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의 민영화, 도약과 침체를 가르는 기점에 서다
우리은행의 민영화, 도약과 침체를 가르는 기점에 서다
  • 서재창 기자
  • 승인 2016.08.04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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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서재창 기자]

 

 


 

우리은행의 민영화, 도약과 침체를 가르는 기점에 서다

해외투자자들의 반응과 매각방법 등 다양한 변수 요인 작용

  



우리은행의 전신인 상업은행은 지난 1972년 7월, 시중은행에서는 국내 최초로 민영화 전환을 이룬 은행이다. IMF 외환위기 이후 한일은행, 상업은행, 평화은행 등의 공적자금이 투입된 부실은행이 모였던 우리은행의 민영화는 은행 구조조정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사례에 의미를 둔다. 오늘날, 우리은행이 4전 5기의 민영화 전환에 도전하면서, 금융권 내의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우리은행 민영화에 대해 엇갈리는 평가

우리은행이 4전 5기의 민영화를 향한 도전에 발동을 걸었다. 올해 뛰어난 상반기 실적으로 민영화를 위해 한 걸음씩 전진 중인 우리은행은 민영화라는 명확한 목표를 설정해 이번만큼은 이루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미국을 비롯해 유럽, 일본 등의 기관투자자 50여 곳을 방문해 해외 기업설명회를 가졌고, 이를 통해 유럽 11곳을 비롯해 최소 20여 곳에 달하는 투자자들을 발굴했다. 지난 2015년, 민영화를 위해 매각협상이 불발됐던 중동 국부펀드도 주요 입찰경쟁자 중 한 곳으로 파악되고 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기자 간담회에서 우리은행 매각에 대한 전망을 예견하며, 하반기 매각공고 등 일련의 민영화를 위한 과정이 순조로울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올해 1분기 4,433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면서 놀라운 성과를 기록했다. 또한, 부실채권(NPL)커버리지 비율도 최대 10%포인트 높일 예정이다. 이는 우리은행이 기업거래 비중이 커 취약업종에 대한 잠재 부실이 많을 것이라는 시장의 막연한 의심을 불식시키고, 향후 정부의 지분 매각 작업을 후방에서 지원하기 위한 차원에서 진행되는 사항이다. 지난 3월 기준 우리은행의 NPL커버리지 비율은 127%로 안정적인 수치를 보였다. 우리은행은 이를 최대 140%까지 높이기 위해 대손충당금과 대손준비금 적립금액을 재산정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 같은 매각을 위한 제반 여건이 갖춰지면서, 우리은행 민영화에 대한 기대감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한편, 민영화를 두고 우리은행과 공적자금위원회(이하 공자위)는 각각 의견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윤창현 공자위원장은 매체를 통해 “우리은행 매각 후 주가가 오르기 위해서는 과점주주가 되는 투자자가 증자에도 참여해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야한다”라고 언급했다. 이를 유상 증자를 민영화를 위한 새로운 조건으로 내세웠다는 생각으로 받아들인 우리은행 우리사주 조합은 성명서를 내고, 윤 공자위원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등의 거센 반발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우리은행은 유상 증자 발언 이후 주가의 하락을 염려했다. 브렉시트 논란으로 전체 은행들 주가는 일제히 하락했다가 반등하는 추세를 나타냈다. 대부분의 은행들이 평균 3% 내외의 하락세를 보인 반면 우리은행은 2배가 넘는 7% 가까운 주가가 이탈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주가 하락세가 큰 폭으로 차이 나는 원인에 대해 윤 위원장의 발언을 꼽았다. 유상증자는 기존 주주들의 주식가치를 희석시켜 주가하락을 유발시킬 여지가 있기에 민영화를 앞두고 주가를 올려야 하는 상황에서 증자와 관련된 발언은 기존 주주의 이탈을 부추기는 요소다.




