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김남근 기자]
크리스마스의 기적처럼 다가온 열망의 결실
- No.1에 만족하지 않고 계속되는 새로운 도전
- 친환경 분야에서의 미래 가능성을 발견하다
주로 국가의 경기나 정책에 민감한 성격을 지니는 운송 및 건설 등에 사용되는 차량으로, 상업적 용도를 위해 사용되는 영업용 차량을 일컫는 상용차(商用車). 미국을 비롯한 유럽의 선진국들은 일찍 부터 상용차 시장을 집중 공략해왔다. 상용차 시장의 발전은 경제를 넘어 국가의 발전 지표에도 영향을 미칠 정도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세계금융위기 당시에도 글로벌 상용차 시장은 큰 성장세를 이어갔고, 현재까지도 이러한 추세는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규모의 경제 논리에 따라 자연스레 상용차의 유지보수를 위한 시장의 파이도 함께 커지고 있다.
상용차 부품 분야의 대한민국 No.1
상용차시장은 경기에 민감한 특성을 지니고 있어 안정적인 사업을 추진하기가 어려운 분야 중 하나다. 하지만 차주들은 경기와 관계없이 언제든 차량을 운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하기에 이를 가능하게 하는 상용차 부품 시장 기업들의 중요성은 날로 중요해지고 있다. 그렇다면 대한민국 상용차 부품 시장의 1위 기업은 어디일까? 선진화된 상용차 부품 기업들이 다수 존재하지만, 2010년부터 업계 독보적 1위를 수성해 온 기업이 있다. 대한민국 상용차 부품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주식회사 제로코퍼레이션(대표 정종화/이하 제로코퍼레이션)이 그 주인공이다. 도전에 도전을 거듭하며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아성을 지켜나가고 있는 그들의 이야기를 이슈메이커에 담아보았다.
바쁘신 와중 시간을 내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처음 창업의 배경이 궁금합니다.
“창업의 배경을 말씀드리자면 35년 전 즈음으로 거슬러 올라가게 됩니다. 80년대 중반 저는 군 입대를 앞둔 혈기 왕성한 20대 청년이었죠. 파란만장한 시기였다는 생각이 들어요. 당시 저는 군 입대 전 스스로의 힘으로 무언가를 이루고자 하는 의욕이 많아 무작정 장사를 시작했습니다. 종잣돈이 없던 상태였기에 지금으로 보자면 좌판 없는 노점, 다시 말해 길거리 영업이었죠. 크리스마스를 1달여 앞둔 상황에서 크리스마스카드를 팔기 시작했어요. 두 손 가득 카드를 들고 학교 앞에서 호객을 하기 시작했죠. 나름 스스로는 용기를 내어 도전했는데, 당시 주변의 반응은 싸늘했어요. 바로 전략을 수정해 학교 옆 공터에 작은 천을 깔고 카드를 올려놓아 봤습니다. 신기하게도 바로 반응이 오기 시작했죠. 작은 천이었지만, 나만의 공간이 생기자 변화가 보였던 것입니다. 종로에서 장당 20원에 구입해 100원에 판매를 했어요. 무려 5배의 마진율이 발생하는 쏠쏠한 아르바이트라고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많은 양을 팔아도 저에게 주어지는 이익금은 크지 않았어요. 박리다매의 폐해였다고 할까요? 깊은 생각은 하지 않았지만 무언가 다른 방법이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주변을 둘러봤어요. 사람들이 몰려있는 길거리 상점을 보니, 그곳에서는 새로운 형태의 크리스마스카드를 팔고 있었습니다. 카드에 형형색색의 모래로 색을 입히고 모양을 만드는 카드였어요. 이거다 싶었습니다”
아이템을 바꾸셨나요?
“그렇습니다. 고민은 길지 않았어요. 물건을 구할 방법만 있다면 당장 시작할 생각이었죠. 물어보았지만 쉽게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옆에서 일을 거들어 주며 자연스레 친구가 되었습니다. 곧 마음의 문을 열어줬고, 소싱의 출처를 알게 됐어요. 당시 종로에 있는 화신백화점 근처에 자라를 잡고 장사를 시작했습니다. 정말 말 그대로 날개 돋친 듯 팔리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직장인 평균 월급이 20만 원 초반이었는데, 저는 당시 하루에 10~20만 원가량을 벌었어요. 살면서 처음 만져본 큰돈이었죠. 장당 150원에 구입해 500원에 판매했습니다. 마진율은 전보다 줄었지만, 기대 수익은 훨씬 큰 수치였죠. 그때 저는 깨달았습니다. 고급화 전략이 성공의 지름길이라는 것을요. 그런데 갑자기 문제가 생겼습니다. 덩치 큰 사람들이 갑자기 찾아와 물건을 발로 차고 소리를 지르기 시작한 것입니다”
큰 문제였나요?
“알아보니 주변에서 동일한 카드를 판매하는 사람들이었어요. 자신들의 장사가 예전만 못해 주변을 둘러보니 제가 장사를 하고 있던 것이었죠. 힘으로 밀고 들어오는데, 제가 견뎌낼 재간이 없었습니다. 무조건 잘못했다고, 몰랐다며 빌었습니다. 속이 상했지만, 저에게는 군 입대 전 부모님에게 제대로 된 선물이라도 하나 사드리고자 하는 명확한 목표가 있었기에 되려 그들을 찾아가 저의 사정을 이야기하고 양해를 구해 다시 장사를 시작할 수 있게 됐습니다”
목표는 이루셨는지 궁금합니다.
