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카페 시장의 블루오션은 어디까지?
[이슈메이커] 카페 시장의 블루오션은 어디까지?
  • 손보승 기자
  • 승인 2023.11.0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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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소비량과 수입량 모두 세계 상위권
시장 성장세에 해외 브랜드 국내 진출 모색

[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카페 시장의 블루오션은 어디까지?

 

한국은 전 세계에서 커피를 가장 많이 마시는 국가 중 한 곳으로 꼽힌다. 2020년 기준 성인 1인당 커피 소비량이 367잔으로 프랑스에 이은 세계 2위다. 성인 기준으로만 따지면 상당수가 1년 365일 중 하루에 한 잔 이상 마시는 셈이다. 전 세계 평균(161잔)의 2배가 넘는 수치이기도 하다. 커피 수입량도 세계 3위여서 ‘커피 공화국’이란 말까지 생겼다.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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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역사 지닌 한국인의 커피 사랑

우리나라의 커피 역사는 구한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1895년 을미사변 당시 러시아 공사관에 피신해 있던 고종황제가 처음 커피를 마셨다고 전해진다. 본격적으로 보급된 건 6·25 전쟁 후 미군이 주둔하면서부터다. 미군 부대에서 흘러나오는 커피가 시중에 빠르게 퍼졌고, 1970년 동서식품이 인스턴트커피 생산에 성공하면서 ‘한국인의 최고 선호 음료’ 자리로 빠르게 자리 잡았다.

 

이후 1988년 압구정동에 최초의 커피 전문점인 쟈뎅 커피타운이 문을 연 데 이어 1999년 스타벅스가 한국에 상륙했다. 스타벅스는 한국 시장에 진출한 후 국내 커피 시장을 이끌고 있다고 평가해도 과언이 아니다. 매출도 2020년 1조 9,284억 원에서 지난해 2022년 2조 5,939억 원으로 우상향하며 매출액 기준 커피 프랜차이즈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이처럼 직장인이 커피로 하루를 시작하고, 골목 어디를 가도 카페를 쉽게 찾을 수 있듯 커피는 이제 한국인에게 기호식품을 넘어 생활 그 자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로 인해 관련 시장도 시나브로 거대해졌다. 국내 커피 시장 규모는 2021년 기준 43억 달러로 미국(261억 달러)과 중국(51억 달러)에 이어 세계 3위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말 커피 및 음료점업 점포 수는 전년 말보다 17.4% 증가한 9만 9,000개로 역대 최대다. 2018년 4만 9,000개에서 4년 새 두 배가 늘었다.

 

또한 관세청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커피(원두, 생두) 수입금액도 13억 달러로 지난해 대비 41.3% 증가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 커피 가격이 오르면서 수입금액이 커진 영향이 있지만, 수입량도 10년 새 두 배가량 늘었다. 다만 올해 들어 커피 수입량이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이 추세라면 5년 만에 연간 수입량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다. 이상기후에 따른 커피 생산량 감소와 지난해 수입이 역대 최고를 기록했던 기저효과라는 분석이다.

 

 

1999년 한국에 상륙한 스타벅스는 매출액 기준 커피 프랜차이즈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Pixabay
1999년 한국에 상륙한 스타벅스는 매출액 기준 커피 프랜차이즈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Pixabay

 

‘제2의 스타벅스’ 노리는 프랜차이즈

시장 규모가 커지는 만큼 커피 브랜드와 가맹점 수 역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지난해 12월 말 기준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 브랜드 수는 852개다. 2020년 390개에서 2021년 736개로 상승 추세다. 가맹점 수 역시 2019년 16,186개에서 2020년 17,856개로, 이어 2021년 23,204개로 늘어났다.

 

이로 인해 한국 시장은 글로벌 커피 브랜드들에게는 더없이 매력적인 곳이다. 그래서 ‘제2의 스타벅스’를 꿈꾸며 북미 지역 유명 커피 프랜차이즈가 잇따라 한국 상륙을 예고하고 있다. 실제 캐나다의 유명 커피·도넛 브랜드 팀홀튼이 국내 시장 진출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전 세계 15개국에 5,600개 정도의 매장을 보유한 브랜드로 국내에서는 BKR코리아가 함께 운영할 예정이다. 팀홀튼 브랜드가 속한 RBI그룹 라파엘 오도리지 APAC사장은 “한국 고객들도 팀홀튼의 60년 노하우가 만들어 내는 프리미엄 커피와 맛있는 베이커리 메뉴를 좋아해 주실 것이라고 기대한다. 플래그십 매장에서 팀홀튼의 첫 번째 커피를 마시는 한국 고객들의 모습을 빨리 보고 싶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미국 3대 커피 중 하나로 꼽히는 피츠커피도 국내 시장 진출을 앞둔 상태다. 구체적인 출점 장소와 시기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지난 5월 피츠커피 관련 6개 상표를 출원했다. 특히 원두를 오래 볶기 때문에 쓴맛을 선호하는 소비자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으며 전 세계에서 370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2017년에는 아시아 최초로 중국에 진출해 지난해 말 기준 총 117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고 지난 1월에는 두바이에 1호점을 냈다.

