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김갑찬 기자]
우리술과 함께 짙어지는 삶의 깊이
- 전통주의 매력에 취하는 곳, ‘우리술상회’
- 셀럽 IP 더한 우리술 매력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
김민종, 박재범, 송가인, 윤미래… 앞서 언급한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이들은 과거 혹은 지금까지 대한민국 가요계를 대표하는 아티스트이자 스타이다. 물론 여기까지는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더불어 이들은 ‘술’이라는 공통 분모로 이어진다. 저마다 자신의 필모그래피 혹은 이름을 앞세운 술을 잇따라 출시했기 때문이다. 이들 가수 이외에도 대한민국 대표 의리남 배우 김보성, 유튜버 꽈추형으로 활동 중인 홍성우 비뇨기과 원장, 백종원 대표 등 유명 연예인과 셀럽이 자신의 이름을 건 술을 내놓고 있다. 이처럼 유난히 빠르게 변화하는 주류 트렌드 속 유명인과의 컬래버레이션이 새로운 주류 문화를 만들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16년째 전통주 알리기에 모든 걸 쏟아부었던 우리술상회 김보성 대표가 있다.
“전통주, 어렵지 않아요. 우리 곁에 있어요”
최근 몇 년 사이 대한민국 주류문화가 급격한 변화를 맞이했다. 소주, 맥주가 대부분을 차지했던 주류산업에서 와인과 위스키가 조금씩 존재감을 나타내더니 이제는 하이볼 열풍까지 이어지며 국내 주류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다양성을 맞이했다. 전통주로 불리는 우리술 역시 마찬가지다. 예로부터 대한민국 팔도강산 좋은 물과 누룩, 쌀로 빚은 각 지역의 대표 가양주가 존재했다. 한때 가양주 기능인만 30만 명이 넘으며 부흥기를 맞이하기도 했으나 일제강점기와 경제성장운동 시기를 지나며 관련 산업은 설 자리를 잃어갔고 명맥만 유지할 뿐이었다. 그렇게 조금씩 잊혀진 혹은 멀어진 전통주가 최근 화려하게 부활하며 다시금 대중 앞에 자신의 존재감을 뽐냈다. 이러한 주류 산업의 변화와 전통주 시장의 성장을 바라보며 묘한 감정에 빠진 이가 있다. 우리술상회 김보성 대표다.
김 대표는 16년 전 부국상사를 설립하며 전통주 유통업에 뛰어든다. 이전까지 국내 대기업 주류 사업부에서 자신의 역량을 키워온 그가 장밋빛 미래가 보장된 안정된 직장을 뒤로하고 새로운 도전, 심지어 전통주 관련 사업을 시작한다고 했을 때 그를 바라보는 주변의 시선은 그리 긍정적이지 않았다. 그는 “과거 맥주와 와인 등의 주류업에 몸담았으나 전통주와의 접점은 크지 않았습니다. 특히 당시만 해도 전통주를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은 지금과 전혀 달랐습니다. 代를 이은 장인 혹은 명장의 손을 거친 일부 전통주만 대중에게 알려졌으며 이마저도 누구나 즐기는 술이 아닌 선물용에 국한된 경우가 많았습니다. 사실 저 역시도 관련 산업의 성장을 크게 기대하진 않았고 전통주를 살리자는 원대한 비전이 있었던 것도 아닙니다. (웃음) 다만 누구보다 술을 좋아했던 사람으로서 우리술의 매력을 보다 많은 이와 공유하고 싶었으며 평소 다른 사람이 하지 않았던 특별한 무언가에 도전하는 것을 즐겼던 성향이기에 새로운 도전에 나설 수 있었습니다”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어쩌면 다소 무모해 보였던 당시 그의 도전은 결국 시간이 지나 스스로 틀리지 않았음을 결과로 증명해 낸 김보성 대표. B2B 중심의 전통주 유통 사업 중심인 ‘부국상사’를 시작으로 온·오프라인 전통주 마켓인 ‘우리술상회’, 인천 지역을 대표하는 우리술을 제조하는 ‘열우물양조장’ 등 ‘전통주, 어렵지 않아요. 우리 곁에 있어요’라는 그의 진심은 우리술과 함께 다양한 비즈니스로 성장을 거듭했다. 더욱이 최근 MZ 세대 중심으로 가장 핫한 압구정 세로수길에 ‘10wells Speakeasy Bar’라는 네이밍의 전통주 Bar 론칭을 앞두며 관련 산업에서 또 한발 앞서나가고자 한다.
‘하늘 아래서’ ‘팔각모 사나이’ 전통주의 문턱을 낮추다
2023년의 시작이 불과 얼마 전 같으나 따사로운 봄 햇살과 강렬한 여름의 태양을 지나 선선한 가을바람이 우리를 마주하는 10월이다. 더욱이 술을 좋아하는 주당들은 뜨거운 여름보다 오히려 이 시기가 술 먹기 딱 좋은 계절이라며 내심 설레는 감정을 숨기지 못한다. ‘날씨야 네가 아무리 추워도 내가 옷 사 입나, 술을 사 먹지’라는 어느 애주가의 이야기처럼 다가오는 10월, 주당들의 기대를 한층 높이는 전통주 두 가지를 김 대표는 추천하고자 한다. 원조 멀티테이너이자 대한민국 대표 미남 스타 김민종이 자신의 히트곡 제목을 담아 출시한 ‘하늘 아래서’와 해병대 전우회와의 협업으로 완성한 ‘팔각모 사나이’다. 김보성 대표는 “지금껏 제 손을 거쳐 기획, 생산, 유통한 다양한 전통주 모두가 소중합니다. 특히 유명인의 IP를 활용한 우리술 출시는 앞으로도 이어갈 계획입니다. 단순히 그들의 이름만 빌리는 것이 아니라 기획 단계부터 술맛을 잡는 과정과 홍보·마케팅까지 이들과 모든 과정을 공유하며 협업하기에 모두가 만족하는 세상에 하나뿐인 술이 완성될 수 있었습니다. 더욱이 유명인을 앞세운 이러한 주류는 여전히 전통주의 문턱을 높게 생각하는 MZ세대의 주류 문화와 인식을 바꾸기 충분합니다”라고 강조했다.
누구보다 오랜 시간 우리술 알리기에 앞장섰던 김보성 대표. 그렇다면 그가 새로운 술을 출시하며 가장 주안점을 두는 부분은 무엇일까? 김 대표는 “전통주 역시 하나의 먹거리이기에 당연히 맛은 기본입니다. 그러나 소주와 맥주는 물론 와인과 위스키 등 무수히 많은 주류와의 경쟁에서 대중의 기억에 남으려면 스토리 역시 빼놓을 수 없습니다. 제가 유명인 IP를 활용한 제품 출시는 물론 다양한 목적성을 고려해 스토리를 더하는 작업에 집중하는 이유입니다”라고 밝혔다.
지금껏 16년 이상 전통주 산업에서 마을을 지키는 오랜 거목처럼 우리술 외길 인생으로 묵직한 족적을 남겨왔던 그가 이루고픈 꿈은 그리 거창하지는 않다. 평소 큰 목표를 두지 않는다는 김 대표의 소신처럼 그가 바라는 클라이맥스 역시 좋은 사람들과 함께 좋은 술을 오래 마시고 싶다는 소박한 바람뿐이다. 그럼에도 국내 시장뿐 아니라 K-주류로서 전 세계 주류 산업에 울림을 전할 그의 한 걸음 한 걸음이 모여 또 다른 가을의 전설을 완성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