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오버투어리즘에 신음하는 관광 도시
[이슈메이커] 오버투어리즘에 신음하는 관광 도시
  • 손보승 기자
  • 승인 2023.09.06 09: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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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수요 급증으로 역대 최대 순이익
에어비앤비 신규 허가 금지 도시도 나타나

[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오버투어리즘에 신음하는 관광 도시

 

글로벌 숙박 공유업체 ‘에어비앤비’가 실적 공시를 통해 올해 2분기 순이익이 6억 5,000만 달러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작년 동기 대비 72% 증가한 수치로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 같은 기간 매출은 25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21억 달러) 기간 대비 18% 증가했다.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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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 폭증에 현지 주민 불만 누적

호실적의 원인은 숙박 수요 증가가 꼽힌다. 에어비앤비는 2분기 숙박 건수가 1억 1,510만 건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1% 증가했다고 밝혔다. 숙박 건수는 코로나19 엔데믹 전환 효과와 여름철 성수기 기간을 맞아 두 자릿수 증가세를 기록했다.

 

다만 깜짝 실적에도 주가는 하락세다. 이는 주요 시장인 미국 뉴욕에서 ‘숙박 공유 규제법’ 시행을 앞두고 규제 리스크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오는 9월 발효되는 이 법은 뉴욕 주민이 자기 거주지를 30일 이내로 임대할 때 집주인은 개인정보와 임대수익, 계좌정보 등을 당국에 의무적으로 신고해야 한다. 실적 타격이 불가피해진 에어비앤비는 불복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현재 플랫폼에 등록된 뉴욕의 숙소는 3만 8,500여 개로 지난해부터 단기 임대로 기록한 매출은 8,500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 측은 “새로운 규칙은 불법 운영자가 아닌 생계를 위해 단기 숙박 공유에 나선 일반 뉴요커들에게 큰 타격이 될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저렴한 숙박지가 사라져 결국 뉴욕시 관광 생태계는 파괴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에어비앤비는 올해 2분기 순이익이 6억 5,000만 달러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Pixabay
에어비앤비는 올해 2분기 순이익이 6억 5,000만 달러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Pixabay

 

한편 유럽 역시 관광객 폭증에 따른 부작용으로 숙박 공유에 몸살을 앓으며 제재를 가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대표 관광 도시 피렌체는 에어비앤비 등 관광객용 숙박 공유 서비스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관광지가 밀집해 있는 피렌체 역사지구에는 에어비앤비 등 공유 숙소가 8,000채가량 들어서 있는데 관광객들이 몰려 도심 곳곳에 쓰레기가 쌓이고 주차 공간이 부족해지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현재 피렌체시는 숙박 공유업체의 신규 등록을 금지하는 조치를 한 상태다. 피렌체에선 집주인들이 주택을 에어비앤비 등으로 대거 내주면서 정작 거주자가 월세를 살 집이 줄고 주거비가 올라 문제가 됐다. 다만 피렌체시는 숙박 공유용으로 등록한 집을 일반 월세로 전환하는 이들을 위한 혜택을 함께 제시했다. 숙박 공유용 주택을 장기 거주용으로 돌리는 집주인에겐 3년간 재산세를 받지 않기로 했다.

 

 

오버투어리즘 문제로 인해 에어비앤비는 도시와 관광의 상생 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에어비앤비
오버투어리즘 문제로 인해 에어비앤비는 도시와 관광의 상생 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에어비앤비

 

도시와 관광 상생 방안 마련 요구

이처럼 막대한 관광 수입에도 관광객 폭증으로 인해 정작 현지 주민들의 삶의 질이 저하된다는 ‘오버투어리즘(overtourism)’에 대한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중이다. 이탈리아 외에도 네덜란드와 크로아티아, 스페인 등 유럽을 대표하는 관광 국가들이 최근 넘쳐나는 관광객들로 시름하고 있다.

 

1년에 약 2,000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다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은 관광객들 사이에 마약을 할 수 있는 국가로 소문이 퍼져 있고, 밤마다 소란스러운 파티 등이 열려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네덜란드 당국은 술과 마약이 어우러진 파티를 벌이는 관광객들을 향해 ‘오지 마(Stay Away)’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유럽의 다른 유명 관광 도시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유럽에서 가장 인구가 과밀한 도시로 꼽히는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는 관광객들로 인해 주민들이 시내를 제대로 다니기조차 힘든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엔 4만여 명이 거주하는 이 도시에 무려 140만 명이 넘는 관광객들이 몰리기도 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는 관광객들이 묵는 에어비앤비 숙소의 폭증으로 인한 문제가 발생하자 당국이 점검에 나섰다. 도심 주택들을 숙박시설이 차지해 정작 실수요자들이 집을 구하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집값도 인상되는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2015년부터 올해 6월까지 바르셀로나 시장을 지낸 아다 콜라우는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불법 에어비앤비 등 임대 사업 점검에 나섰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앞으로 유럽 유명 관광지에선 각종 입장권과 숙박 장소를 구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결국 에어비앤비가 도시와 충돌하지 않고 책임감 있는 관광을 위한 다양한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지역경제 활성화와 관광객 분산을 통한 관광지 과밀현상에 대한 대안으로의 역할이 요구되는 시점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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