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_ Cover Story] 시총 1조 달러 클럽 진입한 AI 반도체 절대강자
[이슈메이커_ Cover Story] 시총 1조 달러 클럽 진입한 AI 반도체 절대강자
  • 김남근 기자
  • 승인 2023.10.05 09: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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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립 30년, 빅테크 반열에 오르다
막강한 브랜드 파워, 양날의 검이 될 우려의 목소리 높아

[이슈메이커=김남근 기자]

시총 1조 달러 클럽 진입한 AI 반도체 절대강자

 

지난 1993년, 게임 및 멀티미디어 시장에 3D 그래픽을 도입하겠다는 비전을 가지고 설립된 엔비디아(NVIDIA). 1996년 GPU를 시장에 선보이며 컴퓨팅 산업을 재편한 데 이어 2012년 AlexNet 신경망으로 최신 AI 시대를 열었다. 이후 AI 반도체 시장의 절대강자로 군림하며 마침내 반도체업계 최초로 시가총액 1조 달러 클럽 진입에 성공,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등과 함께 빅테크 반열에 오른 엔비디아다. 다시금 젠슨 황 엔비디아 CEO의 리더십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NVIDIA) CEOⓒ 엔비디아(NVIDIA)
젠슨 황 엔비디아(NVIDIA) CEO
ⓒ 엔비디아(NVIDIA)

 

마침내 시총 1조 달러 클럽 가입

2023년 글로벌 증시의 주인공은 단연 엔비디아였다. 연일 고점을 찍으며 역대 최고치의 경신을 거듭했다. 지난해 10월 엔비디아의 주가가 112달러 선까지 무너졌었지만, 올해 1월 143.15달러로 출발한 뒤 5월에는 401.11달러까지 치솟으며 불과 4개월 만에 180% 이상의 상승치를 기록한 것이다. 단기간에 벌어진 급등 랠리로 ‘고평가론’이 불거지며 6월 엔비디아의 주가는 조정 국면에 들어간 듯 보였지만, 불과 2주 만에 430달러를 돌파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결국 엔비디아는 반도체업계 최초로 시가총액 1조 달러 클럽 진입에 성공했고, 전 세계의 테크기업들은 엔비디아가 만들어놓은 생태계에서 벗어날 수 없는 상황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미국의 억만장자 투자자인 스탠리 드러켄밀러는 지난 6월 블룸버그 인베스트 콘퍼런스에서 “인공지능(AI) 산업이 내 기대만큼 커진다면, 엔비디아는 앞으로 10개월이 아니라 적어도 2~3년 소유하고 싶은 주식이다. 물론 그보다 더 오래일 수도 있다”라고 말해 화제가 됐다.

 

벗어나기 힘든 생태계 만든 AI 반도체 절대강자

엔비디아가 성장에 성장을 거듭할 수 있었던 이유는 AI 반도체 덕분이다. 엔비디아는 본래 GPU(그래픽처리장치) 전문 기업이다. GPU는 챗GPT 같은 생성형 AI를 구동하기 위한 필수적인 부품인데, 엔비디아는 전 세계 시장에서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어 사실상 독점 상태라 볼 수 있다. 더군다나 엔비디아에서 개발한 GPU 제품들은 거대언어모델(LLM) 개발을 위한 CPU에 최적화된 기술력을 탑재하고 있다. 대체 불가한 성능을 자랑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AI 클라우드 서비스를 확대해가고 있는 빅테크들은 데이터센터의 성능을 높이기 위해 엔비디아의 AI 반도체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 맞수로 평가받는 인텔, AMD와도 격차를 상당히 벌려놓은 상태다. 데이터 센터 부분의 매출은 이미 인텔의 2배 이상이고, AMD 역시 6월에 엔비디아의 독주를 막을 새로운 AI 칩을 공개했지만, 거둬들인 성과는 물음표다. 이미 엔비디아는 올 하반기와 내년까지 GPU 출하량을 늘린다고 밝혔으며, ARM 기반의 CPU, 최첨단 메모리까지 결합한 AI 용 슈퍼 칩인 ‘GH200’도 최근 선보인 상태다. AI 반도체 주문은 2024년까지 이미 완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분간 현재의 독주 구도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테크인사이트의 댄 허친슨 애널리스트는 “엔비디아가 AI에 미치는 영향력은 과거 인텔이 PC에 미쳤던 파급력과 거의 유사하다”라고 전한 바 있다.

