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트렌드] 천년 전통 中 한중(漢中) 등나무 편물 공예, '전자상거래' 급행열차로 해외시장 박차
[차이나 트렌드] 천년 전통 中 한중(漢中) 등나무 편물 공예, '전자상거래' 급행열차로 해외시장 박차
  • 이종철 기자
  • 승인 2023.09.11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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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신화통신] 등나무 줄기를 꼬고 엮는 과정을 수천 번 반복하면 독특한 무늬가 자연의 아름다움을 담아낸다. 바로 산시(陝西)성 한중(漢中)시가 1천 년을 이어온 등나무 편물 공예다.

크게는 티 테이블에서 작게는 부채에 이르기까지...친환경적이고 자연의 우아함이 고스란히 연출된 등나무 작품은 사람들의 생활을 편리하게 할 뿐만 아니라 친바(秦巴) 산간지역 특색 산업 발전을 통한 농촌 활성화의 길을 열어 주었다.

한중시 수공예 편직은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 과거에는 의자∙가방 위주로 등나무 편물을 만들었다. 농민들은 현지에서 재료를 취해 여가 시간에 제품을 만들었다. 그 과정에서 수백 가지의 편물 패턴이 전승돼왔다. 지난 2021년 1천 년의 역사를 이어온 한중 등나무 편물 공예가 마침내 '제5차 국가급 무형문화유산 보호 목록'에 등재됐다.

그러나 아름다운 수공예품이 탄생하기까지 그 이면의 수작업 과정은 녹록지만은 않았다. 결국 1990년대 들어 가구 생산 기계화와 소비자 관념의 변화로 인해 '등나무 편물 공예의 고장'으로 불리는 난정(南鄭)지역 내 수많은 작업장이 하나둘씩 문을 닫았다.

지난 7일 한중(漢中)시의 량순(良順)장신(匠心)실업회사 작업장에서 직원들이 등나무 편물 제품을 제작하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제공)

"당시 많은 사람들이 이 일을 포기하고 다른 데 일하러 갔죠." 한중 등나무 편물 프로젝트 성(省)급 대표 전승자 천량순(陳良順)은 그 시절을 떠올리면 지금도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천량순은 등나무 편물을 전승해 나가려면 많은 사람이 이 사업에 뛰어들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공방을 설립했다. 그 이후로 난정의 크고 작은 거리에선 등나무 의자를 자전거에 싣고 배달 가는 그의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

천량순이 제작한 등나무 편물 제품은 다시 현지에서 인기를 끌었고 이후 외지 주문도 점차 늘기 시작했다. 작은 규모로 시작한 그의 가정형 공방은 2007년 전문 합작사와 회사로 발전해 현지 등나무 편물 업계 발전의 첨병이 됐다. 현재 이 회사 직원은 2천 명에 육박한다. 여기엔 여성을 비롯해 노인∙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도 포함돼 있다.

지난 7일 량순장신실업회사에서 직원이 등나무 편물 공예품을 라이브 방송을 통해 홍보하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제공)

이후 전통의 등나무 편물 공예가 '인터넷'이라는 급행열차에 올라타게 됐다. 천량순의 아들 천링카이(陳凌凱)가 2016년 전자상거래 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당시 한중에서 전자상거래는 낯선 방식이었다. 천링카이는 "처음엔 잘 팔리지 않았지만 계속 배우면서 온라인 상점도 열고 라이브 방송도 하다 보니 매출이 점차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올 1~7월 전자상거래 매출은 3천만 위안(약 54억원)을 돌파했다. 천링카이는 "인터넷의 영향력에 힘입어 해외 시장을 개척했다"며 "스페인∙덴마크∙싱가포르 등 국가로 판매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7일 량순장신실업회사에서 직원이 공예품을 가공하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제공)

한중시 난정구는 가구∙인테리어∙굿즈 등 3대 영역에서 300여 개 등나무 편물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1천200여 개 가구가 등나무 재배를 비롯해 편직∙판매∙물류∙전자상거래 등 산업의 각 단계에 포진해 가구당 평균 4만 위안(724만원) 이상의 소득 증대를 실현했다.

지난해 난정구에서 생산한 등나무∙종려∙부채∙대나무∙풀 등 5종의 편물 제품 누적 판매량은 34만 개로 집계됐다. 그중 4만 개 이상이 해외로 수출돼 총 생산액 1억4천300만 위안(258억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전통 공예에서 피어난 새로운 동력은 끊임없이 뻗어나가는 등나무 덩굴처럼 농촌의 1∙2∙3차 산업 나아가 현지 주민을 위해 행복의 그물을 엮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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