4번의 실패를 맛본 우리은행의 도전

우리은행은 한국 금융사의 우여곡절이 담겨 있는 곳이다. 정부는 지난 1998년에 발생한 IMF 외환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은행의 통폐합을 추진했다. 지난 1999년, 참담한 경제지표와 사회적 질서의 혼란으로 암울했던 그때 우리은행은 한일은행과 상업은행이 합쳐 탄생한 한빛은행의 후신으로서 첫 등장을 알렸다. 이후 2001년, 한빛은행과 평화은행, 광주은행, 경남은행, 하나로 종금이 통합돼 우리금융지주가 만들어졌다. 동년 12월, 한빛은행과 평화은행은 분할 합병됐고, 이듬해 5월에 우리은행으로 사명이 변경됐다. 정부는 부실 은행들을 나누고 접합하는 과정에서 우리금융 정상화를 위해 예금보험공사의 채권을 발행했고, 12조 8,000억 원에 달하는 공적자금을 투입하는 수를 뒀다. 정부는 2002년부터 블록세일과 공모 등을 통해 공적자금을 조금씩 회수해 정부 지분을 꾸준히 줄여갔지만 예보의 우리은행 지분율은 아직 51.04%에 이른다. 지난 2010년 10월, 이명박 정부로부터 첫 우리금융 매각공고가 난 이후 지난해까지 네 차례가 시도됐던 민영화는 모두 실패로 귀결됐다. 지난 2010년, 첫 시도된 민영화에서는 무려 23곳의 인수 후보가 등장했다. 하지만 참가한 대부분의 후보가 자격을 갖추지 못했고, 유력한 후보였던 ‘우리금융 컨소시엄’은 불참을 선언해 매각 작업이 중단됐다. 2011년과 2012년에도 각각 일괄 매각 방식으로 연달아 민영화가 추진됐다. 2011년에는 산은금융지주, 2012년에는 KB금융지주가 각각 유력 후보로 거론됐지만 ‘관치금융 논란’ 등이 불거지며 무산됐다. 이후 정부는 우리투자증권, 우리아비바생명 등 계열사들을 패키지로 묶어 분리 매각을 시도하기도 했다. 이는 자회사들로 인해 덩치가 너무 커 인수여력이 있는 기업의 폭이 좁다는 이유에서였다. 우리은행의 경영권 지분과 소수지분을 따로 매각하는 ‘투 트랙’ 방식을 시도한 네 번째 도전은 소수 지분을 일부 매각했지만, 경영권 지분 경쟁 입찰에서 중국의 안방보험 한 곳만 응찰했고, 교보생명은 인수의지를 꺾어 경쟁 입찰이 성립되지 않아 무위로 돌아갔다. 지난 2015년 7월, 공자위는 예보가 가진 지분을 쪼개 파는 우리은행 민영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후 중동지역 국부펀드가 우리은행 지분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등 매각 작업이 활기를 띠는 듯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교착상태에 빠지기도 했다.
 
우리은행 민영화가 실패했다고 봐도 무방한 원인은 크게 세 가지로 둔다. 먼저는 우리은행 민영화의 첫 단추를 끼울 중동 국부펀드의 자본이 바닥을 드러냈다. 2015년 10월, 아랍에미리트(UAE) 국부펀드인 아부다비투자공사(ADIC)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가 각각 우리은행 지분 10%, 4%를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금융위원회에 전달했다. 때마침 국제유가 13년 만에 처음 배럴당 20달러대 초반까지 주저앉아 중동펀드는 자금 집행 여력을 상실했다. 향후 중동펀드의 숨통이 트이려면 배럴당 50달러 수준을 상회해야 하지만, 오늘날 세계 경제 상황을 고려했을 때 장담할 수 없는 사항이다. 또한, 투자를 이끌어내야 하는 우리은행이 해외투자자 입장에서 큰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수수료율이 낮은 국내 은행 시장의 환경과 연관된다. 국내 은행의 총자산순이익률(ROA)은 글로벌 은행들과 견줬을 때 뒤처지는 수치를 기록한다. 선진국 은행들의 ROA는 1, 2% 선이지만 국내 은행은 절반에도 못 미치기 때문이다. 이에 우리은행 지분에 대한 매수세가 약하다고 지적된다. 끝으로 손꼽히는 금융당국의 부족한 뒷심은 중국의 ‘꽌시’와 같은 중동의 ‘와스타’ 문화로 인해 인맥과 연관이 있다. 현지 정부 및 국부펀드 고위 관계자들과 그간 물밑 접촉을 해온 정찬우 금융위 부위원장이 최근 교체되면서, 금융위는 연결고리를 잃게 된 셈이다.