 

기존 해외 브랜드도 주도권을 놓지 않기 위한 노력을 이어나가는 중이다. 스타벅스는 최근 들어 커피와 함께 경험·공간을 제공하는 곳으로 변신하고 있다. 자연경관을 인테리어 요소처럼 활용하거나 반려인을 위한 카페 등을 조성하기도 했다. SPC가 위탁 운영 중인 파스쿠찌는 그간 이탈리아 커피 맛을 강조해 인기를 얻어 왔다. 미국식 커피 문화가 지배적인 한국 시장에서 정통 커피 맛을 강조하는 차별화 전략이 성공을 거둔 것인데, 이를 활용한 시그니처 메뉴를 바탕으로 소비자를 사로잡겠다는 방침이다. 폴 바셋 역시 기존 엄격한 품질 관리와 브랜드 철학으로 매장을 운영한 것에 더해 고객 취향에 맞춰 특화 매장을 운영하거나 라인업을 확장할 예정이다.

 

 

캐나다의 유명 커피·도넛 브랜드 팀홀튼은 서울 강남 신논현사거리에 첫 매장을 오픈할 예정이다. ⓒ팀홀튼
캐나다의 유명 커피·도넛 브랜드 팀홀튼은 서울 강남 신논현사거리에 첫 매장을 오픈할 예정이다. ⓒ팀홀튼

 

해외 시장으로 눈 돌리는 국내 브랜드

해외 커피 브랜드가 국내 시장에 출격하는 상황에서 국내 토종 브랜드는 반대로 해외 시장으로의 확대 전략을 짜고 있다.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는 것이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가맹점 수를 보유하고 있는 이디야커피는 연내 괌에 해외 1호점을 낸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미국 본토를 파악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이자 매장 진출과 회사 유통제품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곳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디야는 파트너사와 협력을 통해 국제 가맹 형태로 매장을 연다는 방침이다. 그간 이디야커피의 자체 생산시설인 ‘드림팩토리’에서 만든 비니스트, 커피믹스와 함께 캡슐커피, 블렌딩티, 콤부차 스틱 등의 유통제품을 미국, 몽골, 호주, 타이완, 홍콩, 중국, 오세아니아 등 세계 19개국에 수출하며 해외 진출을 위한 경험도 쌓아왔다.

 

한편 2019년 부산에서 출발한 블루샥은 지역에서 시작해 세계로 무대를 넓히는 브랜드로 꼽힌다. 현재 전국 200여 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가운데 연내 해외 진출에 속도를 걸고 있다. 블루샥은 현지 기업과 손잡고 가맹 사업권을 판매하는 ‘마스터 프랜차이즈’ 방식으로 해외 진출을 준비 중인데, 일본을 시작으로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시장에 매장을 열 계획이다.

 

 

과열되었다는 평가 속에서도 성장을 이어온 카페 시장의 블루오션이 어디까지 펼쳐져 있을지 주목된다. ⓒPixabay
과열되었다는 평가 속에서도 성장을 이어온 카페 시장의 블루오션이 어디까지 펼쳐져 있을지 주목된다. ⓒPixabay

 

프리미엄 커피 수요 증대에 따라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커피 브랜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2002년 강릉에서 커피 로스터리 공장으로 시작한 테라로사는 ‘스페셜티’ 커피로 로컬 반열에 올랐다. 스페셜티란 보편적으로 국제스페셜티커피협회(SCA) 기준 80점 이상 받은 등급이 우수한 커피를 말한다. 테라로사는 UCK파트너스의 투자금을 발판 삼아 글로벌 브랜드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한편 개인의 커피숍 창업도 증가하는 추세다. 커피 시장이 커지는 데다 상대적으로 창업 초기 자본금이 덜 드는 이유에서다. 올해 1분기 서울 시내 발달상권의 커피음료 점포 수는 9,809개로 지난해 1분기(9,220개)보다 약 600개 증가했다. 이 중 프랜차이즈는 3,194개, 일반은 6,615개다. 소자본이라는 장점과 함께 1인만으로도 창업이 가능한 점이 주요한 이유로 꼽히는데, 매장 수 급증에 따른 과열 경쟁 문제도 지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최근에는 가성비 카페는 물론 편의점 커피, 로봇이 제조하고 판매하는 무인 로봇 카페까지 등장했다. 카페 시장의 블루오션이 어디까지 펼쳐져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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