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日 민간단체, "日 당국, 침략 전쟁 범죄 행위 숨기지 말고 역사 직시해야"
[국제] 日 민간단체, "日 당국, 침략 전쟁 범죄 행위 숨기지 말고 역사 직시해야"
  • 이종철 기자
  • 승인 2023.09.03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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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哈爾濱)시 '중국 침략 일본군 731부대 죄증진열관(罪証陳列館)' 벽에 6개국 언어로 '비인도적 잔학행위'라고 쓰여 있다. (사진=신화통신 제공)

[이슈메이커=신화통신] "저는 300개의 생체 해부에 참여했습니다. 당시 이 수술칼로 사람 몸을 해부하면서 해서는 안 되는 짓을 저질렀죠." 32년 전인 지난 1991년, 중국을 침략한 일본군 731부대 대원 쿠루미자와 마사쿠니는 죄책감과 참회하는 마음으로 당시 인체 해부에 썼던 수술칼을 일본인 쿠보타 노보루에게 건넸다.

지난 1월 13일(현지시간) 일본 나가노(長野)현 이이다(飯田)시에서 촬영된 쿠보타 노보루 '평화를 위한 신슈(信州)전쟁전 집행위원회' 전(前) 회장이자 '이이다시 평화 자료 수집위원회' 회장의 모습. (사진=신화통신 제공)

올해로 93세인 쿠보타 노보루는 '평화를 위한 신슈(信州)전쟁전 집행위원회' 회장이자 '이이다(飯田)시 평화 자료 수집위원회' 회장이었다. 30여 년 동안의 노력 끝에, 지난해 6월 그는 '이이다시평화기념관 자료실'에서 731부대 관련 전시 게시판을 기념관으로 옮기려고 했으나 시 교육위원회의 갑작스런 통지가 내려왔다. 731부대와 관련한 전시 게시판은 기념관 내에 전시할 수 없고 '난징(南京)대학살'도 반드시 '난징사건'으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었다.

지난해 12월 10일 하얼빈시 일본군 731부대 죄증진열관 내 전시된 세균배양박스. (사진=신화통신 제공)

"정녕 30년간 수집하고 정리한 731부대 증인의 증언과 역사자료가 이대로 사라져야겠습니까?" 퇴직한 중학교 역사교사 요시자와 아키라와 하라 히데아키는 이이다시 교육위원회의 결정에 이렇게 울분을 터트렸다.

하라 후미오 일본 '15년 전쟁과 일본의 의학의료연구회' 전 회장은 "도쿄지방법원이 지난해 8월 판결문에서 731부대가 중국 전쟁에서 세균 무기를 사용한 것을 인정했다"며 "일본군의 세균전을 사실로 전면 인정한 것이 일본의 공식 판결"이라고 말했다.

고이 노부하루 일본 '731연맹' 대표는 이이다시 교육위원회에 서신을 보내 "이것은 역사를 은폐하고 숨기는 짓일 뿐 아니라 시민이 역사 진실을 알 기회를 박탈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일본 'ABC 기획위원회'는 이이다시 교육위원회에 보낸 서신에서 "731부대 증인의 증언과 증거는 무척 귀한 것"이라며 "가해자의 증언을 전시해 참혹한 전쟁이 더 이상 발발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우리 세대의 책임이 아니겠느냐?"며 반문했다.

한때 731부대 '소년부대' 대원이었던 93세 시미즈 히데오는 731부대에서의 경험을 회고한 후 "지금의 일본 정부는 전쟁의 가해 문제를 완전히 언급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하라 후미오 전 회장은 이에 대해 일본 학교 교과서에는 기본적으로 일본의 침략 전쟁에 관한 부정적 역사를 언급하지 않는다며 이로 인해 사회∙교육 현장에서 일본의 침략 역사 진실을 알리는 데 무척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처럼 역사 진실을 말살하는 일은 이이다시에서만 국한된 일이 아니라며 일본의 전쟁 범죄 행위를 숨기는 분위기가 이미 일본 전국으로 점차 확산되었다고 덧붙였다.

일본 아사히 신문의 조사에 따르면 제2차 세계 대전과 관련한 일본 전역의 전시관 85개 중 일본 침략 역사에 대한 장기 전시를 하는 곳은 30%에 불과하고 그중 731부대 역사를 전시한 전시관은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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