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용 대마 종자 개발해 회사, 농가 보급 목표”
“의약용 대마 종자 개발해 회사, 농가 보급 목표”
  • 임성희 기자
  • 승인 2023.09.22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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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임성희 기자] 

 

“의약용 대마 종자 개발해 회사, 농가 보급 목표”

이정환 전북대 생명과학부 교수 / ㈜홉스바이오사이언스 대표 (사진=임성희 기자)
이정환 전북대 생명과학부 교수 / ㈜홉스바이오사이언스 대표 (사진=임성희 기자)

비마약성 성분 높이고, 마약성 성분 낮추는 ‘유전자가위기술’
의약용 대마는 미래 고부가가치 바이오산업

(사진출처=프리픽)
(사진출처=프리픽)

얼마 전 ‘대마’가 테마주로 주목되며, 투자자들의 쏠림현상이 있었다. 이유인즉슨 미국 당국이 대마의 법적 마약류 등급을 낮출 것을 권고하며 합법화에 대한 기대까지 일어나 관련 산업의 부흥이 예고됐기 때문이다. 대마 하면 마약이 먼저 떠오르는데, 관련 산업은 무엇일까? 대마의 비마약성 성분을 추출해 의약이나 화장품의 주요 소재로 사용할 수 있어 국내에서 이를 산업화하려는 기업들이 하나, 둘 활동하고 있다. 이미 해외에서는 대마 관련 다양한 식품들이 출시됐기에, 경쟁력을 갖기 위해선 아직 블루오션인 의약용 대마에 관심을 두고 연구와 투자를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전북대 이정환 교수는 식물 유전자가위기술로 교원창업을 하며 회사의 첫 번째 수익 아이템으로 의약용 대마 종자 개발을 내세워 의약용 대마의 보편적 재배를 향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사진출처=프리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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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육종기술인 유전자가위기술 활용한 다양한 유전자교정작물 기대
고려대학교에서 학사, 석사, 박사를 졸업한 이정환 교수는 고려대 SRC 연구센터와 식물대기온도센서연구단에서 포스닥을 하며 당시 전 세계적으로 식물분자생물학 및 유전학 연구 분야에서 많은 주목을 받던 식물이 온도 변화를 인지하여 개화를 조절하는 기작에 대한 기초연구를 수행했다. 2013년에 Science에 관련 연구결과를 보고해 주목받았고, 이 성과로 2014년 전북대에 부임할 수 있었다. “개화 시기는 굉장히 중요한 연구 분야입니다. 기초 연구적으로는 식물이 생식 생장에서 영양 생장으로 넘어가는 자연의 신비를 탐구하는 연구 활동이고, 응용적으로는 작물의 생산성과 연관이 있어, 인류의 식량문제와도 직결되는 연구입니다”. 학교에 부임해 그는 식물분자생물학실험실을 열고 모델식물인 애기장대를 활용한 기초연구와 청경채와 밀 작물을 활용한 응용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mRNA와 단백질이 통과하는 핵공에는 핵공 복합체가 존재하며, 세균 매개 식물질환이나 개화 시기에 영향을 준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아직 식물 핵공복합체의 기능 규명 연구는 국내/외에서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연구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가 연구하는 청경채는 배추과 작물로 국내를 포함한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채소 작물이며, 대표적으로 잎을 식용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개화가 되면 잎의 상품성이 떨어져 개화 시기를 늦추는 게 중요한데, 이를 위해서 신육종기술인 유전자가위기술로 개화가 늦춰진 청경채를 개발하고 있다. 또 다른 연구주제인 밀은 국내에서 대표적인 식량 작물로 자급률이 현저히 낮기도 낮지만, 국내에서 생산하더라도 생산량의 발목을 잡는 건조해와 습해가 큰 문제라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유전자를 발굴하고 이에 관한 기능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홉스바이오사이언스(HOPS Biosciences) 창업
인간에게 희망을 주는 큰 도약을 꿈꾸는 기업

이정환 교수는 2022년 12월 5일 ㈜홉스바이오사이언스를 설립하며 또 하나의 도전에 나섰다. 그가 창업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유전자가위기술’이었다. 우연히 그에게 의약용 대마 관련 문의가 들어왔고, 연구그룹의 유전자가위기술로 비마약성 의약용 성분은 높이고 마약성 의약용 성분은 낮출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대마는 영어로 헴프(hemp)이며 마약성(잎, 꽃술 부분)이 있으면 마리화나로 불리고, 헴프로 불리는 경우는 대마 종자(헴프씨드; 식용 기름), 산업용 헴프(섬유 활용; 대표적으로 삼베옷)로 마약 성분이 0.3% 미만이며 마약 기능이 없다. 현재 마약 성분 0.3% 미만의 대마 재배와 생산으로 의약용, 식품, 산업용 등 다양한 분야에서 부가가치를 창출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 중 우리나라는 의약용 대마 생산을 미래 고부가가치 바이오산업으로 보고 있다. 의약용 대마는 뇌 관련 질환, 간질과 같은 희귀성 질환 등에 효과가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그렇게 의약용 대마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 관련 아이템으로 창업에 도전하였습니다”. 더불어, 이 교수는 자신의 창업을 통해 학생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창업한 저를 보면서 학생들도 창업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키워주고 싶었습니다. 이를 통해 전북대의 많은 학생이 지역에서 창업한다면 이는 지역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제 사업이 커지면 일자리 창출 등 학생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줄 수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사명 홉스(HOPS)에는 동음을 활용한 3가지의 뜻이 부여돼 있다. 유용한 식물 종자 위에 인간이 있다(Human On Plant Seed), 도약하다(HOP), 희망(HOPE)이다. 전북대 심리학과 대학원생의 도움을 받았다는 이 작명은 대학교수로서 사업가의 길을 선택하기까지 고민이 많았을 이 교수에게 사업을 시작할 수 있는 유익한 명분을 부여해줬다. 