 

 

엔비디아(NVIDIA)는 반도체업계 최초로 시가총액 1조달러 클럽 진입에 성공하며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등과 함께 빅테크 반열에 올랐다.
ⓒ 엔비디아(NVIDIA)

 

선택과 집중으로 시장 장악에 성공

AI 반도체 시장의 절대강자로 군림할 수 있었던 원동럭은 젠슨 황 CEO의 과감한 투자와 적절한 타이밍 덕분이라 관계자들은 평가한다. 앞서 언급했듯 1996년 GPU를 시장에 선보인 이후 2012년 알렉스넷(AlexNet) 신경망으로 최신 AI 시대를 열었던 엔비디아는 과학자들로 하여금 엔비디아의 GPU를 자신들의 연구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밖에 없도록 성능을 개선해 갔다. 젠슨 황 CEO는 바로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새로운 종류의 GPU 개발에 더욱 공격적으로 투자하기 시작했다. 연구자들이 기술을 좀 더 쉽게 구현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를 개선하는 데 투자한 것이다. 사실 당시의 상황을 본다면, 엔비디아가 소프트웨어 투자를 단행하는 것은 ‘굳이?’라는 꼬리표가 따라올 정도로 하드웨어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지만, 젠슨 황 CEO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이로 인해 엔비디아는 AI 시장에서의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인프라를 굳히는 데 성공하게 된다.

 

엔비디아 측은 “연구자들이 그들에게 필요한 AI 솔루션을 만들 수 있도록 다양한 프레임워크와 소프트웨어를 수년간 개발해왔으며, 이러한 노력이 산업군 전반에 걸친 ‘AI 빅뱅’ 시대를 열어가는 데 일조하고 있다”라고 자신들을 평가했다.

 

 

중국에 이어 중동으로의 수출 규제도 막힌 엔비디아(NVIDIA)의 A100(좌)과 H100(우) GPU.
중국에 이어 중동으로의 수출 규제도 막힌 엔비디아(NVIDIA)의 A100(좌)과 H100(우) GPU.
ⓒ 엔비디아(NVIDIA)

 

 

수요와 공급의 괴리, 고평가론 등장의 단초

한편 엔비디아의 GPU를 독점 생산하는 대만의 TSMC도 덩달아 성장하고 있다. 엔비디아가 AI 반도체 시장의 지배력을 키워나갈수록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의 영향력도 함께 높아지는 것이다. 생성형 AI 기술을 위해 개발된 세계 최초의 반도체인 ‘H100’의 글로벌 시장 공급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생성형 AI의 학습과 서비스 상용화를 위해서는 H100이 사실상 유일한 선택지로 꼽히고 있기에 이 같은 수요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TSMC가 엔비디아의 위탁생산 수요 물량을 모두 감당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현재도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요와 공급의 이슈로 엔비디아의 고평가론이 다시금 고개를 들고 있다. 미국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의 교수로 ‘밸류에이션 학장(Dean of Valuation)’이라는 별명이 있는 다모다란 교수는 실제 자신이 엔비디아에 투자를 오래 해 왔지만, 최근 매도를 단행했다며 그 이유를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밝힌 바 있다. 다모다란 교수의 주장은 다음과 같다. 그는 “엔비디아가 시가총액 1조 달러 클럽에 가입했지만, 그 정도 가치가 있는 기업은 아니다. 그 이유는 엔비디아가 하드웨어 기업이기 때문”이라며 “1조 달러 시총 클럽인 MS, 알파벳, 아마존 등은 모두 소프트웨어 업체이고, 애플 역시 하드웨어 기업이지만 소프트웨어 부문을 강화하고 있다. 소프트웨어는 하드웨어에 비해 최종 수요자가 광범위해 상승 여력이 하드웨어에 비해 월등히 크다. 때문에 현재의 시가총액은 엔비디아가 AI 반도체 시장 100%를 장악한다고 가정해도 용인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엔비디아의 주가 성장 여력이 여전하다고 주장한다. 역대급 매출이 발생하고 있고, 대체 불가능한 AI 솔루션을 확보했다. AI 서비스에 최적화된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제품 포트폴리오는 나날이 늘어나고 있다. 무엇보다 엔비디아의 막강한 브랜드 파워와 경쟁업체와의 벌어진 기술력은 이러한 주장에 무게를 싣는다.

