민주당 지지층의 외면도 늘어날 공산이 크다. 이란의 참전으로 확전까지 될 경우 유가가 뛰고 미국 유권자도 악영향을 체감하게 돼 설상가상이다.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러시아와 이란이 개입된 전쟁이라는 점에서 1979년 지미 카터 당시 대통령의 재선 실패 때와 상황이 흡사하다”고 보도했다.

  상대적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는 견고한 편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 투표하겠다고 한 응답자는 42%가 ‘그와 그의 정책, 공화당을 지지한다’고 답해 바이든 대통령에 반대한다는 응답률(40%)을 넘겼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사법 리스크’가 골칫거리다. 기밀문건 유출과 대선 결과 전복 시도 등으로 네 차례나 기소된 트럼프는 본선 때 법원 판결이 불리한 쪽으로 나올 경우 표 확장에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 재판 일정이 레이스 주요 일정과 맞물린다는 점도 부담이다. 여기에 그의 과격한 정책과 돌출 행동도 유권자들을 불안하게 만드는 또 다른 원인으로 꼽힌다.

 

무소속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를 비롯해 제3당 후보가 대선 구도에 미칠 변수에도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Pixabay
무소속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를 비롯해 제3당 후보가 대선 구도에 미칠 변수에도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Pixabay

  접전 구도인 만큼 제3후보도 변수다. 무소속이나 제3당 후보로 출마하겠다는 후보가 꽤 많은 상황인데, 대표적인 인물이 민주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나선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다. 변호사이자 환경운동가인 그는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조카다. 출마 선언 6시간 만에 후원금 1,100만 달러를 모아 여느 무소속 후보와는 달리 초반 기세가 만만치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녹색당 후보였던 코넬 웨스트가 무소속으로, 2012년과 2016년 대선에 녹색당 후보로 두 차례 출마했던 질 스타인도 대선 출마를 공식화했다. 민주당 조 맨친 상원의원도 내년 상원 선거 불출마 의사를 밝히며 대권 도전 가능성을 시사했다. 맨친 의원은 초당파 중도 성향 정치 단체 ‘노 레이블스(No Labels)’의 지원을 받는 유력한 대선 주자로 꼽힌다.

  이와 같은 제3지대 후보 난립은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환멸감을 느끼는 유권자 층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24년 대선에 출마한 제3지대 후보들은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로 인해 늘어나고 있다”며 “둘의 낮은 지지율로 여론조사업체들이나 선거 전략가들은 이들 모두에게 환멸을 느끼는 ‘이중 혐오자’(double haters)라는 유권자 그룹까지 만들어 냈다”고 지적했다.

  제3지대 후보 중 가장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인물은 케네디 주니어다. 그는 민주당과 공화당 양측 유권자를 모두 흡수해 주요 여론조사에서 3자 가상대결 시 20~24%의 지지를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이러한 파괴력을 보일 경우 1992년 미국 대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한 억만장자 로스 페로의 재현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당시 페로는 18.9%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보수 표를 잠식했는데, 이는 조지 H.W. 부시 대통령이 빌 클린턴 민주당 후보에게 패해 재선에 실패한 원인이 되었다.

  물론 제3지대 돌풍이 선거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싱크탱크 비컨 팔러시 어드바이저의 맥스웰 슐만 분석가는 “유권자들은 선거가 1년 앞으로 남았을 땐 가정적으로 제3 후보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말하지만 선거가 가까워지면 그 숫자는 감소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국제금융로8길 11, 321호 (여의도동, 대영빌딩)
  • 대표전화 : 02-782-8848 / 02-2276-1141
  • 팩스 : 070-8787-897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손보승
  • 법인명 : 빅텍미디어 주식회사
  • 제호 : 이슈메이커
  • 간별 : 주간
  • 등록번호 : 서울 다 10611
  • 등록일 : 2011-07-07
  • 발행일 : 2011-09-27
  • 발행인 : 이종철
  • 편집인 : 이종철
  • 인쇄인 : 김광성
  • 이슈메이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이슈메이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ess1@issuemaker.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