(사진출처=프리픽)
(사진출처=프리픽)

 

2023년 창업 성장 기술개발 사업 디딤돌 서비스 R&D 사업 선정
창업하고 회사의 자본금을 고민하던 그에게 희소식이 들렸다. 2023년 창업 성장 기술개발 사업 디딤돌 서비스 R&D 사업 선정이다. 스타트업에게 도약할 수 있는 자본금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의약용 헴프 소재 개발을 통한 헴프 생산플랫폼 기반 구축’ 과제로 선정될 수 있었다. “R&D에 기반을 둔 바이오 분야의 사업이고, 아직 의약용 대마에 관한 국내 법적 규제가 풀리지 않은 상황에서 과제가 선정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습니다. 1차, 2차의 선발 과정을 거쳤고 힘들게 선정이 된 만큼 ‘드디어 사업을 시작한다’라는 설렘이 있었습니다”. 신육종기술인 유전자가위기술을 활용하여 대마의 테트라히드로칸나비놀/칸나비디올/칸나비놀 등을 합성하는 유전자들을 타겟으로 해서 ‘칸나비디올(비마약성 의약용 성분, CBD)은 증진(20% 이상)하고 테트라히드로칸나비놀(마약성 의약용 성분, THC)은 감소(0.3% 미만)’시킨 의약용 대마 종자를 개발하는 것이 사업내용이다. “대마는 유전자 형질전환 시스템이 잘 구축되지 않은 식물 중 하나이기 때문에 본 사업과제를 통하여 유전자가위기술을 도입할 수 있는 형질전환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를 활용하여 궁극적으로 의약용 대마 종자를 개발하고자 합니다”. ㈜홉스바이오사이언스의 최종 목표는 실내 스마트팜에서 재배가 적합하며 의약용 성분에 대한 표준화가 가능한 의약용 대마 종자를 개발하고, 실내 스마트팜 재배 매뉴얼을 구축하여 이를 필요로 하는 회사 및 농가에 보급하는 것이다. 

이정환 교수는 연구원들간의 화합을 위해 매주 대면미팅을 갖고 실험실에서 연구하면서 어려운 점을 공유하며 연구의 방향을 조언해 준다고 밝혔다.(사진=임성희 기자)
이정환 교수는 연구원들간의 화합을 위해 매주 대면미팅을 갖고 실험실에서 연구하면서 어려운 점을 공유하며 연구의 방향을 조언해 준다고 밝혔다.(사진=임성희 기자)

“나하고 인연 맺은 학생들이 행복했으면”
학교 부임 초기, 학생들이 오고 싶어 하는 실험실을 만들기 위해 신임교수지만 과감한 투자를 해서 실험실을 세련되게 리모델링했다는 이정환 교수의 마음 쓰임에 눈길이 갔다. 그는 많은 학생이 대학원 과정을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훈련의 과정으로 여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무엇보다도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저하고 연구를 통해 인연을 맺은 학생들이 꼭 연구가 아니더라도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행복했으면 합니다”. 인터뷰 내내 웃음을 잃지 않는 이정환 교수를 보며 긍정적인 마인드와 진취성을 읽을 수 있었다. 아직 국내 인식 상 대마를 연구주제로 삼고 사업 초기 아이템으로 삼기까지 고민과 걱정이 많았을 테지만, 이정환 교수가 내디딘 그 발걸음이 후에 어떤 족적으로 기록될지 기대된다. 인터뷰를 끝마치며 연구철학을 묻는 말에 그는 중용의 문구를 언급했다. “오직 세상에서 지극히 정성을 다하는 사람만이 나와 세상을 변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중용 23장)”입니다. 많은 사람이 중요한 일에 대해서는 모두 최선과 정성을 다해 일하지만, 별로 중요하지 않은 일에는 최선과 정성을 다하는 경우가 적습니다. 하지만, 사소한 작은 일이라도 최선과 정성을 다한다면 이것이 쌓여서 다른 사람들과 차별성을 가지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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