민영화 여부에 대한 전망과 양상

최근 몇 달간 우리은행 주가는 외국 투자자들이 끌어올렸지만 브렉시트 투표 영향으로 전 세계 금융시장이 출렁이면서 주가도 크게 떨어졌다. 우리은행은 브렉시트 투표일인 지난 6월 24일부터 28일까지 장이 열리는 사흘간 외국인 순 매도량이 172만 주에 달해 외국인 지분율이 투표 직전보다 0.25%포인트 줄었다. 그간 민영화에 목표를 두고 은행을 이끌어 온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주가 끌어올리기에 힘썼다. 그는 올해 초 영국 런던, 독일 프랑크푸르트 등 유럽과 아시아 등 세 차례에 걸쳐 해외를 돌며 우리은행 알리기에 총력을 기울였다. 우리은행 민영화 원칙 중 하나가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로 예금보험공사 지분 51%를 제값 받고 팔아야 하기 때문이다. 공적 자금 회수를 위해서는 우리은행 매각 가격이 주당 평균 1만2800원이 넘어야 한다. 그러나 브렉시트 투표의 여파로 세계 금융시장이 혼돈에 빠지면서 주가 하락은 물론 은행 매각에도 불확실성이 더해졌다. 우리은행이 지속적으로 걸출한 투자자를 찾아 올해 안에 민영화를 완수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금융당국은 한꺼번에 지분을 파는 일괄 매각이 실패하면서 지난해 예보의 우리은행 지분 중 30~40%를 4%에서 10%씩 쪼개서 파는 과점주주 매각방식을 채택, 제값을 치를 수 있는 매입자를 지속적으로 찾는 방식으로 바꿨다. 과점지분에 대해서는 최근에 높은 가격을 써낸 입찰자에게 입찰자격을 주는 ‘희망수량경쟁입찰제’로 처분하기로 결정했다. 변수는 최근 중국의 안방보험이 지분 10%를 인수하는데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안방보험은 과거 우리은행 매각에도 단독 참여하는 등 지속적으로 관심을 보인 기업으로 지분 매입에 참여하면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 앞서 지난해에도 중동 국부펀드와의 매각 논의가 진행되면서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지만 거래는 성사되지 못했다.
 
민영화 완수 여부에 따라 이 행장의 연임 여부에 대해서도 시선이 모이고 있다. 오는 12월 말로 2년의 임기가 끝나는 이 행장은 취임 직후부터 밝혀온 민영화 완수에 따라 연임 여부도 판가름 날 가능성이 있다. 이 행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기업 가치를 끌어올려 올해 안에 민영화를 마무리 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금융권은 8, 9월쯤 우리은행의 매각공고가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개월가량의 매각절차를 거치면 10, 11월경에 우리은행의 새로운 주인에 대한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공교롭게도 이 행장의 임기가 마무리되는 연말에 은행의 민영화가 결정되는 셈이다. 최근 우리은행 민영화를 둘러싼 분위기가 정상궤도에 오르고 있다. 이 행장이 지난 2월 싱가포르와 유럽, 5월 미국에 이어 일본까지 숨 가쁘게 다닌 결과, 우리은행의 주가는 올 초 8,000원대에서 6월 초 1만 원대로 가까이로 올랐다. 외국인투자자의 지분은 20%에서 24%로 4%포인트 늘어났다. 금융당국도 어느 때보다 우리은행의 민영화에 강한 의지를 보인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시장의 플레이어를 민간에게 돌려주는 일은 금융개혁 차원에서도 필요하다. 민영화를 달성해 우리은행을 보다 나은 은행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사명감을 느낀다”라고 밝혔다.
 
향후 정부의 매각공고를 시작으로 우리은행의 민영화 작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매각에 대한 해외투자자들의 관심과 매각방법에 관심이 모이고 있는 가운데 이번 정권에서 마지막 시도가 될 수 이쓴 우리은행의 민영화 도전이 어떤 결과를 낳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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