 

 

AI 클라우드 서비스를 확대해가고 있는 빅테크들은 압도적 성능을 자랑하는 엔비디아의 AI 반도체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8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진행된 ‘구글 클라우드 넥스트’에서 구글 클라우드와 엔비디아의 파트너십 확대를 위해 마련된 자리의 모습.ⓒ 엔비디아(NVIDIA)
AI 클라우드 서비스를 확대해가고 있는 빅테크들은 압도적 성능을 자랑하는 엔비디아의 AI 반도체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8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진행된 ‘구글 클라우드 넥스트’에서 구글 클라우드와 엔비디아의 파트너십 확대를 위해 마련된 자리의 모습.ⓒ 엔비디아(NVIDIA)

 

진정한 빅테크로 거듭나기 위한 시작점

지난 8월 30일(현지 시간), 로이터는 엔비디아가 미국 정부의 제재로 중동 국가에 첨단 AI 반도체 A100과 H100을 판매할 수 없게 됐다고 보도했다. 안보에 대한 우려로 일찍부터 중국에 대한 동일한 제품의 수출을 규제하고 있던 미국 정부이기에 이번 중동 수출 규제로 엔비디아의 매출에 더 큰 타격을 입게 됐다. 미국의 규제를 우회하고자 중국에 A100과 H100의 하위 호환 제품인 A800과 H800을 판매했던 엔비디아에 미국 정부가 더욱 강한 압박을 넣은 것으로 보인다. 7월부터는 저성능 칩은 물론 중국 기업들의 클라우드 서버 구매를 통한 컴퓨팅 파워 사용도 차단하는 방향으로 규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엔비디아 측은 예상보다 여유로운 모습이다. 미국 정부가 중동이나 중국에 대한 추가 수출 제재에 나서더라도 당장 회사의 재무 상태에 영향을 받지는 않으리라고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기업의 성장 전망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콜레트 크레스 엔비디아 CFO는 한 콘퍼런스에서 “장기적으로 우리의 데이터 센터 제품을 중국으로 판매하는 것이 금지되는 제재가 이뤄지면 우리는 세계에서 큰 시장 중 하나에서 경쟁하고 또 선도할 기회를 영구적으로 잃게 될 것”이라며 “향후 비즈니스와 재무 결과에 미치는 영향은 바로 여기에 있다”라고 전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엔비디아에 대한 미국 정부의 규제는 지속해서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하지만 막강한 브랜드 파워와 항상 기대 이상의 제품을 선보이는 엔비디아이기에 콜레트 CFO의 주장처럼 당장의 타격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엔비디에게 양날의 검으로 돌아올 가능성도 존재한다. 기대가 높으면 실망도 커지듯, 앞으로의 행보에서 한 번의 실수라도 발생한다면 엔비디아의 공든 탑은 힘없이 추락할지도 모른다. 진정한 빅테크로 거듭나기 위한 마지막 관문이 이제 막 시작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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