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_ Cover Story] 혁신 DNA로 100년 기업 초석 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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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보승 기자
  • 승인 2023.10.23 17: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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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년 째 그룹 지휘하며 재계 7위로 성장
우주 사업 등 미래 먹거리에 올인

[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혁신 DNA로 100년 기업 초석 다진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그룹 창립 71주년을 맞아 ‘창업 시대의 야성’을 강조했다. 김 회장은 지난 10월 10일 기념사에서 “한화그룹은 시대적 사명감으로 남다른 성장사를 써내려 왔다”며 지속적인 혁신과 도전을 당부했다. 창업 시대처럼 생존에 대한 열망과 과감한 실행, 열린 소통을 이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한화그룹
ⓒ한화그룹

 

특유의 통찰력으로 M&A 성공신화 써

김승연 회장은 지금의 재계 7위 한화그룹을 만든 장본인이다. 김 회장은 1981년 8월 만 29세의 나이로 회장에 취임해 42년째 그룹을 이끌고 있다. 부친 김종희 회장은 고등학생이던 김승연 회장을 공장으로 직접 데리고 다니며 일찌감치 현장 교육을 시켰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미국 유학을 떠나 경영 수업을 받던 김승연 회장은 부친이 갑작스럽게 타계하면서 한화의 회장직에 오르게 된다.

 

서른도 안 된 재벌 총수의 부임을 두고 회의적 시선이 쏟아지자 김승연 회장은 그룹 중역에게 무시당하지 않기 위해 군기를 엄하게 잡으며 초장부터 기선제압에 나섰다. ‘이립(而立)’을 앞둔 청년 회장이 택한 생존 방식이었던 셈이다. 여기에 취임 직후 적자가 500억 원에 이르던 한양화학과 한국다우케미컬 인수를 밀어붙여 인수 1년 만에 두 회사를 흑자로 전환시키며 자신의 경영 능력도 입증했다.

 

 

한화그룹은 최근 한화오션(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며 ‘종합 방산 기업’의 마지막 퍼즐을 맞추게 되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화그룹
한화그룹은 최근 한화오션(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며 ‘종합 방산 기업’의 마지막 퍼즐을 맞추게 되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화그룹

 

이와 같은 김 회장 특유의 통찰력은 인수합병(M&A)에서 발군의 기량을 발휘되었다. 한화솔루션(한양화학·한국다우케미칼), 한화호텔&리조트(정아그룹), 한화갤러리아(한양유통) 등 간판 계열사들을 성공적으로 키워냈고, 2000년대 들어서는 방산·화학·금융을 품에 넣었다.

 

2002년 한화생명(대한생명), 2012년 한화솔루션 큐셀부문(독일 큐셀), 2014년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시스템·한화임팩트(삼성테크윈·삼성탈레스·삼성종합화학·삼성토탈)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인수 당시 누적 손실액만 3조 원에 이르던 대한생명을 인수해 3년 만에 국내 2위 생명보험사로 성장시킨 점과, 영업적자 635억 원으로 인수 당시 안팎의 반대가 심했던 큐셀을 세계 태양광 시장을 주름잡는 강자인 한화솔루션으로 성장시킨 점은 큰 성과로 꼽힌다.

 

가장 최근에는 한화오션(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며 이른바 ‘육해공’ 토탈 패키지를 완성했다. ‘종합 방산 기업’의 마지막 퍼즐을 맞추게 되면서 ‘한국판 록히드 마틴’을 꿈꾸던 김 회장의 오랜 숙원의 실현도 가능하게 됐다. 현재 한화오션은 대규모 잠수함 등 방산용 함정 사업에 주파수를 맞추고 있다. 창립기념일 기념사에서 김 회장은 “한화오션이 지닌 저력을 바탕으로 혁신과 도전에 더 박차를 가해 기존의 역사를 뛰어넘는 성공을 이루자”고 임직원들을 독려했다.

 

 

‘함께 멀리’ 정신을 바탕으로 한화그룹은 사회 공헌 및 협력사에 대한 아낌없는 지원을 이어나가고 있다. 사진은 서울세계불꽃축제 2023에서 선보인 한화의 불꽃. ⓒ한화그룹
‘함께 멀리’ 정신을 바탕으로 한화그룹은 사회 공헌 및 협력사에 대한 아낌없는 지원을 이어나가고 있다. 사진은 서울세계불꽃축제 2023에서 선보인 한화의 불꽃. ⓒ한화그룹

 

카리스마와 섬세한 면모 두루 갖췄다는 평가

다른 기업 오너들과 다르게 독특한 행보로 경영계에 수많은 일화를 남기며 ‘상남자’로 불리는 김 회장의 선 굵은 경영은 한화를 수직 상승시키는 데 일조했다. 취임 당시 1981년 1조1,000억 원에 불과했던 연매출은 지난해 62조 2,784억 원으로 증가했고, 자산 총액 역시 7,548억 원에서 95조 4,000억 원으로 늘어났다. 그 사이 계열사는 19개에서 99개로 늘었다. 이를 바탕으로 한화그룹은 과거에 형성된 화학사 이미지에서 벗어나 가장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기업으로 성장했다.