“이후 영화 포스터도 팔아보고, 복조리, 장갑 등 여러 시도를 했습니다. 지금 말씀드린 세 가지 아이템은 아쉽지만 모두 실패였어요. 시장의 니즈와 지역의 특성을 제대로 고려하지 못했기 때문이죠. 그래서 제가 목표했던 바는 만족스럽게 달성하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때의 경험이 지금의 제로코퍼레이션을 이끌며 위기에 봉착할 때마다 힘이 되어준 튼튼한 버팀목이 되어주었어요. 시장의 논리와 성장의 방법, 그리고 실패를 받아들이고 다시 일어서는 일련의 과정을 매우 함축적으로 경험하게 됐기 때문이죠”
제로코퍼레이션은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나요?
“군 제대 후 한 잡지사의 영업 관리직으로 취직하게 됐습니다. 잡지의 총판 납품과 정기구독 유치, 구독자 관리 등이 저의 임무였어요. 적성에 맞지 않았습니다. 1년이 채 되지 않아 자동차 부품 관련 회사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유년 시절부터 집에 있는 가전제품을 뜯어보고 고쳐보며 기계의 원리와 구동 방식에 관심이 많았던 저였기에, 이곳에서의 생활은 너무나 흥미롭고 즐거웠습니다. 2년 차가 되었을 때는 연봉에 준하는 연말 인센티브를 받을 정도로 성과도 매우 훌륭했죠. 하지만 무언가 허전했습니다. 넉넉지 않았던 집안에서 자랐기에 저는 반드시 가난의 대물림을 막고자 했었고, 그래서 더욱 갈증이 심해졌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3년 차가 되던 해에 이를 악물고 창업을 결심하게 됩니다. 정말 펑펑 울었어요. 그동안 이뤄놓은 것들이 너무 아깝기도 했고, '굳이 이렇게까지 하며 더 큰 성장을 갈구해야 하나'라는 의문도 함께 들었기 때문입니다”
두려움도 뒤따랐으리라 생각됩니다.
“두려움은 전혀 없었습니다. 과거에 길거리에서 크리스마스카드도 팔아본 저였기에 그 이상의 힘듦은 없으리라 생각했죠. 실제로 창업 직후부터 자동차 생산 라인에 직접 OEM 납품을 할 기회를 잡았고, 계속해서 흑자를 기록하며 가파르게 성장을 했습니다. 국내 시장은 물론 세계 40여 개국에 수출도 진행했을 정도였죠. 하지만 성장의 정체 시기가 찾아왔습니다. 더 큰 성장을 바라보며 새롭게 시도했던 승용차 부품 사업이 성장의 덜미를 잡게 되었죠. 이와 동시에 저렴한 가격의 중국 제품이 시장에 유입이 되기 시작했고, 창업 후 처음으로 창고에 재고가 쌓아져 가는 것을 보게 됩니다. 성급한 판단이 불러온 사태였어요.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시장으로 눈을 넓히게 됐고, 이 과정에서 김태화 주식회사 씨와이지주 대표와 김직 주식회사 알0831 글로벌트레이딩 대표를 만나 친환경 신소재 종이빨대와 포장지를 개발하는 주식회사 네이처페이지(이하 네이처페이지)의 설립을 함께하게 됐습니다”
네이처페이지를 구심점으로 모인 두 기업가와의 인연이 궁금합니다.
“김태화 대표님의 경우 네이처페이지 설립 전부터 서로 알고 지내던 사이였지만, 함께 사업을 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신사업에 목마른 상황이라는 공통 분모가 있었기에 서로의 니즈를 확인한 뒤 손을 잡게 되었습니다. 김직 대표는 김태화 대표를 통해 자연스레 알게 된 인물입니다. 우연히 과거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저와 상당히 비슷한 길을 걸어왔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이러한 사람이라면 조그마한 실패가 있어도 금방 훌훌 털고 일어나 악착같이 뭐든 이뤄낼 수 있는 힘이 있으리라는 판단이 들게 됐죠. 무엇보다 기업의 설립부터 글로벌 비즈니스 네트워킹에 누구보다 뛰어난 역량을 보유하고 있기에 함께 새로운 도전을 펼치기에 더할 나위 없는 이들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이들과 함께 새로운 분야로의 도전을 자신 있게 펼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새롭게 펼쳐질 제로코퍼레이션의 미래는 어떻게 구상하고 계신가요?
“지금까지 해왔듯 묵묵히 저의 자리를 지키며 새로운 먹거리를 끊임없이 찾아 나설 것입니다. 그 첫 단추가 네이처페이지이며, 상용차 부품 시장을 넘어 친환경 소재 및 제품 분야에서도 대한민국 No.1 기업이 될 것입니다. 어릴 때부터 꿈꿔온 수천억 매출을 올리는 기업을 경영하리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쉼 없이 정진하고 있는 제로코퍼레이션과 네이처페이지 모두를 응원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