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위기 극복을 위한 기여와 연대
[이슈메이커] 위기 극복을 위한 기여와 연대
  • 손보승 기자
  • 승인 2023.11.22 09: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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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 관리·충돌 방지 위해 ‘의기투합’한 미·중
글로벌 책임 외교 방점 찍은 윤석열 대통령

[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위기 극복을 위한 기여와 연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됐다.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기여와 연대’라는 주제와 별개로 각국 정상들은 숨가쁜 외교전을 펼치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 간 전쟁과 우크라이나 전쟁, 무역 규제 완화 등 현안에 대한 의견을 두루 나누었다.

 

ⓒ백악관 페이스북
ⓒ백악관 페이스북

 

관계 안정화 향해 첫발 내딛어
이번 정상회의 기간 가장 주목받았던 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이었다. 지난해 11월 14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첫 대면 회담 이후 1년 만에 다시 마주한 순간이었다. 두 정상은 치열한 전략경쟁이라는 양국 관계의 본질은 그대로 둔 채 충돌을 막고, 상호 이익이 되는 분야의 일부 합의를 도출했다.

  대표적인 점이 군대군(軍對軍) 대화 재개 합의와 펜타닐(마약성 진통제) 협력 합의다. 중국은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반발하며 미·중간 대화와 협력 채널을 대거 단절한 바 있다. 당시 단절 대상으로 포함된 것이 국방부 실무회담과 해상군사안보 협의체 회의, 전구 사령관 간의 통화 등이었다. 중국은 또 양국 간 불법 이민자 송환 협력, 형사사법 협력, 다국적 범죄 퇴치 협력 등과 함께 마약 퇴치 협력을 중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

  결국 이날 미중정상의 군대군 대화 재개 및 펜타닐 관련 협력 합의는 양국 관계를 펠로시 전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전으로 돌려놓는 측면이 있다. 또한 양 정상 모두 오해와 오판에 의한 예기치 않은 충돌은 피해야 한다는 데 의견이 일치했고, 그것이 군 당국 간 채널 복원으로 이어진 것으로 해석 가능하다.

  비슷한 맥락에서 주목되는 대목은 대만 문제를 둘러싼 논의다. 바이든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입으로 ‘하나의 중국’ 정책을 바꾸지 않겠다고 밝히며 시 주석에게 중대 성과로 포장할 수 있는 ‘선물’을 줬다. 반대로 시 주석 역시 대만에 대한 무력사용 가능 원칙은 유지하되, 향후 수년 안에 대만에 대한 대대적 군사행동에 나설 계획이 없음을 시사했다고 미국 정부 고위 당국자가 전했다.
  

이번 APEC 정상회의 기간 가장 주목받았던 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이었다. ⓒ백악관 페이스북
이번 APEC 정상회의 기간 가장 주목받았던 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이었다. ⓒ백악관 페이스북

대만 문제 관련 암묵적 합의 도달
결국 내년 1월 대만 총통선거를 앞둔 미묘한 시기에 두 나라 사이 갈등의 최대 화약고인 대만과 관련해 당분간은 서로 중대한 현상변경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는 암묵적 합의에 도달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다만 이날 합의를 두고 양국이 국운을 건 치열한 전략 경쟁의 본질과 관련된 내용은 건드리지 못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모두발언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은 “경쟁의 책임 있는 관리”를 거론한 반면, 시 주석은 “대국간 경쟁은 시대의 대세가 아니다”고 말하는 등 전략 경쟁을 둘러싼 현저한 인식 차이를 재확인했다.

  그럼에도 그간 미·중관계가 갈등 일변도 양상이 지속되어 왔다는 점에서 이날 합의들은 진전으로 평가할 여지가 있어 보인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 우크라이나 전쟁을 직면한 백악관 입장에서 대만을 둘러싼 군사적 대결을 해소하는 것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영국 BBC 방송 역시 “바이든 행정부가 이번 회담 결과에 만족할 것”이라며 “바이든에게는 중요한 국내적 승리”라고 전했다.

  이처럼 양 정상이 일부 ‘공약수’를 찾고 회담장 주변을 산책하는 등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이며 성과 있는 회담으로 만들려 노력한 것은 각자 처한 국내외적 위기 상황과 밀접한 관계가 있어 보인다. 중국 관영 매체 환구시보는 “중·미 정상회담이 결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의 한 ‘부설 양자 행사’나 ‘곁다리(場邊) 회담’이 아니라, 별도의 공식적이고 매우 중요한 정상회담이라는 정보를 분명히 전한 것”이라고 큰 의미를 부여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번 APEC 정상회의에서 다자무역체제의 복원을 역설하는 한편 다수 국가 정상과의 회담을 통해 경제·안보 협력을 논의하는 자리도 가졌다. ⓒ대한민국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번 APEC 정상회의에서 다자무역체제의 복원을 역설하는 한편 다수 국가 정상과의 회담을 통해 경제·안보 협력을 논의하는 자리도 가졌다. ⓒ대한민국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 ‘다자무역체제 복원 역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이번 APEC 정상회의에서 다자무역체제의 복원을 역설하는 한편 각국 정상들과 북한·러시아의 군사협력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윤 대통령은 APEC CEO 서밋 기조연설에서 “다자무역체제의 수호자로서 APEC의 역할과 위상은 계속 확대되어야 한다”며 “특히 공급망 리스크는 국가 차원에서는 안보의 문제, 기업 입장에서는 생존의 문제다. 역내 공급망의 연결성 강화를 위한 보다 선제적이면서도 체계적인 대응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청정에너지로의 전환과 기후위기 극복에 있어서 대한민국의 기여와 국제 연대 방안도 강조했다. APEC 세션 ‘초청국과의 비공식 대화 및 업무오찬’에 참석한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기후위기의 극복을 위해서는 세계 GDP(국내총생산)의 약 60%를 차지하는 APEC의 역할과 책임이 매우 중요하다”며 “대한민국은 청정에너지 체제로의 전환을 APEC 회원국들과 함께 추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비롯해 다수 국가 정상과의 회담을 통해 경제·안보 협력을 논의하는 자리도 가지며 글로벌 책임 외교의 방점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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