 

아울러 포용과 관용을 근간으로 ‘함께 멀리’ 정신도 지향하고 있다. 지속적인 조직 재편과 M&A 등으로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만큼 서로 장점을 융합해 시너지를 만들자는 것이다. 실제 ‘신의’를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김 회장은 주변인과 직원들을 가족처럼 아끼는 것으로 유명하다. 피인수사 직원들을 차별 없이 대우하며 수많은 M&A 속에서도 노사갈등이나 불협화음 사례가 거의 없이 사업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었다. 2010년엔 서울 소공동 더플라자호텔을 6개월간 리모델링할 때 600여 명 직원 모두를 4개월간 유급 휴직 처리해 화제가 된 바 있고, 2014년엔 이라크에서 근무하는 한화건설 직원을 위해 광어회 600인분을 서울에서 공수해 나르기도 했다. 2018년 한화이글스가 KBO리그 포스트시즌에 11년 만에 진출하자 대전구장을 방문해 3,000여 명의 관중에게 장미꽃 한 송이와 감사 카드를 돌렸다. 2021년 누리호 1차 발사에 실패했을 때 개발에 참여한 임직원에게 꽃과 위로의 편지를 보내기도 하는 등 카리스마 뒤의 섬세한 면모도 갖췄다는 평가다.

 

또 다른 한편으로 한화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는 물론 협력사에 대한 아낌없는 지원을 이어갈 예정이다. 협력사 관리 및 동반성장 프로그램을 통해 협력사와의 동반성장에 앞장서고 있다. 협력사의 핵심 기술 유출 방지를 위한 기술 임치 수수료를 전액 지원하고 있고, 공동 기술개발 및 국내외 판로 개척을 지원해 협력사를 돕고 있다. 또한 인력 채용 및 회사 홍보에 어려움을 겪는 협력사들의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한화그룹 우수협력사 일자리 박람회’를 그룹 주요 계열사와 함께 추진 중이다.

 

 

김승연 회장의 선 굵은 경영을 바탕으로 한화그룹은 과거에 형성된 화학사 이미지에서 벗어나 가장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기업으로 성장했다.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선 굵은 경영을 바탕으로 한화그룹은 과거에 형성된 화학사 이미지에서 벗어나 가장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기업으로 성장했다. ⓒ한화그룹

 

3세대 경영 준비에도 박차

세계무대로 보폭을 넓힌 한화는 이제 김승연 현 회장의 바통을 잇는 3세대 경영을 준비하며 황금기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를 위해 해양과 방산에 이어 우주와 항공까지 아우르겠다는 목표점을 세웠다. 그룹의 모태라 할 수 있는 방산 사업을 비롯해 태양광 및 청정수소 사업을 강화하는 동시에 성장 가능성이 높은 우주·로봇 분야를 전략 사업으로 육성한다는 게 미래 전략의 골자다.

 

한화는 2021년 그룹 우주사업 협의체인 ‘스페이스 허브’를 출범하고 장기 투자에 나선 상태다. 또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입찰 공고한 ‘한국형 발사체 고도화 사업 발사체 총괄 주관 제작’ 사업에서 체계종합기업으로 최종 선정돼 누리호 3차 발사를 시작으로 오는 2027년까지 총 4차례에 걸친 추가 발사를 주관한다. 항우연에서 보유한 기술 및 운용 노하우를 한화가 전수받게 되면, 발사체 기술력을 확보한 유일한 민간 기업으로 향후 국내 우주 개발 및 우주 산업 생태계 구축 과정에서 독보적인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에어로는 누리호 3차 발사 성공을 발판 삼아 우주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장할 방침이다. ‘우주수송’에서부터 ‘인공위성’과 ‘우주탐사’까지 밸류체인을 구축해 국내 최초 ‘우주산업 토탈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향후 정부가 제시한 ‘2032년 달 착륙, 2045년 화성 착륙’ 로드맵에 따라 우주자원 활용, 소행성 및 달 탐사 등 우주탐사까지 사업 영역을 넓혀갈 예정이다.

 

 

해양과 방산에 이어 우주와 항공까지 아우르겠다는 미래 전략의 컨트롤 타워는 김승연 회장의 장남 김동관 부회장이 맡고 있다. ⓒ한화그룹
해양과 방산에 이어 우주와 항공까지 아우르겠다는 미래 전략의 컨트롤 타워는 김승연 회장의 장남 김동관 부회장이 맡고 있다. ⓒ한화그룹

 

미래 경영의 ‘컨트롤 타워’ 역할은 김승연 회장의 장남 김동관 부회장이 맡고 있다. 태양광 사업 성공으로 경영 능력을 인정받은 김 부회장은 그룹의 방산 사업 구조 재편 추진 및 우주 사업 협의체 ‘스페이스 허브’ 운영, 로봇 사업 투자 등 신사업 전 분야에 걸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김 회장의 리더십이 건재하지만 김 부회장으로의 경영 승계 작업도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김 회장 특유의 승부사 기질과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배포가 김 부회장에게도 보인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부회장은 지난 4월 개최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뉴비전 타운홀’ 행사에 참석해 “우리 모두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이 필요하다. 대한민국의 경제와 안보를 위한 대체 불가능한 한화그룹을 만들자”고 강조했다. 글로벌 방산 업체로의 도약 발판을 만든 김승연 회장과 함께 김동관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자로서 확실한 존재감을 증명해 나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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