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 제조의 패러다임을 바꾸다
디지털 시대, 제조의 패러다임을 바꾸다
  • 손보승 기자
  • 승인 2016.09.03 02: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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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디지털 시대, 제조의 패러다임을 바꾸다

아이디어만으로 글로벌 기업으로의 길 열려


 

 

 

 

IT기술의 진보에 놀이가 편승해 메이커 운동이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메이커 운동이란 아이디어를 자신의 힘으로 직접 구현하고 네트워크를 통해 프로세스와 노하우를 공유, 확산시켜 나가는 메이커들의 문화를 뜻한다. 쉽게 말해 관심 있는 아이디어를 실현하기 위해 직접 만들어 보는 것이다. 미국은 이미 메이커 운동을 국가혁신전략으로 내세우고 있을 정도인데, 이를 바탕으로 혁신적 제품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창조경제 실현의 일환으로 메이커 운동 지원 정책을 펼치며 조금씩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필요한 물품을 직접 만들어 사용하는 시대

3D 프린터의 발달과 정보의 공유로 오픈 소스를 활용하여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이 혁신적인 제품을 만드는 ‘메이커 운동(Maker Movement)’이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메이커’라는 단어는 미국 IT 출판사인 오라일리 미디어의 공동창업자인 데일 도허티가 처음 주창하였다. 도허티는 지난 2005년 ‘MAKE’라는 잡지를 출간하며 메이커 운동에 대해 ‘스스로 필요한 것을 만드는 사람들, 즉 메이커가 만드는 법을 공유하고 발전시키는 흐름을 통칭하는 말’이라고 정의했다.

  이와 같은 ‘메이커 운동’은 개인이 자신에게 필요한 물품을 만드는 ‘DIY(Do It Yourself)’나 ‘메이커 컬처’의 가장 현대적인 형태로 평가받는다. 누구든 아이디어만 있으면 3D 프린터를 통해 직접 실물로 구현하고,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 온라인상의 사용자들간의 협업으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한다. 또한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상품화에 필요한 자금을 모을 수도 있다. 이처럼 메이커 운동을 통해 개인 용도를 넘어서 상상력만으로 창업을 하고,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도 있는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국내 메이커 교육 분야의 전문가로 통하는 숙명여자대학교 시각영상디자인학과 이지선 교수는 “미래는 창의성의 시대이다. 자기 스스로 창의적인 것을 만들어봐야 창의적인 시대에 인재가 될 수 있고 산업을 만들어낼 수 있다”며 메이커 운동의 발전 필요성을 역설했다.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된 ‘메이커’

미국과 중국, 독일 등은 이미 메이커 운동이 정부와 민간 차원의 활성화 단계에 이르렀다. 미국은 온라인 사이트를 비롯해 커뮤니티, 팹랩, 테크숍 등 민간 영역의 자율적 메이커 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2006년 2만 2천명이던 메이커 페어 참가자는 2012년엔 33만 3천명으로 6년 동안 무려 15배가 증가했다. 정부차원에서는 이를 제조업 부활을 위한 산업혁신의 동력으로 간주하고 초·중등 교육과 연계하여 활성화를 지원하고 있다. 한편, 중국은 베이징, 상하이, 선전을 중심으로 공장형 제조기업, 하드웨어 판매업체, 사물 인터넷 연계 창업공간 등 메이커 운동과 관련된 사업들이 이뤄지고 있으며, 전통적인 제조업 강국인 독일은 ICT와 제조업을 연계한 ‘인더스트리 4.0’ 계획을 통해 민간 메이커 활동과의 연계방안을 모색 중이다.

  모바일 신용카드 결제 단말기 ‘스퀘어’, 스마트워치 ‘페블’ 등은 메이커 운동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힌다. 스퀘어의 공동창업자 잭 도시와 짐 맥켈비는 스마트폰을 신용카드 결제 플랫폼으로 이용한다는 아이디어를 내세웠지만 초기 투자자를 찾지 못해 애를 먹었다. 하지만 이들은 메이커 강의를 들은 뒤 핵심 기능만 넣어 제작한 기본 모델을 뜻하는 프로토 타입을 들고 투자자 앞에 다시 섰다. 이후 서비스 시작도 전에 투자금을 1천만달러나 모으게 되고, 현재 시장가치는 32억만달러를 넘어섰다. 스마트워치의 선두주자인 페블 역시 크라우드펀딩에 나서기 전에 프로토 타입을 공개해 성공적으로 제작비용을 끌어모았다. 이처럼 메이커 운동이 시장에 나오기 힘들 법한 상품이 빛을 발할 기회를 마련해 준 것이다.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김승환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주요 선진국에서 경제 성장 동력의 일환으로 메이커 운동이 각광받고 있다”며 “제조업 비중이 높은 한국도 제조업 르네상스를 위해 새로운 기업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에서도 새로운 제조 문화 융성의 장(場)으로 기대

우리나라에서도 서서히 메이커 운동이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11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5 창조경제박람회’ 중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주최한 ‘대한민국 메이커 페스티벌’에 2만명이 넘는 관람객이 참여하며 대중의 높은 관심도를 증명했다. 또한, 2013년부터 지역 주민센터나 도서관 등 거점공간 58곳과 29개 초·중·고등학교에 설치된 ‘무한상상실’에서는 3D프린터 등을 마음껏 이용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고 있다.

  정부에서도 국가 성장 잠재력을 확보하고자 메이커를 육성하겠다고 발 벗고 나서기 시작했다. 각 지역 창조경제혁신센터를 거점으로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고, 메이커 창업 지원, 융합형 전문 메이커 양성 등 사업화 역량을 집중 육성하기로 했다. 정지훈 경희사이버대학교 IT디자인융합학부 교수는 “메이커 운동은 이제 국내에서 막 대중화된 단계”라면서도 “만들어진 물건을 수동적으로 구매하던 세대가 아닌, 새로운 세대가 메이커로 성장하면서 이들이 이전과는 다른 제조 문화를 만들 것”이라고 국내 메이커 운동의 발전상을 전망했다.

  생산도구가 다양하고 간단하면서도 저렴해진 덕분에 더 많은 사람이 생산수단을 사용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이제 수천만 원만 있으면 개인 인공위성을 띄울 수 있으며, 수백만 원만 갖고 스타트업을 차릴 수 있는 시기가 온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 스스로 창조자가 될 수 있는 길이 손만 뻗으면 닿을 곳에 다가왔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에서도 글로벌 경제를 주도하고 제조업의 패러다임을 변화하는 혁신적인 기업이 머지않아 등장할 것이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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