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과 트랜드가 접목된 새로운 형태의 관광, ‘점술 관광’
전통과 트랜드가 접목된 새로운 형태의 관광, ‘점술 관광’
  • 김남근 기자
  • 승인 2016.07.15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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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남근 기자]

전통과 트랜드가 접목된 새로운 형태의 관광, ‘점술 관광’

 


‘점(占)’ 보러 한국 찾는 외국인들

 

 

전통적으로 한국인의 인생의 대소사를 함께 해온 사주와 운세. 많은 사람들은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을 앞두고 궁합을 보거나 사업·학업에 대한 진로운, 재물운 등 앞으로 다가올 미래운에 대해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다. 또한, 젊은이들 사이에선 심리상태와 하늘의 기운을 분석해 보는 타로점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높은 적중률과 함께 재미를 더한 것이 주된 요인이다. 최근 이 같은 트랜드가 최근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사주, 운세 등 역술에 대한 관심이 중국·일본·동남아·중동·유럽·미국 등 전 세계로 확산되며 ‘점술 관광’이라는 새로운 관광 트랜드가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인류의 역사와 함께해온 ‘역술’

“어찌 내가 왕이 될 상인가?”. 얼마 전 국내 극장가를 강타했던 영화 ‘관상’에서 수양대군이 했던 가장 인상적이고 유명한 대사다. 이 영화에서 알 수 있듯이 미래에 대한 궁금증은 직위와 나이,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다. 호기심에 역술가를 찾아 사주와 궁합 등을 알아보는 경우는 우리 주변에서도 흔히 접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역술의 기원은 무엇일까? 역사에 기록된 최초 역술의 기원은 중국 허난성과 안양 유리성에서 찾을 수 있다. 중국 최초의 감옥 유리성에 갇힌 주문왕은 7년간의 수감생활 동안 복희씨(伏羲氏)의 팔괘를 개량해 64괘로 만들어 ‘주역(周易)’을 집필했다. 우주론적 철학을 담고 있는 주역은 그 안에 역술에 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데, 일명 '철학관'이라는 곳에서 자주 주역을 거론하면서 '사주팔자'나 '명리학'과 같은 대우를 받기 시작했다. 이후 철학적인 내용을 담은 유교 경전이 점술서로 쓰이게 되는데, 이는 난해한 내용과 유교 경전이라는 타이틀이 주는 신뢰감, 점술가의 입담에서 흥미롭게 풀이되는 사주가 큰 몫을 한 것이다. 
 

  사실 역술 문화는 주역 이전부터 인류의 문명과 더불어 발달했다. 바빌로니아에서 발생한 점성술, 동물의 간으로 치는 내장점, 책을 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문장으로 점을 치는 개전점 등 다양하게 존재한다. 특히, 유럽에서는 성서로 개전점을 쳤는데, 이것을 성서점이라 했다. 미래를 알고 싶어 하는 건 동서양을 막론하고 고대부터 지금까지 매한가지다. 심지어 과거에는 국가기관에서도 점복을 관장했고, 과거제도를 통하여 점복사를 등용하기도 했다. 이런 행위들은 민간에서도 유행하여 오랜 세월을 두고 깊이 뿌리박게 된 것이다.
 

  한 역술 관계자는 “인류 역사와 함께한 역술 문화는 현재 과학적인 근거가 부족해 미신으로 여겨졌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자연적인 사례들이 입소문을 타고 퍼져, 용하다는 점집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라며 “진실 혹은 거짓이라 할 수도 없는 기묘한 역술에 오늘도 인간은 호기심을 버리지 못하고 많은 이들이 찾고 있습니다”라고 전했다.


 

글로벌 비즈니스의 숨은 조력자로서의 순기능도

이처럼 역술 자체가 인간의 호기심에서 비롯된 하나의 행위로 인식되며 국내 관광객이 밀집되는 명동 일대에 점집들이 즐비하게 들어서고 있다. 새로운 한류 콘텐츠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는 것이다.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는 사주와 신점 등과 같이 점을 보는 ‘점술 투어’가 새로운 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외국인 VIP 관광 전문 여행사 코스모진(대표 정명진)은 올해 1분기(1월~3월) 통계를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 분석한 결과 최근 외국인 관광객들의 ‘점술 관광’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고 지난 4월 밝혔다. 실제, 개인적으로 점을 보기 위해 방한하는 경우는 2.5배 이상, 기업체들의 외국인 초청 행사에서 점술 서비스를 의뢰하는 경우도 2배 이상 늘었다. 개별 관광으로 한국의 점술 관광을 오는 경우 주로 명동 일대의 점집으로 안내된다. 이들 점술가들은 영어는 물론, 중국어, 일본어, 불어 등 다양한 언어의 서비스를 제공하며 다양한 인종과 문화의 외국인 고객들을 단숨에 사로잡고 있다. 심지어는 글로벌 손님을 비즈니스 목적으로 초청하는 기업체들은 아예 행사장 메인 자리에 ‘포춘(fortune) 부스’를 마련하여 사주나 점을 봐주는 공간을 별도로 운영하기도 할 정도다. 외국인들은 한국의 점에 대해 “답답했던 속을 시원하게 풀어줘서 좋고 해답까지 명쾌하게 알려줘 도움이 됩니다”라며 만족감을 표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기업 관계자는 “최근에는 점과는 거리가 먼 명품브랜드들까지 포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를 경험했던 한 중국인 부호가 점술가에게서 올해 행운의 색이 빨간색이라는 말을 듣고, 그 즉시 해당 명품 브랜드에서 판매하는 빨간색 보석이 박힌 고가의 목걸이를 구입하기도 하는 등 판촉 효과까지 덤으로 보기도 했을 정도입니다”라고 전했다. 

  

‘점술 관광’의 메카로 떠오른 대한민국

인류의 역사와 함께해온 역술문화는 아직 과학적인 근거가 부족해 하나의 가십거리로 치부되고 있다. 하지만 역술인들의 초자연적인 사례들이 입소문을 타고 번져, 용하다는 점집에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역술 단체인 ‘천지신명신녀’는 한 언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역술의 뿌리는 동양철학이며 주역(周易)은 대학교 철학과에서도 가르치고 있는 학문입니다”라며 강조한 뒤 “점이 개인 삶의 동기부여를 제공하는 측면이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외국인들 역시 생년월일이 있기 때문에 점을 보는 것에 크게 문제될 것이 없습니다. 즉, 역술 관광객들의 만족도를 채우는 데는 전혀 부족할 것이 없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라고 전했다.
 

  또, 코스모진의 정명진 대표는 “한국 문화를 체험하기 위해 방한하는 외국인이 급증하는 가운데 전통문화 콘텐츠인 점술이 새로운 관광 자원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라며 “이처럼 변해가는 외국인 VIP들의 요구에 맞는 새로운 관광 상품을 지속적으로 발굴함으로써 더욱 재미있고 특별한 추억을 가져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라고 밝혔다.
 

  대한민국 역술 시장은 무려 3~4조 원대에 이르는 거대시장이다. 하지만 점술가가 초자연적 불가사의한 능력자인지, 사기꾼에 불과한 것인지에 대한 논란은 아직도 끊이지 않고 있다. 과학은 점술을 배타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지만, 대중들은 여전히 어떠한 중·대사에 앞서 결정에 중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곳으로 점집을 꼽고 있다. 여기에 외국인까지 가세하며 대한민국이 명실공히 ‘점술 관광’의 메카로 떠오르는 것은 기정사실인지도 모른다. 앞으로 전통과 트랜드가 접목된 새로운 형태의 ‘점술 관광’이 내놓을 점꽤는 과연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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